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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햄릿(Hamlet:1600-1601) ㅡ 셰익스피어

Joyfule 2009. 5. 13. 01:39
        
    3. 햄릿(Hamlet:1600-1601) ㅡ 셰익스피어 
      - 제 1 막 - 2.   
    이 때 호레이쇼 마셀러스 버나드가 햄릿을 찾아와 간밤의 이야기를 하였다. 
    이야기를 듣는 햄릿은 긴장하여 심상치 않게 생각한다
    "설령 지옥이 입을 벌려 침묵을 지키라고 명령한다 해도 
    나는 기어코 그 혼령에게 말을 걸어 보겠다. 
    그리고 자네들은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아무 말도 입 밖에 내지는 말게 
    나는 혼령이 선친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기어코 말을 걸어 보겠다. 
    오늘 밤엔 나도 망루에 가 보겠네 비밀을 지키게"
    세 사람은 햄릿에게 맹세를 하였다
    '아버지의 혼령이 무장을 하고 나타났다? 심상치 않은데! 무슨 흉계가 있나보다. 
    어서 밤이 됐으면! 그 때까지만 참자 서두르지 말고 온 세상이 덮어 둔다 해도 
    나쁜 일이란 머리를 쳐들고 사람들 눈앞에 나타나지 말지니' 
    클로디어스 왕의 심복인 폴로니어스에게는 레아티즈와 오필리아 남매가 있었다. 
    아버지에 비해 레아티즈는 장부답고 오필리아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더구나 오필리아의 끝없이 청초한 미모는 일찍부터 햄릿의 가슴 속에 사랑의 불꽃을 심었다. 
    레아티즈는 프랑스 유학 도중 
    클로디어스 왕의 대관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귀국하였다가 다시 프랑스로 떠나게 되었다. 
    그는 사랑하는 여동생에게 햄릿과의 교제는 삼가하라는 충고를 한다
    "햄릿이 너에게 호의를 표시한다지만 그건 다 한때의 기분이니 조심하여라 
    방춘 가절의 한 떨기 꽃이라 오래가지 못하면 향기가 달콤하나 계속되지 못한다. 
    왕자의 지위니 만큼 지금은 너를 사랑할지 모르지만 
    그가 누구를 배필로 정하느냐는 덴마크 국민이 정하게 되는 법이다. 
    그러니 그의 고백을 너무 귀담아 듣거나 매혹되어서는 안 된다. 
    알겠니? 오필리아 사랑하는 동생 내 말을 명심하겠지?"
    "오라버니 말씀은 제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잠갔으니 열쇠는 오라버니께서 맡으세요"
    아들을 떠나보낸 폴로니어스도 역시 오필리아에게 햄릿을 조심하라고 훈계했다. 
    순종과 정숙의 미덕을 간직한 오필리아는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말을 
    가슴 깊이 새기려 하면서도 햄릿의 사랑이 결코 허위가 아님을 느끼고 있었다
    그날 밤 성 위의 망루는 바람이 세고 참을 수 없는 한기가 들었다. 
    햄릿과 호레이쇼 그리고 마셀러스는 혼령이 나타나기를 초조히 기다리고 있었다. 
    궁성 안에서는 왕의 즉위를 축하하는 주연이 한창이라 밤새 가무의 환성이 그치질 않았다. 
    자정이 넘은 시각 혼령이 나타났다. 
    햄릿은 무서움도 잊고 혼령을 향해 소리쳤다
    "그대가 천당에서 내려왔건 지옥에서 솟았건 나는 그대를 나의 왕 나의 아버님이라 부르리라 
    당신을 격식에 따라 땅 속에 묻은 것을 이 눈으로 보았건만 
    당신은 무엇 때문에 수의를 찢고 나타났습니까? 어서 말씀하여 주십시오. 
    죽어 시체가 된 당신이 또다시 무장을 하고 그믐달도 어스름한 이 밤을 찾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서 말씀하십시오!" 
    "따라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전하에게 따로 비밀 이야기라도 하려는 눈치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따라가야지!"
    "안됩니다. 만일 저것이 전하를 바닷가로 꾀어내든가 
    무서운 낭떠러지 위로 이끌면 어쩌겠습니까? 안됩니다"
    호레이쇼는 혼령을 따르려는 햄릿을 잡고 말렸다
    "나의 운명이 나를 부른다. 그 소리를 들으니 전신의 힘줄이 사자처럼 솟아오르는구나!
    나를 막는 자는 목을 베어 혼귀로 만들 테다. 썩 물러나라!"
    햄릿은 날쌔게 혼령이 손짓하는 대로 따라갔다
    혼령은 성벽 아래까지 갔다
     "어디까지 가실 작정입니까? 말씀을 하십시오"
    "이제는 내 시간이 거의 다됐다. 
    다시 지옥의 유황 고열의 업화 속에 시달릴 때가 왔다..."
    "가엾기도 해라..."
     "너는 나를 불쌍히 여기지 말고 이제부터 하려는 얘기를 명심하여 반드시 내 원수를 갚아야 하리라. 
    나는 너의 애비의 혼령이다.
    만일 네가 죽은 애비를 공경한다면, 인륜을 짓밟은 암살에 대하여 복수할 것을 잊지 말아라" 
     "암살?"
    "그렇다.사람들은 내가 정원에서 낮잠을 자는 동안 
    독사에게 물려 죽은 줄로 믿고 있는 모양이니 그것은 거짓말이다.
    네 애비의 목숨을 빼앗아 간 독사는 지금 머리에 왕관을 쓰고 있는 바로 그 자니라!"
     "아! 아버님, 저의 예감은 역시 틀리지 않았군요"
    "그렇다. 그뿐이랴? 그 놈은 왕비의 지조까지 정욕의 노예로 삼았다. 
    새벽 냄새가 풍겨 오는 것 같으니 간단히 이야기하겠다. 
    나는 그 날도 예전과 같이 정원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그 때 네 숙부는 무서운 힘을 가진 독약을 나의 귀에 부었다. 
    그 독약은 삽시간에 내 육체를 수은이 돌 듯 돌았지 
    그것은 마치 젖에 초 한 방울을 떨어뜨린 것처럼 맑고 고요한 나의 피를 
    두부처럼 굳게 하니 나의 육체는 문둥이처럼 전신에 종기가 솟았고
    보기에도 흉측스런 시체로 변하였다. 
    이리하여 생명도 왕관도 왕비도 친동생에게 빼앗기고 말았구나 
    네가 나의 아들이라면 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게다. 
    그러나 아들아 네가 어떠한 수단으로든지
    어머니는 하느님의 심판에 맡기고 가슴 속에 양심의 가책을 받게끔 내버려 두라 
    날이 새니 나는 가야 한다. 잘 있거라 부디 이 아비를 잊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