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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햄릿(Hamlet:1600-1601) ㅡ 셰익스피어

Joyfule 2009. 5. 12. 00:56
        
    2. 햄릿(Hamlet:1600-1601) ㅡ 셰익스피어 
      줄거리 
      - 제 1 막 -  
    자정이 지난 시각 덴마크 엘시노어 궁성 앞의 망루에서 
    버나드는 마셀러스 호레이쇼와 괴이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자정이 지난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이틀을 계속 
    두 달 전 죽은 선왕의 혼령이 바로 그 시간 그 장소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누군들 보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알 수 있으랴. 
    버나드의 보고를 들은 호레이쇼는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망루에 나타났다. 
    앞은 파도가 몰아치는 절벽이다. 바람이 세차게 분다. 
    성벽의 모퉁이에 정말 혼령이 나타났다. 선왕의 모습이 틀림없었다. 
    혼령은 생전에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찌푸린 표정엔 위엄과 고통이 서려 있다. 
    아무리 보아도 선왕 그대로의 모습이다. 
    놀란 호레이쇼는 공포에 와들와들 떨면서도 멀어져 가는 혼령에게 소리친다
     "너는 누구냐? 누구이기에 한밤중에 덴마크의 선왕께서 행차하시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냐? 어서 말해라!"
    호레이쇼는 질려 있었다. 
    이것은 덴마크에 괴변이 일어날 징조가 아닌가?
    평소 불평이 많은 마셀러스는 이 징조를 두고 말했다
    "무엇 때문에 이렇듯 엄중한 말을 세워 백성들을 매일처럼 못살게 
    대포를 만든다 외국에서 무기를 사들인다 배를 만든다 하며 
    백성들을 괴롭히는가? 자네들 가운데 아는 바가 있으면 속시원하게 말 좀 해 주게!"
    호레이쇼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선왕께서 그의 생전에 노르웨이 국왕과의 결전에서 승리를 거두어 조약에 따라 
    노르웨이 국왕의 소유지를 바로 선왕이 빼앗았다는 것이다. 
    최근 선왕이 돌아가시자 노르웨이 국왕의 아들이 이를 보복하기 위해 
    잡병을 모아 덴마크 국경을 노리고 있으니 
    선왕의 혼령은 이와 관계있는 징조일 것이라고 하였다
    이 때 다시 혼령이 나타났다. 
    호레이쇼는 조금 전보다 침착해져 혼령을 향해 말을 걸었다
    "섰거라! 나에게 말을 해라 만일 네게 원한이 있다면 
    내가 너의 원을 풀어 주어 내게도 복이 될 일을 할 것이니 말해 다오. 
    무엇이건 말해다오. 이 나라의 화근의 비밀을 알거든 말해 다오. 
    생전에 남에게 빼앗은 재물을 땅속에 묻어 둔 채 죽은 탓으로 
    그것을 못잊어 나타났느냐? 어서 말을 하라"
    그러나 첫닭 우는 소리와 함께 혼령은 간 곳 없이 사라지고 
    동녘 하늘엔 붉은 햇살이 뻗치고 있었다. 
    호레이쇼는 이 사실을 햄릿에게 보고함이 
    신하로서의 의무이며 친구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선왕은 두 달 전 술을 마시고 잔디밭에서 잠을 자고 있을 때 
    독사에 물려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선왕의 죽음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은 그의 아들인 햄릿이었다. 
    부왕의 총애를 한몸에 받으며 자라난 햄릿은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깊은 회의와 절망에 빠져 괴로워했다. 
    선왕의 후임으로 햄릿의 숙부가 왕좌에 앉았으며 
    더욱 햄릿을 충격에 빠뜨린 것은 선왕이 죽은 지 두 달도 채 못 되어 
    그의 어머니가 숙부와 재혼한 데 있었다. 
    무엇을 믿으란 말인가? 
    선왕의 죽음을 슬퍼하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덴마크 영지에서 이제 햄릿 외엔 없는 것이다
    오늘도 왕비를 옆에 거느리고 그 옛날 형이 자리잡았던 옥좌에 
    거만스럽게 버티고 앉은 클로디어스 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집정 소감을 연설하고 있었다
    "햄릿 선왕께서 승하하신 지가 두 달 전이라 만백성이 수심과 슬픔의 도가니 속에서 
    선왕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마음은 인정과 도리이되 
    언제까지나 비탄의 눈물을 흘린다고 죽은 넋이 되돌아올 리 없고 
    험악해진 국경 지대의 형세는 일각의 지체도 허락하지 아니하므로
    기쁨과 슬픔을 저울질하면서 나는 지난 날의 형수를 정궁으로 모셨노라 
    또한 이 문제에 대해서는 경들이 협조하였기에 짐도 그 월등한 지혜를 굳이 막지 않았노라"
    클로디어스의 언변은 유창하고도 의젓하여 모든 신하들을 위압했다. 
    침통한 표정의 햄릿을 바라본 왕비는 아들을 향하여 말하였다
    "사랑하는 왕자 그 어두운 얼굴빛을 던져 버리고 좀더 다정스러운 눈으로 왕을 우러러보오. 
    항상 그렇게 눈을 내려 덮고 떠나신 아버님을 땅 속에서 찾은들 무슨 소용이 있소?
    죽음이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요. 현세에서 영원의 생명으로 지나가는 것을"
    클로디어스 왕도 햄릿의 마음을 달래느라 무척 애를 쓰는 것 같았다. 
    그러나 햄릿의 마음 속에는 슬픔과 의아심과 분노가 타오를 뿐이었다. 
    그는 숙부인 클로디어스보다 어머니로부터 더 참을 수 없는 굴욕감을 느끼는 것이다
    '아! 추하고 더러운 몸뚱어리 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겨우 한 달! 
    거친 바람이 어머니의 뺨을 스쳐가는 것도 못 마땅히 여기시던 끔직한 사랑이었건만 
    그런 사랑을 주던 왕의 시체가 썩기도 전에 이 지경이 되고 말다니... 
    생각을 말자!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 
    염치도 체면도 없는 조급한 마음 어쩌면 그렇게도 재빠르게 음탕의 자리로 달려간단 말인가? 
    저리도 곱고 우아한 왕비의 속이 매춘부의 그것과 무엇아 다르랴 
    그러나 가슴이 터져도 입을 다물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