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Thomas Hardy - 테스(Tess of the d'Urbervilles:1891)2

Joyfule 2009. 8. 15. 01:18
     
        Thomas Hardy - 테스(Tess of the d'Urbervilles:1891)2     
     줄거리
    5월 어느 날, 저녁 세스톤에서 블랙모어의 말로트 마을로 한 중년의 사나이가 길을 가고 있다. 
    사나이는 두 다리를 비척거리며 똑바로 걷지 않는 버릇이 있었다. 
    몰락한 귀족의 자제로 지금은 무식하고 가난하여 
    그 자신이 더버빌 가의 피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채 술에 취해 집으로 향했다. 
    그는 옆구리에 빈 달걀 광주리를 들고 있었다. 
    귀족의 피를 받았다는 것을 안다한들 달라질 것은 없으나 
    집으로 향하던 도중 그는 목사로부터 그가 몰락한 귀족의 자제라는 것을 듣게 되었다. 
    말로트 마을은 아름다운 분지의 동북쪽에 파도처럼 굽이친 산줄기 한복판에 자리한 곳으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외진 고장이다. 
    런던은 네 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으나
    아직도 유람객들이나 풍경화가들의 발길이 미치지 못한 고장이었다. 
    이 지방은 지형상 뿐만 아니라 역사상으로도 매우 흥미 깊은 곳이었다. 
    헨리 3세 시기의 기묘한 전설 때문에 이곳 분지는 일찌기 '휜 사슴의 숲'이라 불리웠다. 
    지금도 얼마간 옛 풍습이 남아 있는데 5월의 무도회 같은 것이 그 한 예였다. 
    이 무도회는 여자들의 친목 모임으로서 수백 년 전부터 해마다 같은 행사를 계속하고 있었다
    5월은 기쁨의 계절이라고 하여 회원들은 하나같이 흰 옷을 입고 
    오른손에는 저마다 껍질을 벗긴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왼손에는 한아름 흰 꽃을 들고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춤을 추고 행진을 했다
    정해진 장소에 도착하면 곧 춤놀이가 시작되는데 회원은 여자들 뿐이므로 여자들끼리 춤을 추었다. 
    그러나 하루의 일이 끝날 무렵이 되면 마을 사나이들이며 
    도보 여행자들이 모여들어 함께 춤을 추는 향연이 벌어졌다. 
    그 날도 역시 이 마을에서 모임을 하는 날이었다. 
    어깨에 작은 바랑을 메고 손에는 지팡이를 든 상류 계층의 젊은이 셋이 여인들의 춤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들은 형제지간이었다. 
    맏이는 흰 넥타이에다 목까지 닿는 조끼와 좁다란 차양이 달린 모자를 쓴 부목사의 정복 차림이었고 
    둘째,는 보통 대학생의 모습이었다. 
    셋째는 얼른 보아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들 삼 형제는 성령 강림절 휴가를 이용하여 도보 여행 중으로 
    동북쪽에 있는 세스톤 마을을 떠나 서남쪽으로 가는 길이었다. 
    두 형은 오래 지체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았으나 
    셋째는 남자 상대자 없이 여자들끼리 춤을 추고 있는 광경에 흥미가 끌렸다. 
    그는 이윽고 바랑과 지팡이를 생울타리 위에다 걸어 놓고 잔디밭으로 들어갔다. 
    두 형은 에인젤에게  곧 뒤따라오도록 당부를 하고는 먼저 떠났다
    여자들은 에인젤에게 함께 춤을 추자고 하였고 
    에인젤에 뒤이어 마을 청년들도 일을 끝마치고 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젊은 남자들과 함께 춤추는 아가씨와 아낙네들은 요란하게 떠들어댔다
    그가 춤 한 곡을 끝내고 나올 때 수줍은 표정의 어여쁜 처녀가 눈에 띄었다. 
    테스 더버빌이었다. 
    처녀의 큼직한 눈동자는 자기를 택해 주지 않은 에인젤에게 원망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젊은이는 서운한 마음이 들었으나 곧 형들의 뒤를 따라야 했으므로 어쩔 도리가 없었다. 
    테스는 언덕 위로 사라져 가는 젊은이가 
    저녁 햇살 속에 모습을 감출 때까지 뒷모습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테스는 감정이 드러나기 쉬운 작약과 같이 
    어여쁜 입술과 순진한 매력이 넘쳐 흐르는 커다란 눈을 가진 미인이었다. 
    머리에는 리본을 달고 단 한 벌의 외출복인 린네르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시골 학교를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청초한 처녀였다 
    향연은 끝나고 다시 살기 힘든 생활이 반복되었다. 
    뒤늦게 밝혀진 몰락한 귀족 신분이 가난하기만 한 그들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테스의 부모는 허황한 공상을 하였다. 
    테스는 많은 동생과 어머니가 좀더 편히 살 수 있도록 이것저것 돈 되는 일을 찾아 나섰다. 
    테스는 귀족의 혈통이므로 신사에게 시집을 가서 편히 잘 살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어머니의 공상을 무시하고 어려워져 가는 집안 사정 때문에 
    얼마 후 집을 떠나 양계장에 가서 일하게 되었다. 
    테스는 그 집의 관리인이요, 사료 조달인이요, 간호인이요, 외과 의사요, 친구가 되어야 했다. 
    아직 육십이 안 된 여주인인 알렉의 어머니와 하녀의 틈에서 
    테스는 모든 일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했다. 
    닭을 기르는 데는 휘파람도 잘 불어야 했다. 
    도착한 이튿날은 오랫동안 안 불었던 휘파람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 때 안뜰의 담장의 가지 사이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담장 꼭대기에서 한량꾼인 알렉 더버빌이 테스를 엿보다가 담장에서 뛰어 내렸다. 
    알렉은 그 전날 테스가 살고 있는 오두막의 문 앞까지 바래다 주었다
    "자연 속에도 예술 속에도 당신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어 내 사촌 누이 테스!"
    그리고 그는 휘파람 연습을 시켜 주겠다고 하며 계속 추근거렸다. 
    테스는 웬지 이 사람이 싫었다
      "싫어요"
      "바보. 누가 저를 만지기라도 한데나?"
      알렉은 이 집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라도 자기에게 얘기하라고 말하며 사라졌다. 
    이 트란트리지 일대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술을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 
    그것은 지루하며 단조로운 마을에서 힘겨운 일을 하는 그들의 유일한 휴식이었다. 
    여자들도 여기에 가담하고 있었다. 
    토요일 저녁이면 으레 2,3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볼품없는 장터 체이조바라로 나가서 술을 마시고 놀다 이튿날 새벽 한두 시 경에야 돌아왔다. 
    테스는 처음 매주마다. 한 번씩 있는 이 행차에 어울리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노동의 휴식을 위해 자기와 별로 나이 차이가 없는 동네 부인들과 동행하게 되었다. 
    일 주일 내내 갑갑한 양계장 일에서 나와 보니 자기도 덩달아 즐거웠다. 
    그 후로도 테스는 종종 동행하게 되었고 원래 미인이고 매력이 있는 데다 
    나이 열 일곱의 한창인 아가씨였기 때문에 사나이들의 능글맞은 시선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