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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 : 일리아드 (liad)★ 아킬레우스의 빛나는 황금 갑옷

Joyfule 2006. 3. 11. 01:37

호메로스 : 일리아드 (liad)★ 아킬레우스의 빛나는 황금 갑옷 쿵쾅거리며 무너져내리는 듯한 가슴을 안고 파스로클로스는 뮈르미돈 족의 막사로 내달았다. 싸움터와는 달리 그 곳은 여전히 평온했다. 배 위에서는 아킬레우스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클로스를 맞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는 거요. 파트로클로스? 나들이하는 엄마 치맛자락을 잡고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우는 계집아이처럼 우는 거요? 장군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소? 아니면 내 아버지라도 돌아가셨소? 아니면 어리석은 허물의 죄값으로 죽어가는 그리스 군이 불쌍해서 우는 거요?" "그리스 군이 죽어가는 것은 저희들이 지은 허물의 죄값 때문이 아닙니다. 단 한 사람의 어리석음 때문에 죽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 한 사람. 아가멤논은 이미 사령관께 그 허물을 바로잡을 의향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령관께서는 거절하셨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파트로클로스의 머리 속에 문득 노장군 네스토르가 하던 말이 떠올랐다.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만일에 사령관께서 우리가 모르는 이유 때문에 싸움터로 나갈 수가 없다면 저에게 사령관의 갑옷과 전차와 말을 빌려주고 뮈르믿돈 군의 지휘를 맡겨 주십시오. 트로이아 군은 사령관께서 몸소 나온 줄로 알고 기가 죽을 것입니다. 그려면 그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2천의 우리 뮈르미돈 군이 이 싸움의 전세를 뒤집어 놓을 것입니다." 아킬레우스는 전날 헥토르가 칼과 햇불을 들고 자신의 배있는 곳까지 공격해 들어오지 않는한 결코 싸움터로 나서지 않겠다고 맹세한 것을 떠올리자 목이 메어 왔다. 그러나 파트로클로스의 말을 좇으면 맹세를 깨뜨리지 않고도 결과적으로는 싸움터에 합류한 셈이 될 것 같았다. "내 갑옷을 입고 내 말을 몰고 가시오. 나인 것처럼 꾸미고 뮈르미돈 부대를 지휘하시오.우리배를 다 태우기 전에, 우리의 귀향 길을 끊기 전에 트로이아 군을 쳐부수도록 하시오. 그러나 이 선단에서 적을 몰아내거든 뒤쫓지 말고 여기 있는 내게로 돌아오시오." 파토클로스가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아킬레우스가 병사들을 소집할 동안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었다.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이 불화를 빚기 전부터 트로이아 군이 두렵게 여긴 것은 갑옷이었다. 아킬레우스의 전차병 아우토메돈은 서풍의 신의 핏줄을 타고나 죽음을 모르는 두 마리의 말 크산토스와 발리우스, 그리고 때가 되면 죽을 운명을 타고 태어난 말 페다소스의 목에 멍에를 채우고는 전차 앞에 메었다. 페다소스는 발이 빠르고 용기가 있으며 특히 옆걸음질에 능한 말이었다. 싸우고 싶어서 이리 떼처럼 눈에 불을 켜고 있던 뮈르미돈 병사들은, 그 동안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의 불화로 싸움터에서 줄창 돌림쟁이가 되었지만,이제는 스스로 대열을 짓고 출전을 기다렸다. 이윽고 파트로클로스가 전차에 올랐다. 병사들은 방패의 숲에 싸인 채 그 전차 뒤에 바싹 붙어 트로이아 군을 향해 나아갔다. 뮈르미돈 군이 트로이아 군의 옆구리를 공격하는 순간, 트로이아 군은 천둥치는 소리를 내며 앞서나오는 아킬레우스의 갑옷과 말과 전차를 보고는 그만 기가 꺽이고 말았다. 