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yfule 2024. 9. 30. 23:13


절기가 교훈하는 삶

< 절기가 교훈하는 삶 >

 지난 주에 있었던 목사 고시 중 필자가 맡은 성경 과목의 시험 문제는 총 100개였고 과락 점수는 60점이었다. 시험 문제는 꽤 난이도가 있어서 필자의 교육과 지침과 교재를 따라 공부하지 않으면 아무리 성경 통독을 10번 이상 하거나 성경 상식이 뛰어나 교회 성경 퀴즈에서 늘 1등을 했어도 40점 이상 맞기 힘든 난이도였다.

 총 19명 중 1등을 한 사람은 서울대학교와 미국 MIT와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을 졸업한 72세의 온누리 교회 장로 출신인 고시 후보생으로서 99점을 맞았다. 반면에 상당한 학력을 갖춘 다른 고시 후보생은 과락을 간신히 모면했다. 왜 그런 차이가 생겼는가? 필자의 교육과 지침과 교재를 따라 공부했느냐의 차이였다. 필자의 교육과 지침과 교재를 따라 열심히 공부하니까 72세 고시 후보생도 거의 만점을 맞을 수 있었다. 교훈을 잘 따르는 삶이 중요하다. 특히 하나님의 말씀을 잘 받고 그 말씀대로 사는 것은 엄청난 복의 원천이다.

 성경에는 깊은 깨달음을 주는 감동적인 요절 말씀이 많다. 그러나 요절이 아닌 말씀들도 나름대로의 깊은 교훈을 담고 있다. 특히 성경에는 절기를 지키는 삶과 관련된 말씀이 의외로 많다. 그만큼 절기를 지키는 삶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왜 하나님은 절기를 지키게 하셨는가? 성경 절기가 교훈하는 삶이 무엇인가?

1. 회복이 있는 삶

 본문 18절에 언급된 첫째 달은 유대 종교력 1월이다. 하나님은 종교력 1월(니산월) 초하룻날에 속죄제 의식을 거행하라고 하셨다(18-20절). 왜 절기에 속죄제를 드리라고 하셨는가? 속죄제는 희생 제물의 피로 속죄를 받아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이루려고 드리는 제사다. 그 의미를 살려서 신약 성도는 명절에 가족이 함께 모여 예배하면서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은 물론 가족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사랑과 용서를 새로 다짐해야 한다.

 배우자를 높여 주는 곳에 참된 복과 행복이 깃든다. 배우자를 나보다 낮게 여기지 말고 낫게 여기라. 배우자와 가족을 아끼는 가정의 존재는 인생 행복의 원천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20).” 그 말씀은 이런 말씀도 된다. “가족이 하나만 되어도 하나님이 함께하시리라.” 그만큼 두 사람이 하나되거나 가족이 하나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하나되고 가족이 하나되면 하나님의 복과 은혜가 넘치게 될 것이다.

 삶이 아무리 어려워도 가족이 하나되면 세상은 살만하게 되고 고통 중에도 얼마든지 밝고 푸르게 살 수 있다. 그만큼 가족이 서로 존중하며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어떤 문제 해결이나 기도 응답을 원하면 가족 사랑을 다짐하라. 명절은 가족 사랑을 새롭게 다짐하고 화목한 삶을 통해 인생 성공으로 나아가게 하는 발판이 되는 날이다.

2. 기억이 있는 삶

 종교력 1월 14일부터는 유월절을 7일 동안 지키면서 누룩 없는 떡을 먹으라고 했다(21절). 누룩 없는 떡은 발효시키지 않은 맛없는 떡을 뜻한다. 왜 그런 떡을 먹게 했는가? 출애굽 시절에 고생하던 조상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상기시키기 위해서였다.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는 것은 내일의 은혜를 약속하는 것이다.

 절기를 지키는 것은 은혜의 기억을 내일의 축복 재료로 삼게 하기 위해서다. 명절 때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라. 특히 고생하던 시절에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온 나날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의 은혜에 젖어들라. 왜 명절이나 특정한 기념일에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추모 예배를 드리는가? 그의 사랑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사랑과 헌신에 대한 기억은 영혼을 따뜻하고 넉넉하고 용기 있게 만든다. 또한 사랑과 헌신의 발자취를 남긴 사람에 대한 아름다운 영상이 떠오르게 만든다.

 오래 전에 필자는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로 미국 LA에서 혼자 살던 모친을 모시고 미국 서부 가족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그때 말리부 해변을 지날 때쯤에 바로 옆에서 주무시는 모친을 바라보니까 10대 때 모친을 속썩인 기억이 났다. 그렇게 속썩인 후 20세 때 속으로 다짐했다. “앞으로는 모친을 절대 마음 아프게 하지 않겠다.” 필자가 유학할 때나 결혼할 때 부모에게 1원도 도와주지 말라고 부탁하면서 부모의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린 이유도 10대 때 속썩인 것을 조금이나마 갚기 위해서였다.

