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심을 가지고 살라
본문에는 장로들 앞에서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회피한 친족이 자기 권리를 보아스에게 양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룻 당시에는 자신의 권리를 양도할 때 자신의 신을 벗어 이웃에게 주는 관례가 있었다(7절). 즉 땅에 닿은 신발을 벗어 상대에게 넘겨준다는 것은 그 땅을 양도하는 것을 상징하고 반대로 땅을 구입한 자는 소유권 확인 절차로 직접 산 땅을 발로 밟는 공증 순서를 치렀다.
본문에 언급된 신을 벗어 주는 관례는 계대 결혼에 관해 언급하는 신명기 25장 5-10절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계대 결혼이란 형제가 자식이 없이 죽었을 때 죽은 형제의 아내와 동침해 아들을 낳아주고 그 형제의 대를 잇게 해주는 제도다. 그런데 가끔 고약한 형제 중 형제의 대를 잇기 싫어 계대 결혼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에는 자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해서 엄청난 모욕을 주었다.
어떻게 모욕을 주었는가? 신명기 25장 9-10절을 보면 어떤 사람이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회피하면 장로들 앞에서 그 사람의 신을 벗기고 침을 뱉으며 그의 이름은 ‘신 벗김 받은 자의 집’이라고 칭해졌다. 그처럼 자기 책임을 회피하는 형제에게 엄청난 모욕을 주었지만 본문에서는 형제가 아니라 친족이기에 그런 일은 없었다. 대신에 그 친족이 스스로 신을 벗으므로 자신의 기업 무를 권리를 포기하는 의사표시를 했다(8절).
그 친족이 스스로 신을 벗는 장면을 머리에 그려 보라. 돈을 조금 손해 보지 않으려고 친족의 의무를 망각하고 보아스에게 그 권리를 양도하고 신을 벗고 선 모습이 얼마나 수치스런 모습인가? 당시 그곳에 있던 장로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혀를 찼을 것이다. 그렇게 수치스런 모습으로 부자가 된다고 한들 참된 행복은 얻지 못할 것이다. 그 이름 없는 친족처럼 돈 때문에 명예와 믿음을 팔고 인심을 잃는 일은 없게 하라.
< 청지기 의식을 가지라 >
모든 법적인 문제가 잘 처리되어 보아스가 장로들과 모든 백성에게 말했다. “내가 엘리멜렉과 기룐과 말론에게 있던 모든 것을 나오미의 손에서 산 일에 너희가 오늘 증인이 되었다(9절).” 먼저 보아스는 자신이 엘리멜렉 가문의 땅을 산 것을 모든 사람들 앞에서 선포하고 자신이 룻을 아내로 맞이해서 자식을 낳은 후 룻의 원래 남편이었던 말론의 이름으로 그 땅을 상속하게 해서 엘리멜렉과 말론의 가문이 대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10절).
보아스는 사려 깊고 신중했지만 한편으로는 화끈하게 룻 가정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맡겠다고 선언했다. 그런 태도는 금전적으로는 손해되는 태도였지만 그는 물질보다 사랑과 명예와 책임을 더 중시했다. 보아스가 그렇게 과감하게 결단할 수 있었던 것은 물질에 대한 청지기 의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땅은 하나님의 것이다. 나는 잠시 소유하는 것이다.”라고 여기고 그 땅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을 하나도 아깝지 않게 여겼다.
모든 물질은 하나님이 주셨다는 청지기 의식을 가지라. 그 중에서도 가장 분명히 청지기 의식을 가져야 하는 것이 “땅은 내 것이 아니다.”라는 땅에 관한 청지기 의식이다. 성경은 땅을 마음대로 사고팔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어려운 경제적 사정으로 누군가가 땅을 팔았을지라도 희년이 되는 50년째에는 그 땅을 원 주인의 가문에 돌려주어야 했다.
왜 하나님은 희년 제도를 만드셨는가? 하나님이 모든 것의 주인이시고 특히 땅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함을 보여주시기 위해서다. 땅은 생존의 근거 및 적절한 필요에 의해서만 소유하라. 그런 의미에서 불필요한 땅을 소유하고 직업적인 정당한 중개 행위 외에 그저 땅을 사고팔기만 하는 투기로 돈을 버는 행위는 성경 원리에 부합되지 않는 행위다. 항상 청지기 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경제생활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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