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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의 '神曲'(La Divina Commedia)

Joyfule 2009. 8. 3. 01:23

  15.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의 '神曲'(La Divina Commedia)      
  지상 낙원
여기에서는 살아 있는 단테도 그림자가 없어졌고 맑고 부드러운 신비로운 기운은 
시달림 받은 그의 영혼과 육체를 부드럽게 위로해 주었다. 
행복을 암시하는 별들을 쳐다보며 돌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동안 환상적인 기분이 되었다. 
단테는 꿈 속에서 이제는 천사가 된 영원한 연인 베아트리체도 보았다.
이 곳은 천지 창조 때 아담과 이브가 있었던 에덴의 동산이었다. 
세 시인은 떠오르는 아침 해의 영광을 받으면서 이 낙원으로 들어갔다. 
알 수 없는 향기와 기운으로 가득 찬 수풀 속을 꿈 같은 기분으로 걸어가니 
고통과 걱정 있는 자들이 마시면 모든 고난을 잊어버린다는 '레테(망각)의 강'이 흐르고 있었다.
건넌편 강가에는 백화가 만발해 있는 곳에 아름다운 사람이 
시편 32편의 "그 죄가 가리워진 자는 복이 있도다"를 부르며 
강변을 따라 올라가며 꽃을 꺾고 있었다. 
이 때 돌연 먼 숲 속에서 엄숙한 교회의 행렬이 나타났다. 
신비롭고 장엄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햇빛이 무색할 정도로 빛나는 황금 촛대 7개는 신의 일곱 영혼(혹은 교회의 7가지 비밀)을 상징하고 
무지개의 아름다운 광채와 같은 일곱 개의 기는 신의 일곱 가지 전능인 
지혜 총명 모략 굳센 기상 지식 경건 외경을 상징하여 행렬의 선두에 세웠다. 
그 뒤에 따르는 34인의 장로는 구약 전서(혹은 '유다'의 족장 및 예언자)를 상징하면서 
두 줄로 나란히 섰는데 머리에는 흰 백합 화관(신앙의 상)을 쓰고 
흰 옷을 입고 혼례식에 걸어가는 신부보다 느리고 공손하게 걸으며 
베아트리체를 축복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또한 한 대의 쌍륜(두 바퀴는 신구약을 상징함)의 전송차는 교회를 상징하는 것으로 
흰 옷을 입고 늙은 장로의 뒤에 푸른 관을 쓰고 눈이 달린 여섯 개의 날개를 가진 
네 마리의 영수는 제전의 꽃창대에 둘러싸인 채 앞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머리는 독수리이고 몸이 홍백색인 사자인 구리호네는 
그리스도의 신성함과 인간성을 상징한 것으로서 거대한 날개를 하늘에 펴고 
네 개의 빛나는 금색발로 화원을 거닐며 전송차를 목으로 끌고 있었다. 
구리호네의 뒤를 따라 오른편에는 사랑, 소망, 믿음의 3덕을 상징하는 
백색 녹색 붉은색의 옷을 입은 여신이 따르고 
왼편 바퀴에는 자주빛 옷을 입고 정의, 주밀, 강직, 절제의 
4덕을 상징하는 네 명의 여신이 뒤따랐다. 
과거, 현재, 미래를 투시하는 세 개의 눈을 가진 천사의 지휘에 따라 
이들이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춤을 추고 있었다. 
그 뒤에는 이 행렬을 돌봐 주는 얼굴이 비슷한 두 노인과 천한 네 사람의 노인이 따르고 
맨 끝에 한 노인이 졸면서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이 노인들은 신약 전서의 7서를 상징한 것으로 머리에 진홍색의 장미꽃 관을 쓴 두 사람의 노인은
'사도행전'과 '로마'서를 의미하고 그 뒤의 4인은 '베드로'서, '야고보'서,
'요한'서, '유다'서이고 끝에서 졸고 있는 노인은 '요한 묵시록'이었다.
세 시인들이 넋을 잃고 이 신비로운 행렬을 바라보고 있는데 
하늘에서 갑자기 벼락을 치더니 수많은 천사가 나타나 성가를 부르며 백합꽃을 뿌렸다. 
그러자 신비로운 향기가 주위에 퍼져 순식간에 오색 찬란한 구름이 되었다. 
그 속에서 천사가 된 베아트리체의 존귀한 자태가 나타났다. 
단테는 아홉 살 때부터 한 살 아래인 그녀에게 순결한 사랑을 느꼈고 
그때부터 그녀는 단테의 사랑과 이상이 되었다. 
