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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거짓말은 잘못되었는가? 1
Joyfule
2024. 10. 27. 23:28
선의의 거짓말은 잘못되었는가? 1
가벼운 거짓말의 일상생활
"괜찮아요, 안 아파요." "밥 먹고 왔어요."
엄마가 염려하지 않도록 또 성가시게 하지 않기 위해
자녀들은 종종 이처럼 가벼운 거짓말을 하곤 한다.
"아, 맛있다. 얼마나 맛있는데..."
감기 걸린 아기에게 약을 먹이기 위해 엄마는 거짓말을 자주 한다.
"지갑은 안 갖고 나왔어요."
길거리에서 차비가 없다며 기차표 살 돈을 부탁하는 약간은
사기성이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의식하든 못하든 이런 류의 거짓말을 많이 하면서 살고 있다.
위와 같은 거짓말을 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든지
도덕적인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이 우리 가운데 얼마나 될까?
실제로 이와 같은 거짓말은 우리 가운데서 상당히 일상화되어 있다.
물론 자기의 유익을 위해 남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하게 된다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겠지만,
남을 배려하기 위한 동기로 하는 거짓말 그리고 남을 돕기 위해 하는 거짓말을 하면서
도덕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2000년 5월에 뉴욕 타임즈가 성인들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에 의하면,
미국 성인들은 이웃을 보호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을 도덕적으로 문제시 될 것 없고
때로는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한 바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기독교인들은
선의의 거짓말과 남을 돕기 위해 하는 거짓말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선의의 거짓말과 9계명
선의의 거짓말이라 하더라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기에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이 있을 것이다.
십계명의 9계명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하지 말지니라"(출 20:16)와,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으로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엡 4:25)는 말씀과
"거짓말하는 자는 멸하시느니라"(시 6:5)는 말씀을 근거로
기독교인은 선의의 거짓말조차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십계명의 제9계명을 단선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관련된다.
이웃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거짓말이 9계명을 어기는 것이고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것인지에 대해 논할 때마다 거론되는 고전적인 예가 있다.
2차 세계 대전 때 독일군이 네덜란드를 점령하여
그곳에 있는 유대인을 죽이기 위해 수색하고 있었다.
하루는 독일군이 유대인이 숨어 있는 곳을 탐문하여 한 가정의 문을 두드렸다.
이때 집주인은 과연 진실을 말해야 할 것인가?
만약 "없다"라고 거짓말을 함으로써
유대인을 보호했다면 9계명을 어기는 것이고 악을 행한 것인가?
신학적으로 윤리적으로 볼 때 "없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하더라도
결코 9계명을 범했거나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행동을 했다고 볼 수 없다.
물론 9계명에는 진실해야 하고 사실이 아닌 말을 하지 말라는 요구가 담겨있다.
그러나 9계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명령으로 볼 수 없다.
9계명이 강조하는 것은 이웃을 해할 의도로 거짓 증거하지 말하는 것에 있다.
그래서 사실이 아닌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은 부수적인 것이다.
그러기에 독일군에게 "없다"고 하여 유대인의 생명을 보호한 것은
비록 거짓말이기는 하나 9계명이 의도하는 바를 어기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 경우에 거짓말을 하는 것은 제6계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 될 수 있고,
9계명의 부수적인 내용을 어기는 것이기에 9계명의 핵심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것은 마치 불신자가 어떤 경우에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불신 부모의 말을 순종하지 않는 것과 같은 차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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