 신기한 일은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 결혼할 때 부모에게 1원도 도와주지 말라고 하니까 오히려 하나님이 다급해지셔서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던 것 같다. “너희들이 빨리 동생을 챙겨라. 저러다가 평생 혼자 살겠다.” 결국 형제들이 챙겨 주어서 결혼할 수 있었다. 그런 은혜의 선순환의 역사도 잊지 못한다. 성도가 “죽으면 죽으리라. 망하면 망하리라.”라는 마음과 믿음을 가지고 살면 오히려 하나님이 다급해져서 더 살게 하시고 더 흥하게 하시는 신비한 은혜가 있다. 그런 은혜를 체험하며 살라.

3. 감사가 있는 삶

 하나님은 유월절 명절에 왕이 자신과 모든 백성을 위해 송아지 한 마리를 갖추어 속죄제를 드리라고 했다(22절). 그때 속죄제 재물과 함께 밀가루와 기름을 갖추어 소제를 드리라고 했다(23-24절). 소제는 감사의 의미로 드리는 제사로서 절기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함을 교훈한다. 명절은 감사거리를 찾아 감사하는 날이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사할 것을 찾으면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이전의 감사거리를 찾아 감사하면 앞으로 감사거리가 더 많아진다.

 먼저 가족에게서 감사거리를 찾으라. 배우자에게 감사하라. 8백만 분의 1인 로또 1등에 맞을 확률보다 1000배나 더 희박한 80억 분의 1의 확률에 당첨되어 배우자와 결혼하게 된 것이 얼마나 기적적이고 감사한 일인가? 선대와 후대에게도 감사하라. 내가 존재 의미를 찾게 된 것은 선대와 후대가 연결고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교회에서도 감사거리를 찾으라. 내가 어려운 상황에서 남이 잘사는 것을 보면 질투가 나거나 자격지심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전혀 질투하지 않으면서 남을 축복하고 남이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기쁘게 봐 주는 교우가 있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처럼 남의 행복을 기뻐하면서 서로를 감동시킨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을 잃지 않을 것이다. 명절 때마다 인생과 가정의 우물에서 감사의 물을 새롭게 길어 내어서 영혼을 새롭고 풍성하게 만들라.

4. 헌신이 있는 삶

 본문 25절에 언급된 종교력 7월 15일에 7일 동안 지키는 명절은 장막절을 뜻한다. 유대 종교력 7월은 민간력 1월이고 오늘날 양력으로는 9-10월이다. 결국 오늘날 한국의 추석 명절과 가장 의미와 시기가 유사한 절기가 장막절이다. 장막절은 광야의 고난 중에 지켜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면서 몸으로 자신을 드리는 삶을 작정하고 편안한 집을 떠나 광야나 광장 등에 천막을 치고 1주일간 거하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존재로 새로워지는 기회로 삼는 가을 심령 부흥회 같은 절기다.

 장막절에는 몸을 드리는 헌신만 하지 않고 다른 절기처럼 물질을 드리는 헌신도 했다. 그처럼 절기를 지킬 때 가장 강조되는 삶이 드리는 삶이기에 명절을 지킬 때 핵심적으로 배워야 할 교훈은 위로는 드리고 옆으로는 나누고 아래로는 베푸는 드나베의 삶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다른 가족에게 잘 준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가족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왜 그런 오해가 생기는가? 지혜롭게 주지 않기 때문이다. 지혜롭게 헌신하고 지혜롭게 주지 않으면 하나님은 그 헌신을 잘 알아도 사람은 잘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할 수 있다.

 예전에 가진 필자 모친과의 미국 서부 여행은 모친의 기억력 저하가 혼자 있는 외로움 때문인 줄 알고 모친 곁에 있으면서 대화 상대도 되어 드리고 아이들의 재롱도 보여서 즐겁게 해 드리고 계획한 것이었다. 그런데 모친의 기억력 저하를 막으려고 추진한 가족 여행이 오히려 여독으로 인해 모친의 기억력을 약화시킨 것 같았다. 그처럼 효도할 때는 내 방식대로 효도하기보다 부모 편에 맞게 효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나님을 위해 헌신할 때도 하나님의 뜻에 맞게 지혜롭게 헌신하고 교회를 위해 헌신할 때도 교회의 필요를 적절히 채우면서 지혜롭게 헌신하라. 기도할 때 이렇게 기도하라. “하나님, 적재적소에서 지혜롭게 헌신해서 저의 헌신이 하나님 나라와 가정과 교회에 요긴한 헌신이 되게 하소서.” 절기 때마다 헌신을 새롭게 다짐하라. 언제 어디서나 헌신하는 삶이 있다면 앞날에 합력하여 선이 이뤄지는 역사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며칠 전에 누군가의 선택 문제를 놓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때 마음속에 이런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해도 좋다. 헌신하는 마음을 바탕에 깔고 있으면 그의 어떤 선택도 내가 보증하겠다. 이 얘기를 그는 물론 모든 성도에게 해 주라.”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신실하게 헌신하면 그 길에서 하나님은 최상의 작품을 빚어내게 하실 것이다. 매년 명절이 되면 새롭게 헌신을 다짐해서 인생의 복과 가정의 복을 예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