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의 연인들 Ladies in Lavender (2004)
이탈리아에서 극악한 파시즘이 맹위를 떨치던 1930년대 말, 운명적인 그들의 만남.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도라에게 귀도는 해안을 따라서 멋진 암석과 빛고운 자갈들이 깔려 있는 영국의 작은 어촌인 Cornwall. 많은 갈매기들이 날고 하얀 파도가 굽이치는 해안가 작은 마을, 노년의 두 자매인 자넷과 우슬라는 평화로운 풍광처럼 그곳에서 평화로운 황혼을 보내고 있다.
세계 1차 대전에 남편을 잃은 언니와 평생 사랑의 감정을 느껴보지 못하고 살아온 동생 우슬라. 오래된 집이지만 초록빛 담쟁이덩쿨이 낡은 벽을 덮고 있는 집, 뒤 뜰의 자연 그대로인듯한 소박하고도 정감있는 정원, 바닷가에 인접한 아름다운 집에서 살고 있는 그녀들에게 뜻밖의 손님이 찾아든다.
거대한 폭풍이 밤새 휘몰아친 아침에, 또다시 떠오른 해를 맞이하러 나잇가운에 맨발로 뒤 뜰 정원의 풋풋한 나무숲을 거닐다가 그들이 늘 산책을 하던 바닷가 한 쪽끝에 거의 죽음에 이르게 된 젊은 청년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바이올린에 남다른 재능이 있는 폴란드청년인 안드레아인데 커다란 꿈을 가지고 미국을 향해 가다가 간밤의 태풍에 배가 난파되어 바닷물에 떠밀려 왔던것이다. 손자뻘처럼 어린 청년의 등장으로 두 여인의 잔잔한 일상에 파문이 인다.
두 관록있는 여배우의 연기는 섬세하고 또 아름답다. 그들의 내면의 떨림과 흔들림에 갈피를 못 잡는 섬세함의 표정연기와 몸짓은 매우 훌륭하였다. 거기에다가 맑고 푸른빛이 감도는 바닷가의 아름다운 해안의 전원풍광, 거의 전편에 흐르는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선율을 듣는것만으로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영화에 빠져들게 하였다.
두 자매의 정성어린 간호와 치료로 완쾌된 안드레아. 어느 날 그는 두 자매를 위하여 연주를 한다.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
결혼의 경험도 사랑의 경험도 한번 없는 우슐라는 그는 기력을 회복한다.
두 자매에게 나타난 화가인 올가. 휴가를 지내러 이곳에 와서 전원풍광을 그리던 그녀는 안드레아는 바이올리니스트다. 우연히 안드레아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게 되고 런던의 유명한 바이올리스트인 오빠에게 편지를 보내어 안드레아의 특출한 바이올린 재능을 알려준다. 그녀는 두 자매에게 편지를 보내지만 “나는 그 젊은 여자가 괜히 싫어.” ‘싫다’와 ‘두렵다’의 차이는 엄청나다. 그리고 그를 데리고 런던으로 간다.
두 자매에게 미처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난 안드레아. 오늘 안드레아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닭고기 “아니야. 좀 더 기다려봐, 내가 오늘 닭고기 요리를 준비한다고 했어.” 그러나 그 날 밤 안드레아는 돌아오지 않았다.
두 자매의 집엔 동네 사람들이 가득 모여서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그녀들이 돌아서서 걸어가는 연주회장의 회랑, 계단을 내려설 때마다 조금씩 어두워진다. 이렇게 표현하였지 싶다.
햇빛 밝고 물빛 아름답고 발밑의 자갈 소리가 유난히 듣기 좋은 콘월 해변에서 안드레아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가 극장 안을 가득 채운다. 두 자매의 사랑은 침묵 속에 압화되리라.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며 수줍게 놓여 있을 것이다. 두 자매는 여전히 정원에 핀 라벤다 향기를 맡으며,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느니라.’
|
'━━ 감성을 위한 ━━ >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들의 고향 (0) | 2011.02.11 |
---|---|
조폭마누라 (0) | 2011.02.08 |
[외화]일본 731부대 마루타 (0) | 2011.01.05 |
'울지마, 톤즈' (아! 이태석 신부님) (0) | 2010.12.31 |
죽어도 좋아! (Too Young To Die) (0) | 2010.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