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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ame Bovary - 구스타프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11.(終)

Joyfule 2009. 9. 5. 09:01
     
      Madame Bovary - 구스타프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11.    
    열렬한 사랑에도 고비는 있는 것이다. 
    그 고비를 넘기면 그 곳에는 암담하고 뛰어넘기 어려운 절벽이 있는 것이다.
    레옹의 어머니는 레옹이 유부녀와 불의의 쾌락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자
    레옹의 직장 주인에게 사정 편지를 냈다. 
    그 주인이 레옹의 장래를 염려하여 경고를 했다.
    그 경고를 받은 레옹은 자기들의 애욕이 오래 지속할 성질의 것이 아님을 알고
    두 번 다시 그녀를 만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위험한 곳에서 장난을 하다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지기 마련이다. 
    보바리 부인도 이와 같은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레옹과 이별을 하자 그녀는 부채에 대한 기한이 임박하여 가산이 차압을 당하게 되었다. 
    그녀는 절망속에서 돈을 만들기에 바빴다.
     처음엔 레옹을 찾아갔다. 
    가서 돈 이야기를 해 보자고
      "뭐요. 8천 프랑이요? 
    어떻게 내가 그렇게 큰 돈을...미안합니다만 나는 실례하겠습니다. 안녕히"
      레옹은 이렇게 꽁무니를 빼고 마는 것이었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그런 거액의 돈을 융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자 
    최후 수단으로 로돌프를 찾아가 애원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로돌프는 그녀를 보자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담배를 문 채 그녀를 맞았다.
      "부인 오래간만이군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그는 지난 날의 정욕이 솟아오르자 그녀를 포옹하고 말았다.
      "아아 용서해 주십시오. 내가 좋아한 건 역시 당신이었소 
    나는 바보요. 나쁜 놈이요. 그러나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언제까지나"
    보바리 부인의 뺨에는 차가운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이제는 매춘을 하러 왔구나'하고 생각하니 기가 막힌 자기의 운명이었다.
      "아녜요. 아녜요"
      그녀는 머리를 가로 저었다. 
    자기는 지금 파산의 운명에 몰렸으며 그것을 구해 줄 사람은 
    당신 외에 없으리라 생각하고 찾아왔다고 이야기하자 
    로돌프는 갑자기 떨어져 서며 냉정해졌다.
      "미안합니다만, 당신에게 융통할 만한 돈은 한 푼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마지막 시도도 수포로 돌아갔다.
    금전의 요구라는 것이 사랑 위에 떨어지는 모든 회오리 바람 가운데 
    가장 차가운 그리고 가장 환멸을 느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엠마는 한참 동안 남자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렇게 비굴한 말을 하지 말 걸 당신은 나를 사랑한 것이 아니었군요.
    당신도 다른 사람들과 조금도 다름이 없군요"
    그녀는 진심을 토로했다. 정신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보바리 부인이 돌아갈 곳은 단 한 곳뿐이었다. 
    그녀는 죽음의 길을 택하기로 했다. 
    아니 선택이 아니라 하나의 운명이 그녀에게 준 마지막 유일한 출구였던 것이다.
    힘없이 집을 향하던 엠마는 남편의 병원에 들러서 마침 약제실에서 
    홀로 일하고 있는 약제사로부터 다락방 열쇠를 빼앗았다. 
    그리고 전에 눈에 익혀 둔 다락방 약장에서 독이라 쓴 흰 약을 한 주먹 집어서 입에 털어 넣었다.
    시체처럼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리고 눈을 멍하니 뜨고 입을 벌리고 일어나려고 했다. 
    숨소리가 점점 그녀의 입에서 거칠어졌다. 
    마지막 자리를 마련하려고 온 신부가 라틴어로 속삭이는 기도도 빨라졌다. 
    기도 소리는 샤를의 참으려는 울음 소리와 섞여
     때로는 애도의 종처럼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았다.
      "아아 상쾌한 날이야"
      "낫으로 베어 버린다"
      "장님이다. 장님이야"
      엠마는 뜻 모를 소리를 부르짖었다. 
    그리고 깔깔대고 웃기도 했다. 
    잔인하게 미친 것처럼 절망적으로 웃었다.
      "그 날은 바람이 몹시 불었다. 그래서 짧은 치마가 말려 올라갔어!"
      경련이 그녀를 쓰러지게 했다.
    모두들 가까이 갔다. 
    그녀는 이제 조용히 누워 있었다.
    그녀는 결국 죽고 말았다. 
    그것은 그녀가 그렇게 갈구하던 꿈과 사랑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녀의 꿈과는 거리가 먼 돈 때문에 죽은 것이다.
    엠마가 죽은 며칠 후에 샤를은 로돌프와 레옹에게서 온 편지를 발견하고 
    그의 아내가 자기를 속이고 있었음을 알았다. 
    샤를은 아내의 부정에 문을 걸어 닫고 사람의 눈을 피했다. 
    그에게는 배반당한 분노 때문에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다.
    그는 도무지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는 햇빛이 쪼이는 뜰의 벤취에 앉아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을 견디고 있었으나
    언제까지나 그대로 둔다면 그는 영원히 그렇게 앉아 있을 것처럼 언제까지나 앉아 있었다. 
    저녁이 되어 그의 딸이 아버지를 찾아 뜰로 나왔다.
    딸은 아버지가 장난하기 위해 그렇게 앉아 있는 줄만 알고 
    뒤로 가서 그의 아버지를 가만히 밀었다.
    샤를 보바리는 그대로 엎어져 움직이지 않았다. 죽었다.
    일체의 물건을 팔아 넘겼을 때 남은 돈이란 겨우 보바리 양이 할머니댁에 갈 여비뿐이었다. 
    그 할머니댁도 가난하여 보바리 양은 할 수 없이 방직 공장에 다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