그러나 아킬레우스 자신은 그싸움을 보고 있지는 않았다. 그는 막사 안에서 고풍스런 금술잔에 핏빛 포도주를 따르고 그것을 문턱 앞의 마른 땅에 부으면서 제우스 신에게 기도했다. "제우스 신이시여 저 사람에게 영광을 베푸소서. 힘을 주소서. 저 사람이 선단을 유린하는 적을 쫓아버리고 돌아오게 하시되 다친 데 없이 예 친구인 저에게 돌아오게 하소서." 제우스는 그 기도를 듣고는 절반은 들어 주고 절반은 들어 주지 않았다. 파트로클로스는 뮈르마돈 병사들에게 따라오라고 고함을 지르면서 선단을 포위하고 있는 트로이아 군사들에게 달려들어 닥치는 대로 찌르고 베는가 하면 횃불 든 적병을 덮치기도 하였다. 횃불은 적병의 손 안에서 일렁거리다 주인이 목숨을 잃는 순간 땅바닥에 떨어졌다 꺼져 버리고는 했다 순식간에 선단 주위의 적이 격퇴되었고 불길도 잡혔다 트로이아 군은 다시 도량을 건너 저편으로 밀려갔다. 도량은 부서진 전차로 메워져 있었다. 전차에서 풀려난 말들은 평원을 가로질러 도망치고 있었다. 그 말떼를 뒤쫓아 아킬레우스의 말들이 도랑을 건넜다 파트로 클로스는 말떼를 모았다 말떼가 트로이아군과 트로이아 성중간에 위치하는 파트로클로스 말떼의 퇴로를 차단하고 병사들이 침을 삼키며 기다리고 있는 그리스 진영으로 몰고갔다. 보병과 전차병 할것없이 수많은 병사들이 죽음을 당했다 트로이아 연합군의 총사령관인 뤼키아 왕 사르페돈도 이 전투에서 전사했다 사르페돈이 쓰러진 자리로 헥토르가 지휘하던 트로이아군이 몰려들었다 그의 시신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다시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지만 결국 사르페돈의 시신을 차지한 것은 그리스 군이었다. 그리스군은 시신에서 번쩍거리는 갑옷을 벗기고는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그러나 사르페돈은 다름아닌 제우스 신과 인간 세상의 어머니사이에서 난 아들이었다 사르페돈의 시신은 그리스 인들이 보는 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어떻게 없어졌는지 어디로 옮겨갔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눈에 보이지 않은 쌍동이 형제휘프노스와 타나토스가 아버지 제우스 신의 명을 받고 그 큰날개를 펄럭거리며 내려와 사르페돈의 시신을 뤼키아로 데려가 버린 것이었다 뤼키아인들이 저희왕의 장례식을 예를 갖추어 치러줄수 있게 하기위해서였다 파트로클로스는 선단주위에서 트로이아군을 완전히 몰아내면 추격하지말고 돌아오라던 아킬레우스 왕자의 당부를 떠올렸어야 했다. 그러나 구름을 모으는 신 제우스는 아들의 죽음에 화가 난 나머지 파트로클로스의 머리에 광기를 불어넣어 싸움 미치광이가 되게함으로써 아킬레우스의 당부 같은 것은 완전히 잊어 버리게 했다. 파트로 클로스는 전차병 아우토메돈에게 연방고함을 질러대면서 트로이아군을 추격했다 그는 트로이아군을 닥치는 대로 찌르고 베느라고 뮈르미돈군을 저만치 뒤에 두고서 혼자 트로이아 성벽 밑에 이르렀다 싸움 미치광이가 되어버린그는 세차례나 그까마득한 성벽을 기어 오르려다가 세번 모두 성위로부터의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물러서야만 했다. 전차를 탄채 정문앞 큰길에 있던 헥토르는 전차병에게 전차를 똑바로 아킬레우스쪽으로(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있었으므로)쪽으로 몰라고 명했다. 성벽밑에 서 있던 파트로클로스는 커다란 바윗덩어리를 하나 들어올려 헥토르를 향해 던졌다. 바윗덩어리는 헥토르를 빗나가는 전차병에게 맞았다. 전차병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파트로클로스는 그때부터 세 번이나 트로이아 군의 철통같은 전투 대형을 공격했다. 한번 공격할때마다 아홉명의 트로이아 병사가 목숨을 잃고는 했다. 뒤따라온 뮈르미돈 군대가 그의 뒤를 받쳤다. 