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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ame Bovary - 구스타프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8.

Joyfule 2009. 9. 2. 11:04
     
      Madame Bovary - 구스타프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8.      
    그들의 밀회는 로돌프가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띄거나 소문이 나는 일 없이 계속되었다. 
    그와 동시에 남편에 대한 그녀의 경멸과 냉대는 날이 갈 수록 더해졌다. 
    샤를이 어떤 환자의 수술에 실패했을 때 풀이 죽어서 
    수염이 꺼칠한 얼굴로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자 그녀의 불만은 절정에 이르렀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무능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을까 
    지금까지 쉴 새 없이 희생을 하고 꽃다운 젊음을 썩히다니 
    나는 이렇게 참고만 있어야 한단 말인가"
    그녀는 이제 출구를 원하고 있었다. 
    로돌프를 만나자 그녀는 마음먹은 것을 얘기했다.
     "딴 곳으로 가서 살아요. 
    이젠 정말 이렇게 밀회하기에 정말 싫증이 나서 견딜 수 없어요. 먼곳으로 가요"
    그녀는 정말 샤를의 곁을 떠나고 싶었다. 
    로돌프와의 밀회가 있은 다음은 더욱더 그랬다. 
    뾰족하고 긴 손, 텁수룩한 수염, 멍한 눈. 그와 반대로 로돌프의 남자답게 헌칠한 이마, 
    까만 머리카락을 늘어트린 얼굴, 건장하고 멋있는 몸집.
    그리고 잠자는 듯한 남편의 정욕과 달리 사자처럼 맹렬하고 
    불꽃처럼 튀는 로돌프의 정열 그녀는 초조하고 겁이 났다. 
    그를 놓친다면 그녀는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로돌프,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을 만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아시겠어요? 
    이렇게 당신을 만나고 돌아서면 또 금방 당신이 보고 싶어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아요"
    그녀는 로돌프에게 매달려 졸랐다. 
    로돌프는 보바리 부인의 정열에 끌려 함께 달아나기로 했다. 
    로돌프 같은 호색한도 이처럼 아름답게 다듬어진 보석과 같은 여인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로돌프는 마차의 좌석을 미리 사두고 여권도 내어 마르세이유로 같이 갈 계획을 세웠다. 
    로돌프는 출발을 이틀 앞둔 토요일에 찾아왔다. 
    그는 준비가 덜 되었다고 2주일을 더 연기했다. 
    그 다음에는 몸이 불편하다고 2주일을 연기했다. 
    또 다시 세번째는 급한 일로 어디를 갔다 와야겠다고 2주일을 연기했다.
    로돌프는 이제 그녀에게 싫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의 성격으로 한 여자에게 얽매어 
    마음에 없는 객지 생활을 한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더 연기할 도리도 없고 해서 드디어
     다음 월요일에는 무조건 출발하기로 했다.
      떠나기 전날 밤 그들은 만났다.
      "준비는 다 됐어요?"
      "으음"
      "잊으신 건 없어요?"
      "으음"
      "정말이죠?"
      "물론"
      둘은 화단을 한 바퀴 돌고는 축대 옆에 가서 앉았다. 
    그녀는 우울한 것 같은 로돌프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그러나 조용히 물었다.
      "로돌프 당신은 슬프세요?"
      "그럴 리가 있소? 왜? 내가 그렇게 보이오?"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그의 눈은 다른 때와 달리 침착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이 사랑하던 온갖 것 당신의 생활을 버리고 갈 생각 때문에 그러시죠?
    알 수 있어요. 그 심정 그러나 저는 이젠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어요. 
    제게는 당신만이 있을 뿐이에요.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당신은 모르실거에요"
      "오, 귀여운 나의 엠마"
      로돌프는 그녀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그녀는 요염한 몸짓으로 살포시 안기며 다짐했다.
      "저를 영원히 이 행복 속에 가둬 주세요. 네? 그렇다고 맹세해 주세요"
      "사랑하다 뿐이오. 마음과 몸을 다 바쳤는데. 엠마. 당신이 더 잘 알면서"
      열두 시에 종소리가 울렸다.
     두 사람은 월요일 아침 마차를 타고 이 마을을 떠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용기를 내요, 엠마. 
    용기를 나는 당신의 생활을 파괴하고 당신을 불행으로 이끌고 싶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만일 후회를 한다면 고통 속에서 우린 얼마나 괴로워해야 될 것인지? 
    아마 당신이 사회에 흔해 빠진 천하고 경박한 여성이었다면 
    나는 내 편리한 대로 도피 행위를 실행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엠마. 그 동안 우리는 진실했습니다. 
    긴 날이 지나면 같이 앉아 지난 날을 얘기하며 다정한 친구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엠마. 우리의 지난 날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우리는 같이 떠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당신이 이 편지를 읽으실 즈음 저는 먼 곳으로 떠난 다음일 것입니다. 
    당신을 만나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마음이 호수처럼 담담해질 때 돌아오겠습니다.
    이것이 두 사람을 위한 행복이 아닐까요? 안녕'
    다음 날 오후 그녀는 부엌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다. 
    이 때 로돌프는 머슴 아이를 시켜 과일 바구니와 함께 이런 편지를 보내온 것이다.
    그녀는 미친 듯이 자기 방으로 뛰어갔다. 
    그 곳에는 공교롭게도 남편이 있었다.
    그녀는 후다닥 뛰어나와 3층으로 해서 헛간에 들어갔다.
    마음을 단단히 가다듬으며 그녀는 창가에 기대어 편지를 읽었다. 
    분노와 증오가 가슴을 에워싸고 불길을 이루었다. 
    로돌프의 배신 그러면서도 그것을 부정하고 싶었다. 
    그러나 손에 든 편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면서도 다시 한 번 읽으려고 했으나 머릿속이 어지러워 읽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죽고 싶었다. 
    창으로 뛰어내리려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 때 아래층에서 하녀가 부르는 소리에 위기를 모면했다.
    억지로 저녁 식탁에 앉았을 때 집 옆으로 파란 마차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 마차 속에 여행 준비를 한 로돌프를 발견하는 순간 보바리 부인은 기절하고 말았다. 
    결국 그녀는 병석에 눕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