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마음의양식

어느 병원장의 이야기

Joyfule 2024. 5. 3. 18:40

    
         ◆ 어느 병원장의 이야기 ◆    
    
    
    유난히 바쁜 어느 날 아침, 나는 보통날 보다 일찍 출근했습니다.
    그 때 80대의 노인이 엄지 손가락 상처를 치료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환자는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9시에 약속이 있어서 매우 바쁘다."고 하면서 
    상처를 치료해 달라며 병원장인 나를 다그쳤습니다.
    
    나는 환자를 의자에 앉으라고 했고 아직 다른 의사들이 출근하기 전이라서 
    어르신을 돌보려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시계를 연신 들여다보며 안절부절 초조해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나는 직접 환자를 치료하기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내가 노신사의 상처를 치료하며 나누었던 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렇게 서두르시는 걸 보니 혹시 다른 병원에 또 진료 예약이라도 있으신가 보죠?''
    라고 물었더니 노신사의 대답이,
    ''아닙니다. 원장님! 그게 아니고 요양원에 수용되어 있는 
    제 아내와 아침식사를 매일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라는 대답이었습니다.
    
    내가 다시 노신사에게 묻었습니다.
    ''부인의 건강 상태가 어떠신데요?''
    
    노신사는
    ''예, 부끄럽지만 제 아내가 알츠하이머(치매)에 걸려 요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나는 노신사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어르신께서 약속시간이 조금이라도 늦으시면 부인께서 많이 언짢아하시나 보죠?''
    
    노신사의 대답은 의외로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닙니다, 원장님! 
    아내는 남편인 나를 전혀 알아보지 못한지 벌써 7년이 넘었습니다.''
    
    나는 깜짝 놀라 다시 물었습니다.
    ''부인께서 선생님을 알아보지 못하는데도 매일 아침마다 정해진 시간에 
    요양원에 가셔서 아내와 아침 식사상(食事床)을 같이 하신다는 말씀입니까?''
    
    노신사는 인자(仁慈)하면서도 부드러운 얼굴로 미소를 지으면서 
    내 손을 살며시 잡으며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인 나를 몰라 보지만, 나는 아직 아내를 알아 보거든요... 원장님!''
    
    노신사가 치료를 받고 병원을 떠난 뒤 나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오늘 그 노신사를 통해 사랑의 참 모습, 
    진실한 사랑을 발견하고 참 사랑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육체적인 것도 아니지만 로맨틱한 것만도 아니라는 것을!
    참다운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그대로 보여준 노신사의 고귀한 사례(事例)입니다.
    
    사랑은 있는 그대로를 오롯이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오늘 노신사를 통하여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낍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중요한 순간을 경험합니다.
    
    ''그 때 그렇게 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내가 조금만 더 이해하고 조금만 더 사랑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라는 후회(後悔)할 때입니다. 
    소중한 순간을 놓치면 처절한 후회가 남습니다.
    한번쯤 숨을 돌리시고 명상 중에 깊이 느껴보시면 우리는 다시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 때의 벅찬 기쁨과 환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 광활한 우주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고 있는 근본의 바탕에는 
    그 분의 무한한 사랑이 녹아 있습니다.
    오직 그 분의 사랑이 이 세상을 움직입니다.
    우리가 항상 간직해야 하는 그 분의 사랑이 우리가 살아가는 힘의 원동력입니다.
    
    
    

'━━ 감성을 위한 ━━ > 마음의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말씀  (0) 2024.05.06
음악만큼 아름다웠던 삶  (0) 2024.05.04
미국 28대 윌슨 대통령 어머니  (0) 2024.05.03
착한 사람이 오래 산다  (0) 2024.05.01
나에게 하는 칭찬  (0) 2024.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