그날의 전투가 어떻게 끝날것인지 예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파트로클레스가 네 번째로 트로이아 군을 공격하는 순간 아폴로 신이 아무도 모르게 그뒤로 다가와 그의 어깻죽지를 때렸다 파트로크로스의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투구가 머리에서 벗겨져 전차 끄는 말발굽 아래로 떨어졌다. 그제서야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가 아킬레우스가아니라 파트로클로스인 것이 밝혀진 셈이었다. 그의 창은 부러져 있었고 어깨에 메고 있던 방패도 땅에 떨어져 있었다. 둥그렇게 파트로클로스를 둘러싸고 있던 트로이아 군 중에서 한 병사가 창으로 그이 등을 찔렀다. 눈앞에서 붉은 안개가 어른거리고 있었음에도 파트로클로스는 창을 잡고 병사를 찌르려 했다. 그러나 그순간, 헥토르가 썩 나서면서 창으로 그의 배를 찌르고 창날로 그어 버렸다. 파트로클로스는 쓰러졌다. 눈앞에 보이던 붉은 안개가 검은 안개로 변하면서 그의 생명은 그를 떠나갔다. 파트로클로스는 숨이 끊어지기 직전 ,자기를 내려다보고서 있는 헥토르에게 말했다. "죽음은 그대의 곁에도 가까이 서있다. 그대는 바로 이 문앞에서, 이갑옷의 임자인 아킬레우스 장군의 손에 죽게 될 것이다." 이 말을 들은 트로이아 군 사이에 침묵이 감돌았다. 모두들 죽어가는 자가 멀리 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트로클레스의 숨이 끊어지자 헥토르는 그의 몸에서 신들이 만들어 선물로 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벗겻다. 전투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는 틈을 타서 헥토르는, 자기 갑옷은 벗어 성 안으로 들여보내 아테나 여신의 신전에 바치게 하고는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었다. 그리고 나서야 파트로클레스의 시신을 두고 벌어진 또 하나의 싸움터로 뛰어들었다. 정오의 불볕 태양 아래서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었다. 트로이아 군은 시신을 빼앗아 성 안의 개들에게 던져 주고 싶어했고, 그리스 군은 선단으로 모셔 정중한 장례식을 치려 주고 싶어했다. 파트로클로스의 전차병으로 나섰던 아우토메돈은 처음에는 그 싸움에 합류할 수 없었다. 아킬레우스의 전차를 끌던 말 두 마리 (옆걸음질에 능한 페다소스는 그 때 이미 죽고 없었다)가 고개를 푹 수그리고 선채 , 그 오랜 포위 공격 기간 동안에 저희들을 아껴 주던 주인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며 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마리의 말은 그곳에서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싸움터에서 도망치려고도, 싸움에 가담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제우스는 슬픔에 빠져 있는 그 두 마리의 말을 내려다 보고 있다가 아버지인 서풍의 신을 생각해서 가슴에는 불길을 다리와 구부러진 목에는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아우토메돈 자신도 조금전과는 전혀 다른 전사가 되어있는 기분이었다 그제서야 아우토메돈은 싸움터로 뛰어들 수 있었다 그러나 해가 머리위를 지나 점차 서쪽으로 기울수록 전황은 조금씩 조금씩 그리스군에 불리해져 갔다 그리스군은 조금씩 물러섰고 트로이아군은 조금씩 다가섰다 그러나 뮈르미돈용사들은 낡은 외투처럼 누더기가 된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트로이아군과 싸우는 한편으로 피가 엉겨붙고 싸움터의 먼지에 절여진 시신을 선단이 있는 곳으로 조금씩 조금씩 운반해갔다 아이아스와 그 부하들은 방패와 투팡으로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운반하는 뮈르미돈 병사들을 호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