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세계문학

Lev Nikolaevich Tolstoi - 부활(Voskesenie:1899)6.

Joyfule 2009. 10. 6. 06:10
      
    
    Lev Nikolaevich Tolstoi -  부활(Voskesenie:1899)6.   
    네흐류도프는 시베리아에 와서 처음으로 
    인간으로서의 자기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명랑하고 투명한 마음으로 자기의 과거를 
    그리고 자기가 지금까지 그 속에 안주하고 있던 
    사회의 모습을 뚜렷이 살필 수 있게 되었다. 
    모순에 찬 사회의 허위 방종에 물들기만 한 귀족들의 생활 
    그러한 생활과 사회의 밑바닥에 존재하는 학대받는 많은 사람들의 존재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그들을 향해 마음이 움직이게 되었다. 
    카츄사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하여 일어선 그는 
    한 걸음 나아가서 모순에 찬 더럽혀진 
    사회의 구제를 위하여 일하지 않을 수 없음을 느꼈다
    네흐류도프가 시베리아의 죄수 숙박소를 방문하였을 때 
    그는 그 곳의 날로 앞에서 나무를 가지고 쪼그려 앉아 있는 심손을 보았다. 
    그와 함께 자루가 빠진 비로 방을 쓸고 있는 카츄사를 보았다. 
    카츄사는 그가 들어서는 것을 보고는 얼굴을 붉혔다
    "잠깐 조용히 말씀 드릴 일이 있는데..."
    심손이 네흐류도프에게 말하였다. 
    카츄사는 깜짝 놀라 두 사나이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네흐류도프의 얼굴을 보자 몹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마루에 나가자 심손은 침착한 말씨와 진지한 태도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실은 다름이 아니라 저는 당신과 카츄사와의 관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 번 말씀 드릴 의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카츄사와 결혼하고자 하는 마음을 그에게 고백하였다
    "...그러나 저 여자의 색에 빠진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녀를 세상의 갖은 고초를 다 겪은 훌륭한 부인으로서 사랑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녀에게서 아무것도 구하려 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녀를 구원하여 그녀의 앞길을 밝게 해 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심손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네흐류도프는 감격하여 말했다
    "저는 다만 제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카츄사의 짐을 가볍게 해 주려고 힘쓰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그녀의 자유를 속박하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카츄사가 당신과 같이 훌륭한 배우자를 얻은 것이 
    저로서도 대단히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카츄사의 복역 중 그 곁에서 보호해 주고 석방된 후에는 
    그녀와 결혼해야겠다는 처음의 계획을 네흐류도프는 포기하고 
    마침내 깨끗한 영혼을 도로 찾은 그녀를 심손에게 맡기기로 하고 
    그는 이제 다른 많은 괴로운 사람들을 위하여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나 그는 홀로 남게 되자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다. 
    카츄사는 자기를 사랑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던 것인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몇 달이 지났다. 
    여행지에서 네흐류도프는 변호사로부터 등기 우편을 받았다. 
    가슴이 설레였다. 
    그것은 바라고 바라던 카츄사의 감형 통지서였다. 
    감형 통지서 등본에는 도형을 유형으로 감형한다는 뜻이 적혀 있었다. 
    그는 이 소식을 가지고 음침한 감옥으로 카츄사를 찾아갔다. 
    그러나 카츄사는 감형의 통지를 들고 흥분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하지만 제발 염려 말아 주세요. 
    전 심손이 가는 곳을 따라갈 결심으로 있으니까요"
    두 사람은 작별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왔다
    "나는 영영 헤어지고 싶진 않소"
    네흐류도프는 말하였다. 
    "죄송합니다"
    카츄사는 그의 손을 쥐더니 곧 몸을 돌려 나갔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죄송합니다'라고 카츄사는 말했다. 
    이 말 속에서 네흐류도프는 그녀의 마음을 읽었다. 
    카츄사는 자기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자기의 호의를 굳이 거절하고 심손과 운명을 같이하여 
    영원히 파묻혀 버릴 각오를 했던 것임을 명백히 깨달았다
    감옥에서 돌아오자 네흐류도프는 자리에 들어가지 않고 한참 방 안을 왔다갔다 하였다. 
    카츄사와의 관계는 드디어 끊어졌다. 
    그것은 슬픈 일이다. 
    그러나 이제 또 한 가지 일이 그에게 남아 있었다. 
    그것은 그가 이제까지 목격하여 온 죄수들이 받고 있는 너무나도 비인도적인 처지 
    그리고 냉담한 처사 및 감옥의 비리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더욱 올바른 길을 인류는 걷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시정하는 일이 남았다
    오락가락하며 생각하는 데 지쳐 그는 램프 옆의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책상 위의 성경을 들어 읽기 시작하였다. 
    오랫동안 읽었다. 그리고 생각에 잠겼다. 
    마지막으로 그는 성경의 한 귀절을 되풀이하여 읽었다
    "하느님 나라와 그의 정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모든 것을 더하여 얻으리라"
    그리고 그는 외쳤다. 
    "그렇다. 하나의 일은 우선 끝맺었다. 이제 또 다른 일이 시작된다"
    그날 밤은 네흐류도프에게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그의 새로운 생활이 어떻게 끝맺을는지 그것은 다만 때가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