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5685

봄나들이 - 운중 김재덕

봄나들이 - 운중 김재덕 햇빛 따사로운 봄날에 꽁꽁 얼었던 대지를 녹여내고 품어주니 새싹이 움틀거리며 꽃을 피운다 살랑이는 봄바람 심신을 일깨우며 스며들듯 살며시 다가와 톡 톡 온몸을 자극하여 근질거릴 즈음에 산사에서 불어오는 봄 내음에 어느새 부산하게 외출을 준비한다 어디로 가볼까 어디쯤 가면 꽂내음 가득한 봄 향기를 만날 수 있을지 설렘에 가슴은 콩닥거리네 산수유 개나리 노오란 어여쁜 꽂을 상상하니 내 마음 나비 되어 꽃이 핀 들판을 한없이 거닐고 싶어라 봄나들이 향연을 들꽃향기에 이 한 몸 맡기며 느끼고 싶다 오래도록 이 행복 머물러주기를 행복하고 기쁜 마음으로 화창한 봄날에 인생 소풍을 간다

봄날 - 靑山 손병흥

봄날 - 靑山 손병흥연푸른 녹색 카페트 깔아놓은 산야벌 나비 불러모아 연분홍 꽃장식 하고서온 가득 풍겨나는 봄꽃 향기 맡으며따뜻한 봄햇살 속 나들이 떠나고픈사라졌다가 다시 부활하는 꿈들이설레이는 마음으로 다가서는 계절소리없는 향기 파랑개비 날리는싱그러운 맑은 햇볕 설레이는 마음활짝 핀 목련꽃 개나리 진달래수줍은 미소 노랫소리 흐르는 봄기지개 켠 채 맞이하는 기쁨 설레임오래 머무르지 않을 허망함 서글픔그러다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 버릴붙잡으려 해도 머무르지 않을 아쉬움문득 되살아나는 쓸쓸함 그리움들이더욱 마음에 와 닿는 인생의 덧없음결코 길지 않을 화사함에 둘러싸여토라진 애인처럼 돌아서던 서글픔조차멋진 풍경되고 분홍빛 색깔로 변해버린되살아나는 희미한 기운 아련한 옛 추억

개나리 핀 날에는 - 박고은

개나리 핀 날에는 - 박고은 봄볕이 익어가는 쓸쓸한 날에는 개나리 핀 마을에 가보라 수없는 잔별의 눈부심 화안히 트이는 들녘, 샛노란 빛깔만 보아도 마음 풀리고 가슴이 녹아들어 평화가 고요히 흐르는 곳 도란도란 이야기 속에는 갈등이란 추호도 없어 훈훈한 정만이 물씬 풍기는 화사한 꿈더미 세상, 봄바람이 눅어져서 왠지 허전한 날에는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핀 마을로 가보아라 벌 나비 떼 지어 날고 행복의 풍선이 둥실 떠오른ㅡ

꽃향기 - 정호승

꽃향기 - 정호승 내 무거운 짐들이꽃으로 피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 버리고 싶었으나 결코 버려지지 않는 결국은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 질질 끌고 온 아무리 버려도 뒤따라와 내 등에 걸터앉아 비시시 웃고 있는 버리면 버릴 수록 더욱더 무거워져 나를 비틀거리게 하는 비틀거리면 비틀거릴 수록 더욱 더 늘어나 나를 짓눌러 버리는 내 평생의 짐들이 이제는 꽃으로 피어나 그래도 길가에 꽃향기 가득했으면 좋겠네.

개나리 핀 날에는 - 박고은

개나리 핀 날에는 - 박고은 봄볕이 익어가는 쓸쓸한 날에는 개나리 핀 마을에 가보라 수없는 잔별의 눈부심 화안히 트이는 들녘, 샛노란 빛깔만 보아도 마음 풀리고 가슴이 녹아들어 평화가 고요히 흐르는 곳 도란도란 이야기 속에는 갈등이란 추호도 없어 훈훈한 정만이 물씬 풍기는 화사한 꿈더미 세상, 봄바람이 눅어져서 왠지 허전한 날에는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핀 마을로 가보아라 벌 나비 떼 지어 날고 행복의 풍선이 둥실 떠오른ㅡ

백조 - 스테판 말라르메(Stephane Mallarme)

백조 - 스테판 말라르메(Stephane Mallarme) 순결하고 생기 있어라 더욱 아름다운 오늘이여 사나운 날개짓으로 단번에 깨뜨려 버릴 것인가 쌀쌀하기 그지없는 호수의 두꺼운 얼음을 백조는 가만히 지나간 날을 생각한다 그토록 평화롭던 지난날의 추억이여 지금도 여기를 헤어나지 못함은 생명 넘치는 하늘 나라 노래를 안부른 벌이런가 이 추운 겨울날에 근심만 짙어진다 하늘나라의 영광을 잊어버린 죄로 깊이 지워진 고민의 멍에로 부터 백조의 넋을 놓아라, 땅은 그 날개를 놓지 않으리라 그 맑은 빛을 이 곳에 맡긴 그림자의 몸이여 세상을 멸시하던 싸늘한 꿈 속에 날며 유형의 날에 백조는 모욕의 옷을 입도다

봄이 강을 건너다 - 박종영

봄이 강을 건너다 - 박종영 산수유 노란 웃음으로 풀리는 고향의 봄, 샛강은 허리춤 곧추세워 징검다리 건너뛰고 아프게 흐르는 흙빛 물살, 자운영 꽃길 따라 산은 강을 건너고 강은 그림자 드리운 채 물가에 서 있다. 겹도는 구부나루 흐느끼는 안개, 그 안갯속으로 아득한 강줄기 흐르고 흘러 구진포 휘돌아 치니 회진이라 했던가, 지난겨울 칼끝 바람 언강을 가르더니 보송보송 버들강아지 찬 기운 몰아내느라 붕붕거린다. 해동기(解凍期) 맛 들여 풋대 세우는 청보리 물결, 긴 사래 끝자락 흩어진 풍경을 주어 모으고, 얇게 봄을 벗기는 유채꽃 웃음소리 오래된 그리움 데리고 와 꽃씨방 어르고, 몽탄나루 거슬러 오르는 버들치 물장구치는 소리 살아 있으므로 융숭한 영산강(榮山江)의 맥박소리 이때쯤, 날씬한 봄이 강을 건너온..

추억의 봄비 - 강해산

추억의 봄비 - 강해산저기 비가 오네요기나긴 외로움 속에서지쳐버린 마음에아련한 추억을 적셔 주네요한동안 잊었던 당신의아름다운 사랑이창을 두드리는 빗방울처럼귓전에 맴돌아가고참을 수 없는 그리움에하염없이 흐르는눈물은 빗물 되어 흘러내리네요겨우내 추위에 굳어버린추억에서 사라진 내가세상에는 없는 당신을 잊을까봐해마다 사월이 오면당신은 봄비 되어내 마음 속에 내리네요

봄비 - 고정희

봄비 - 고정희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오 그리운 이여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봄비 찰랑대는 수문을 쏴 열고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들에서 얼싸안고 아득히 흘러가자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