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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의 '神曲'(La Divina Commedia)

Joyfule 2009. 7. 28. 00:59

   10.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의 '神曲'(La Divina Commedia)      
 지옥편 ㅡ  제9권
이 곳은 지옥의 최말단으로 반역의 죄를 범한 자들이 철쇠에 묶여 
원의 얼음속에 잠겨 있는 얼음 지옥이다. 
국가를 반역한 매국노 군주를 죽인 역적 그리스도를 판 유다 등이 
이 얼음 지옥에서 가장 가혹한 중벌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머리까지 얼음 속에 잠겨 있었는데 단테가 잘못하여 
그 중 한 사람의 머리를 발로 건드리니 그가 성을 내면서
"몬다페르디 전쟁에서의 복수를 하려고 하느냐?"라고 
하는 것을 달래어 그의 이름과 사적을 물어 보았다. 
현세에서는 자기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던 죄수들이 
이 곳에서는 이름이 밝혀지는 것을 수치로 생각하고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단테는 무자비하게 그의 머리카락을 한 줌 뽑았다. 
그래도 그는 고함만 지르며 고개를 숙인 채 이름을 감추었으므로 
그의 옆에 있는 다른 죄수의 입을 통해 그가 동지를 배반한 복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루프 당과 기베린 당의 양당이 1260년 몬테페르디에서 대결전을 하였을 때 
적과 내통하여 기수의 손을 잘라 군기를 넘어뜨리는 바람에 
게루프 당의 사기가 떨어져 대패를 하게 했던 간악한 배반자였다.
가족과 손님을 연회에 초대하여 살해한 죄인은 핏줄까지 얼어붙을 듯한 곳에 수용되어 있었다. 
그리고 자기의 친 아우를 살해한 인류 최초의 살인자 카인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혹한에 떨고 있었다. 
그리고 서로 붙들고 이상한 모양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전신이 얼음 속에 잠겼는데 얼음이 눈알까지 덮여 있기 때문에 
흐르는 눈물이 몸 안으로 흘러들어가 고통이 더욱 심하였으며 양쪽 귀는 없었다. 
단테는 그의 눈에 있는 얼음을 씻어 주는 대신 그의 신상 이야기를 듣기로 하였다. 
이 두 사람은 알베루티 형제로서 백작인 아버지가 죽은 뒤 잠시 협력하여 압정을 하였으나 
분쟁을 일으켜 두 당으로 갈려 서로 살육을 범하였다. 
이 말을 듣고 단테는 그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 
이자들은 아귀였으므로 단테의 사랑에 모순되기 때문이었다.
단테는 암굴 속에서 머리가 또 하나의 머리 위에 붙어 동료의 머리를 뜯어먹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무슨 죄로 그렇게 처참한 짓을 하느냐고 물으니 
그는 입을 머리에서 떼고 입술의 더러운 피를 씻으며 이야기했다. 
이들은 유명한 우골리노 백작과 대승정 루지에르였다. 
우골리노 백작은 피사의 귀족으로서 게루프 당의 지도자였다. 
권세를 좋아하며 영웅이 되고 싶은 마음에 자기의 당을 배반하고 루지에르와 음모를 꾸몄다. 
그러나 루지에르의 배반으로 우골리노 백작은 
두 아들과 세 명의 손자와 함께 피사의 탑 속에 감금되었다. 
사랑하는 아들과 손자들과 함께 약 8개월 간 유폐되었던 감옥은
짐승도 살지 못할 만큼 어둡고 습기로 가득 찬 곳이었다. 
이듬해 3월에는 옥이 폐쇄되어 식사를 받지 못하게 되고 
굳게 닫힌 옥문의 열쇠는 알노 강물 깊이 던져졌다. 
그 때부터 한 방울의 물도 한 조각의 빵도 없이 노백작은 희미한 빛 아래서 
가련한 아이들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게 되었다. 
