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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 제4장 칭찬할 때 배려해야 할 것/89

Joyfule 2020. 8. 27. 08:31

88.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4장 칭찬할 때 배려해야 할 것  
2편 중학생들의 미묘한 마음      
 2. 중학생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잘 알자
A가 어떤 기분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A의 말대로, 반 아이들 앞에서 자기만 칭찬하면, 
친구들이 교장선생님에게 잘 보이려고 한 짓이라고 싫어하기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른다.
몇 명이 함께  교장 선생님을 도왔다면 칭찬을 받아도 별 문제가 없지만, 
A가 혼자서 한 행동이기 때문에 친구들이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를 수 있다. 
말하자면 친구들이 시샘의 표적이 되기 쉬운 것이다.
 이럴 때 S선생은 A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무슨 소리야, 선행을 한 것이 기특해서 반 아이들에게 모두 알렸을 뿐이야.  
창피하게 생각할 것 없어."
 이렇게 조근조근 설명해야 할까.
"선행을 해서 칭찬을 했으니 좋은 일 아니야? 부끄러워하는 게 틀렸어."
 이렇게 A의 생각을 바꾸어 주어야 할까.
"친구들이 놀려서 그래? 놀리는 녀석들이 나쁜 거야. 
앞으로도 용기를 갖고 착한 일을 많이 하렴."
  이렇게 토닥거려야 할까.
 "누가 너를 놀렸어? 그 녀석 생각이 비뚤어진 거야. 내가 주의를 줘야겠군."
  이렇게 초점을 다른 학생에게 맞춰야 할까.
A의 심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교사로서 
어떤 말을 할 것인가는 한 가지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위의 예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모두 교사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럴 때는 굳이 담임을 찾아오기까지 한 A의 심정을 
잘 헤아려서 이렇게 말해 주는 것이 좋다.
 "내가 한 칭찬 때문에 난처했나 보구나. 
그렇다면 내가 잘못했는걸. 미안하게 됐다." 
이렇게  공감을 표한 뒤에, 
"그런데 왜 난처했지?" 하고 물으면 좋을 것이다. 
그러면, "왜냐하면 아이들이 자주 비꼬면서 놀려서요."하고 대답할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저, 교장 선생님은 나이드신 분이잖아요. 
그런 분이 무거운 자전거를 들어올리는 게 힘들어 보이기도 하고 
딱해 보여서 도와 드린 것뿐인데......"
하면서 자신의 기분을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심정을 털어놓으면, "그래, 그랬었구나."하고 맞장구를 치고는, 
"너는 정말 인정이 많은 아이로구나."하고 다시 칭찬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이런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담임과 A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진다.

89. 당신의 아이를 칭찬하는 방법
지은이: 세키네 마사아키  
 제4장 칭찬할 때 배려해야 할 것  
2편 중학생들의 미묘한 마음      
  3. 흔들리는 중학생의 마음
 어떤 중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서 우수상에 뽑혀 표창을 받게 된 B가 
미술 담당 C선생에게 상장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실은 선생님, 저 혼자 그린 게 아니고 형이 도와 줬어요. 
그래서 상을 받을 수 없어요."
 "그래? 너는 정직한 아이구나. 
형이 도와 줬다는 걸 말하려면 상당히 큰 용기가 필요한 법인데."
  C선생은 감탄했다.
  "얼마나 마음에 걸렸는지 몰라요. 저는 정직하지 않아요. 
형이 그린 걸 내가  그린양 속이고 냈으니 거짓말쟁이일 뿐이에요."
  B는 단숨에 말했다.
  "그래, 네 말이 맞는 면도 있어. 하지만 나도  경험한 일이지만, 일단 
거짓말을 한 다음에 그것을 거짓말이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은 상당히 용기있는 일이야."
미술 선생은 자신도 거짓말을 스스로 고백한 일이 있는 양, 
나도 경험한 일이지만 하고 서두를 꺼냈다.
 "일단 말을 내뱉고 나면 그  말이 틀리다는 것을 알아도 고치기가 그리 쉽지 않아. 
사실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기란 힘든 법이지. 
인간에게는 원래 그런 면이 있기 때문에 네가 장하다고 말하는 거야."
 여기서 미술 선생이 이 학생의 잘못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약점과 장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바란다.
미술 선생은 약한 인간의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B의 잘못을 치부한 후에 B에게 직접 물었다.
"자, 네 우수상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만일 네가 내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니?"
이것은 B에게 자기가 저지른 부정한 행위에 대한 대처를 묻는 질문이었다.
  "우수상은 취소......"
  말을 하려는 B를 막으며 미술 선생은 말했다.
  "한번 발표한 것을 취소하려면 그  이유가 분명해야 돼. 
선생님이  잘못 판단했다고 해도 아이들이 믿지를 않을 거야. 
왜냐하면 작품이 우수하다는 걸 전람회에서 모두 보았으니까. 
취소하는 이유를 밝히면 아이들에게 네 거짓말을 드러내게 돼."
  "......"
  "선생님이 보기에 너는 이미 충분히 반성했어.  
반성을 했으니 나에게 와서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했지. 
그 동안 얼마나 창피하고 속상했겠니. 나름대로 꽤 고민이 많았을 걸로 안다. 
고민 끝에 용기를 내서 나에게 잘못을 밝히러 온 거잖아. 
선생님은 그만하면 충분히 잘못을 빌었다고 생각해."
  "......"
  B는 잠자코 선생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진지한 얼굴에는 사라지는 줄만 알았던 중학생의 순수함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감동을 받은 미술 선생은 조용히 말했다.
 "우수상은 그냥 받아. 그리고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나에게 가지고 와. 
가족들에게는 오늘 나에게 했던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너에게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는 알지만, 
네가 너 스스로에게 주는 벌이라고 생각하고 그 고통을 이겨내기를 바래. 
너는 순수한 아이니까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야. 
아버지와 어머니도 솔직하게 고백하는 네 말을 듣고 마음 깊이 기뻐하실 거야. 
자, 용기를 내서 극복해."
  "......해보겠습니다.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B는 이렇게 말하고 머리를 푹 숙였다.
  "아니야, 나야말로 너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어. 정말 오랜만에 순수함을 맛봤는걸."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그건 약속의 악수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