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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 - 벚꽃 동산(Vishnydvy Sad:1904)3.

Joyfule 2009. 9. 9. 10:04
      
    
     안톤 체호프 -  벚꽃 동산(Vishnydvy Sad:1904)3.   
    줄거리
    - 제1막 - 
    '아이들의 방'이라고 불리는 방에서 두나샤와 로파힌이 5년만에 
    파리에서 돌아오는 여지주 라네프스카야 부인을 기다리고 있다. 
    먼동이 틀 무렵이다.
    5월이라 아직 공기는 차가우나 벚꽃 동산에는 벚꽃이 만발해 있다.
    멀리 기차가 닿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 후 집에 마차가 두 대 닿는다.
    라네프스카야와 딸 아냐 그리고 이들을 마중 나갔던 부인의 친오빠인 가예프
    부인의 양녀로 이 집의 가정을 맡고 있는 빌랴 
    그리고 이 집에 70년 동안이나 일하고 있는 머슴 필즈 등이 들어온다. 
    부인은 울고 있다.
    "내 아이들의 방, 귀엽고 예쁜 아이들의 방... 
    나는 조그마할 때 이 방에서 잤지...(울면서) 지금도 꼭 난 어린아이 같아..."
    라네프스카야는 주위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귀족도 아닌 어느 변호사와 결혼하였으나 남편은 빚을 지는 것 외에는 
    아무런 재간도 없는 주정뱅이었다.
    남편이 죽자 부인은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되어 
    마침내 그 사람과 함께 하게 되었다. 
    그러나 마치 천벌처럼 그녀가 사랑하던 갓난아이가 강물에 빠져 죽었다.
    부인은 이 강물을 보고 싶지 않아 외국으로 멀리 떠났다. 
    그녀의 애인도 뒤를 따랐다. 
    애인이 병을 앓게 되었다. 
    부인은 멜트나의 부근에 별장을 장만하여 그를 간호하면서 살았다. 
    그러나 빚에 쪼들려 별장을 팔아 파리로 갔다. 
    애인은 딴 여자와 눈이 맞아 그녀를 버렸다. 
    부인은 자살하려고 마음먹었으나 
    불현듯 고향과 딸 아냐가 그리워 이렇게 돌아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꿈에 그리던 고향은 지금은 황폐하여 
    이미 옛날과 같은 목가적 생활은 찾을 수 없었다. 
    유서 깊은 벚꽃 동산은 저당 잡혀 있었으며 여름에 경매를 당하게 되어 있었다. 
    부인이나 그의 오빠인 가예프는 이러한 경제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어린아이나 다름 없었고 어떻게 할 바를 몰랐으며 
    그 동안 무슨 수가 생겨서 파산에서 구원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로파힌은 이 부근의 상인으로 상당한 재산을 모은 사람이었다. 
    그는 라네프스카야 부인 영지에서 농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릴 때 자주 그의 아버지와 함께 이 저택에 찾아와서 
    부인에게 귀여움 받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부인께서는 외국에서 5년 동안이나 살다 오셨으니 이제 어떻게 변했을까? 
    참 좋은 분이었지 언젠가 아버지한테 뺨을 얻어 맞고 코피를 흘리고 있었지 
    그 때 부인은 나를 이 '아이들의 방'으로 데리고 가서 얼굴을 닦아 주었어 
    '울지 말아요. 작은 농부님 장가 갈 때까진 나을 테니까'하고 말했지...
    작은 농부... 사실 우리 아버지는 농부였어 
    나는 지금 하얀 조끼를 입고 노란 구두를 신고 있지만
    돼지코를 치켜 들고 신사들 속에 한몫 낀 것뿐이고 ... 
    돈이야 가지고 있지만 잘 생각해 보면 역시 농사꾼은 농사꾼이야... 
    책을 읽어보았지만 무슨 소린지도 알 수 없어 잠이 들어 버렸지..."
    로파힌은 파산을 앞두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부인과 가예프에게 
    그들의 경제 상태를 설명하고 대책을 일러 준다.
    "아시다시피 댁의 벚꽃 동산은 저당 잡혀 팔리게 되었습니다. 
    8월 22일이 경매할 날이지요. 그러나 걱정 마십시오. 
    안심하고 편히 쉬세요. 빠져 나갈 길은 있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댁의 영지는 도시에서 25리밖에 안 떨어졌고 변두리에는 철도가 지나고 있지요. 
    만약 이 벚꽃 동산과 강가의 토지를 별장용으로 쪼개서 
    세를 내게 되면 그 임대료는 문제 없이 들어오게 됩니다...
    물론 낡아빠진 이 집이나 케케묵은 벚꽃 숲은 헐고 베어 내야 합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재산을 모은 로파힌의 계산으로는 
    벚꽃 동산에서 2년에 한 번밖에 안 열리는 벚꽃 열매는 
    사갈 사람도 없고 돈벌이도 안 되는 무용지물에 불과했다. 
    그러나 부인과 가예프에게는 로파힌의 제안이 바보 같은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도내에서 으뜸가는 자랑거리요. 
    백과 사전에까지 이름이 실려 있는 이 벚꽃 동산을 없애다니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그들은 벚꽃 동산이 없는 자기들의 생활을 생각할 수도 없었다..
    로파힌은 그 후로도 기회만 있으면 여러 가지로 납득시키려고 했으나 
    자기들의 집을 헐어 별장지로 내 주고 벚꽃나무를 자른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 믿고 있는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라네프스카야는 재산이 없어 로파힌에게 용돈을 빌려 쓰는 형편인 지금도 
    길 가는 거지에게 금화를 던져 주었으며 
    가난한 사람에게 아낌없이 가진 돈을 빌려 주는 버릇을 어쩌지 못했다.
    가예프는 얼음 사탕을 빠는 것과 당구치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능력도 없는 항상 쓸데없는 농담만 하고 잇는 호인에 불과했다. 
    집안 살림을 도맡고 있는 바랴는 항상 허리춤에 쇠뭉치를 차고 
    말없이 싸다니며 집안을 보살피고 있었다.
    가정 교사로 와 있는 프랑스 여자는 재미있는 복화술로 사람들을 웃겼다.
    파리에서 제법 멋쟁이가 된 머슴 아샤는 두나샤와 희롱하고 있다. 
    이렇게 무기력 하고 침체한 공기 속에 명랑하고 활발한 소녀 아냐는 
    예전에 부인이 잃은 어린아이의 가정 교사로 이 집에 기식하고 있는 
    만년 대학생 트로피모프와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그들은 모든 과거를 깨끗이 버리고 
    빛나는 미래를 향하여 나아갈 씩씩한 꿈을 꾸고 있었다. 
    로파힌이 되풀이 주장하는 제안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라네프스카야 가예프는 여전히 무슨 좋은 수가 생겨서 
    빠져 나갈 구멍이 있으려니 믿고 있다.
    늙은 백모가 죽으면 유산이라도 받을지 모른다는 등 꿈 같은 일만 바라고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무위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