곧 벌어진 참극을 짐작한 늙은 백작의 고민과 비탄은 참으로 처참하였다. 
일 주일이 지난 후 다섯 명의 어린애들은 비참한 몰골이 되었다. 
원통함과 슬픔 때문에 백작이 자기의 두 손을 물어뜯자 
옆에서 보고 있던 아들이 배가 고파 그러는 줄 알고
  "우리들의 살을 잡수시지요. 
그러면 우리들의 슬픔과 고통도 사라질 것입니다.
이 불행한 살을 주신 아버지께 이것을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했다. 
나흘이 되는 날 아침에 그의 둘째 아들 갓도는 아비의 무릎 아래서 죽어갔다.
  "왜 구해 주시지 않으십니까 아버지!"
  이것이 그가 죽어가며 외친 절규였다.
  이리하여 남은 애들도 모두 죽어 버렸다. 
비애와 고통의 극단을 맛본 백작은 아이들이 죽은 3일 후에 아사하고 말았다.
이 우골리노 백작의 이야기는 프란체스카의 비련과 함께 
고금의 애절한 노래로 후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어떤 나라에서는 교과서에까지 인용되고 있다고 한다. 
피사의 고탑은 이 사건 때문에 아사탑이라는 끔찍스런 이름을 얻게 되고 
잔인함의 상징으로 사람들에게 남게 되었다.
지옥의 밑바닥 즉 광열의 근원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것은 대마왕 르치페로이다. 
그는 악의 상징이고 우주를 반역한 거대한 괴물이다. 
이전에는 아름다운 천사였으나 악마가 되면서부터 얼굴이 흉악해 지고 
모든 비애의 원천이 되었던 것이다. 
그는 천당에서 이 지옥으로 굴러 떨어져 한반신이 
영원히 얼음 지옥 속에 파묻혀 추악한 세 면의 얼굴과 여섯 개의 눈을 가졌다.
그런데 그 얼굴의 하나는 붉었고, 하나는 검었으며, 나머지는 노랑색이었다. 
이 세 면의 얼굴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있으나 
이것은 신의 삼위 일체인 지혜와 힘 사랑에 대하여 지옥에 있어서도 
삼위 일쳬라고 할 만한 무지 무력 증오의 상징이라고 한다. 
무지는 자체의 암흑 때문에 검고, 무력은 분노 때문에 붉었으며, 증오는 질투에 의하여 노란 것이다. 
얼굴 아래에는 날개가 둘씩 나와 있는데 그것은 박쥐의 날개 같았으며 
쉴 새 없이 날개를 치면서 달아나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일어나는 바람으로 
얼음이 점점 두터워져 이 얼음 지옥의 얼음 강을 얼어붙게 할 뿐이었다.
반역의 왕인 그의 여섯 개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흘러내렸고 
세 개의 입으로 세 사람의 죄인을 물어뜯고 있었다. 
그 중의 한 사람은 그리스도를 판 가롯의 유다였는데 
머리는 벌써 입 속에 들어가고 양쪽 발만 내저으며 몸부림치고 있었다. 
부르터스와 카시우스는 로마의 영웅 줄리어스 시저를 암살한 죄로 다른 두 입에 물려 있었다. 
안내자인 베르길리우스는
 "지옥은 이것으로 다 보았으니 밤이 되기 전에 돌아가자" 하고 말하였다. 
두 시인은 이틀 동안의 지옥 구경을 끝마치고 다시 지구의 표면으로 험악한 길을 올라갔다. 
하루가 지나서 멀리 보이는 둥근 구멍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마왕이 회개하고 지옥으로 떨어질 때 생긴 그 구멍으로 빠져 나왔다. 
두 시인이 지옥을 나왔을 때 인간 세상은 부활제의 전야인 월요일의 새벽녘이었는데 
별은 아직도 찬란하게 연옥의 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그들은 다시 용기를 내어 연옥으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