그런데 10년 전 어느 날 세상을 떠나 
이제는 신에게 봉사하는 천사가 되어 단테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녀는 아직도 예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베아트리체는 단테를 구원하려는 자기의 소망을 위하여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로 지옥의 고통과 쓸쓸한 연옥을 순례하고 
이 지상 낙원까지 도달한 단테를 환영하기 위하여 천국으로부터 내려온 것이다. 
그러나 단테는 신의 계시의 상징이 된 존귀한 그녀에게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단테는 무릎을 꿇고 인사를 하다가 그녀의 시선과 마주쳤다.
단테가 당황하여 그의 스승인 베르길리우스를 찾았으나 벌써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미 자기의 무덤으로 돌아간 것이다. 
베르길리우스는 지혜와 철학의 상징으로 사람은 철학의 힘으로 연옥에서 죄를 닦을 수는 있으나 
그 이상의 행복에는 도달할 수가 없으므로 천당으로 인도해 주는 것은 오직 사랑과 종교하는 것이다.
베아트리체는 사랑과 종교 즉 구원의 애인이었다. 
푸른 숲을 지나갈 때 사람들이 '아담'하며 중얼거렸다. 
그 말은 그 곳에 서 있는 선악을 아는 '지혜의 나무' 즉 
법제와 복종의 상징인 천국의 권위를 상징하는 나무를 말하는 것이었다.
구리호네가 전송차를 이 나무의 줄기에  매니 
고목이었던 그 나무에 푸른 잎이 돋고 꽃이 피어 아름다운 향기를 풍겼다. 
이것은 정치와 종교의 합치를 표시하는 깊은 의미의 계시이다. 
이 때 천상의 음악이 더욱 심오해져서 여러 악기로부터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음률이 시인의 마음을 황홀케 하였다.
벌써 구리호네와 그 행렬은 가버리고 바람에 꺼지지 않는 등불을 손에 들고 있는 
일곱 명의 여신과 함께 로마 제국을 상징하는 그 큰 나무 밑에
베아트리체가 앉자 돌연 큰 독수리가 전송차 안으로 들어와 
그 날개를 남겨 두고 날아가니 굶주린 여우 한 마리가 차 안으로 기어 들어갔다. 
또한 날개 달린 용이 바위 틈에서 기어 나와 차의 일부를 탈취해 가니 
전송차 안에서 무서운 혼란이 일어났다.
한 더러운 요부가 옥좌를 침범하자 
뿔이 한 개 혹은 두 개 달린 괴물의 일곱 개의 머리가 기어 나왔다. 
이 때 거인이 나타나서 그 차를 해방하고 요부를 안고 처음에는 그를 애무하는 것 같았으나 
나중에는 질투를 하는 듯 그를 매질하고 
또한 구타하는 소리가 심해지더니 그만 그를 태운 채 산림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이 독수리는 로마 황제 콘스타티누스의 박해를 
날개는 이권을 여우는 교회 최대의 이단을 
용은 악마를 지목한 것이며 일곱 머리는 7대 죄악을 
요부는 타락한 교황 보니화치오 8세를 
거인은 프랑스의 휘이릿푸 4세를 
매질하는 태형은 교황의 오욕을 
산림 속으로 향했다는 것은 1305년 교황청이 로마로부터 아비논으로의 이전을 말한다고 한다. 
이것을 본 베아트리체는 탄식하면서 일어서서 일곱 천사를 앞세우고 단테를 데리고 갔다. 
그는 단테에게 다정스럽게 위로하면서 이제가지 단테를 
최고의 선을 사랑하는 길로 인도하려고 애썼다는 이야기를 한 후 
궁금한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물어 보라고 말하였다.
베아트리체는 이탈리아 통일과 교회의 조화를 성취시킬 왕의 출현을 예언하면서 
단테에게 신목인 '지혜의 나무'의 일을 후세에 잘 전할 것을 당부했다. 
낮이 되어 레테와 예우네의 두 은혜의 강가에 도달하였다. 
이 강은 영원의 샘에서 흘러내리는 것으로서 레테(망각)은 
사람들이 범한 죄의 기억을 씻어 잊어버리게 하는 힘을 가졌으며 
예우네는 모든 선행의 기억을 회복시키는 힘을 가졌다.
이상하게도 단테의 흐려졌던 정신과 몸을 강물에 적시고 나니 
갑자기 육신이 투명해진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되었다. 
정죄의 몸이 된 단테는 이제부터는 베아트리체에게 인도되어 
천당이 있는 성스러운 별의 세계로 승천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