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5685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 詩 윤동주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 詩 윤동주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 디킨슨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 디킨슨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달랠 수 있다면, 내 삶은 정녕코 헛되지 않으리. 내가 만일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주거나 또는 한 괴로움을 달래거나 또는 할딱거리는 로빈새 한 마리를 도와서 보금자리로 돌아가게 해 줄 수 있다면 내 삶은 정녕코 헛되지 않으리.

고독하다는 것은 * 조병화(趙炳華)

고독하다는 것은 * 조병화(趙炳華)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손 시린 나목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엔 바람이 차..

가재미 - 문태준(문인들이 선정한 올해의 가장 좋은시)

가재미 - 문태준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 중인 그녀가 누워 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은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