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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ame Bovary - 구스타프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9.

Joyfule 2009. 9. 3. 11:32
     
      Madame Bovary - 구스타프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9       
    한 달쯤 지나서 그녀는 겨우 침대 위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점점 회복되어 낮에도 몇 시간 일어나 앉아 있을 수도 있었다. 
    하루는 다른 때보다 기분이 좋다고 해서 샤를은 그녀를 부축하여 뜰을 거닐었다.
    정원 깊숙이 의자 옆까지 왔다. 
    그녀는 조용히 머리를 들고 멀리 바라보았다.
    지평선에는 여기저기에 낙엽을 태우는 연기가 오르고 있었다.
      "여보 여기 좀 앉읍시다"
      "싫어요 거긴"
    그녀는 별안간 눈앞이 캄캄해 오는 것을 느꼈다. 
    그 통나무 의자는 로돌프와 몇 번이나 뜨거운 키스와 몸과 마음이 녹을 듯한 포옹을 하던 자리였다. 
    그 날부터 그녀는 병이 더 커졌다. 
    병세는 심해 그녀도 주위의 모든 사람도 그녀의 죽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성체를 받고 싶어했다. 
    신부가 불려오고 형식적인 식이 거행되었다.
    성체를 받은 후 그녀의 건강은 눈에 띄게 회복되어 갔다.
    그 다음 해 이른 봄 그녀는 완쾌했다. 
    동시에 지금까지의 반대로 신앙심이 깊은 여자가 되었다. 
    그녀는 마을에 가난한 가정을 위해 옷도 만들어 보내고
    난산으로 고생하는 집에는 장작을 보내 주기도 했다.
    남편 샤를에게는 착한 아내가 되고 딸 베르트에게는 좋은 엄마가 되었다.
    건강하고 명랑해졌으며 얼굴에는 화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이 그 여자에게 근본적인 안정과 만족을 갖다 주지도 못했다.
    어느 날 그녀는 샤를과 함께 유명한 라가르디의 오페라단이 
    루앙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경을 갔다. 
    그 곳 극장에서 그녀는 파리에 간 그 옛날의 레옹을 만났다. 
    레옹은 파리에서 공부한 후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바리 부인은 맵시 있게 차려입은 레옹을 보았을 때 지난 날의 연모가 다시 살아옴을 느꼈다. 
    레옹도 자기의 심정을 고백할 용기가 없어서 헤어지고만 여인을 우연히 다시 만날 것을 기뻐했다.
      "아니, 어떻게 해서 당신이 여기에... 그럼 루앙에 와 계신가요?"
      "네"
      "언제부터?"
      "조용히"
      하고 옆 사람이 말했다. 
    오페라의 막이 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순간부터 그 여자는 벌써 무대에는 관심이 없었다.
    레옹을 처음 만나던 때 딸의 유모의 집으로 가다가 만나서 산책하던 일, 
    날로 옆에서 마주 앉아 얘기하던 일, 정자 밑에서 책을 읽던 일, 
    레옹과 관계는 모든 것이 조용하게 조심스러웠고, 귀여웠던 
    그 가련한 연정이 가슴을 울렁대고 살아나는 것이다.
    샤를은 일이 바쁘기 때문에 오페라를 더 구경하겠다는 그녀를 루앙에 맡겨 두고 먼저 가버렸다.
    다음 날 레옹은 그녀의 호텔로 찾아왔다. 
    삼 년만의 해후에서 레옹은 파리에서 익힌 기교로 
    그리고 그녀는 로돌프와의 경험에서 얻은 용기로 그들의 사랑은 거침없이 불꽃을 튀겼다.
      "저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었으나 여인숙에서 만나던 그 때부터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레옹의 고백을 듣자 보바리 부인은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저도 눈치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음성은 부드러웠다.
      "그러나 저는 이제 할머니가 다된 걸요. 
    레옹 당신은 아직 젊어요. 저 같은 것 잊어버려야 해요. 
    젊고 싱싱한 새로운 여자를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을 텐데"
      "천만에요. 저는 파리에서도 언제나 당신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마, 당신은 정말 철부지로군요. 우리가 서로 결합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
    입으로는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의 눈은 레옹을 더듬고 있었다. 
    레옹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느끼고 그녀를 포옹하며 애무하려 했다. 
    그러나 레옹의 애무는 장년의 로돌프처럼 대담하지 않고 성급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젊은이답게 약간 겁을 먹은 듯 조심스럽게 그녀를 애무했다.
     레옹의 내향적인 성격이 그녀에게 커다란 유혹이었다. 
    남자가 이렇게 아름답게 보이기도 처음이었다. 
    그의 손길에서 그녀를 차지하려는 정욕으로 붉게 물든 레옹의 뺨을 내려다보며 
    엠마는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아 정말 사랑스러운 젊은이야. 이 건장한 육체'
      그러나 거기에서 레옹을 그냥 돌려 보냈다. 
    그것은 그녀가 안간힘을 쓰면서 견뎌낸 이성 때문이었다.
    다음 날 그녀는 레옹과 함께 이 마을의 오래되고 유명한 사원을 보러 갔다.
    그 사원을 나오자 두 사람은 마차를 탔다. 
    이 마차는 상자형이었는데 타자마자 레옹은 커튼을 내려 버렸다.
      "어디로 갈깝쇼?"
      "어디든지 좋은 곳으로 갑시다"
      마차는 그랑 퐁 거리를 지나 데자르 광장 나폴레옹 강둑 그리고 
    뇌프 다리를 지나 피에르 코르네이유의 상 앞에서 멈췄다.
      "좀더 달려"
      안으로부터 열에 들뜬 소리가 났다. 마차는 다시 움직였다. 
    라파예트 광장 네거리를 지나자 길을 똑바로 달려 옆으로 들어갔다.
      "더 앞으로 가"
      안에서는 여전히 고함을 질렀다.
      마차는 철둑을 지나 가로수 길을 천천히 달렸다. 
    마부는 이마에 땀을 씻으며 가죽 모자를 무릎 사이에 끼고 물가 잔디밭 가까이 갔다. 
    식물원 앞에서 세 번째로 섰을 때
      "더 가!"
      전보다 더 강하게 마차 안에서 소리쳤다. 
    마차는 그대로 달렸다. 
    왔던 곳을 또 오고 또 달리고 그래도 안에서는 다 왔다는 말이 없다. 
    마부는 하는 수 없이 달린 곳을 또 달리고 쉴 새 없이 채찍질을 했다.
      마부와 말은 똑같이 피로해져서 견딜 수가 없어졌다
      "젠장 병들이 났나?"
      혹시 병이나 난 것이 아닌가 해서 마차를 세우면
      "더 가 앞으로 더 가"
      안에서 소리를 버럭 지르는 바람에 마부는 앞으로 달리면서 울상이 되었다.
      마을 사람들도 커튼을 내린 마차가 몇 번이나 같은 곳을 지나가기 때문에
    이상스러운 듯이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