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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 리차드 바크 2.

Joyfule 2009. 4. 20. 01:04
     
    갈매기의 꿈 - 리차드 바크 2.  
     ㅡ Richard Bach ㅡ
    우리 모두 속에 살고 있는 진정한 조나단 시걸에게....
    가장 높이 날으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제 1부 - 2 
    날으는 법을 연구하는 데에 이런 시간 모두를 쓸 수 있다면 좋을텐데.... 
    배울 건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많지 않은가! 
    얼마 지나지 않아 조나단 시걸은 다시 바다 멀리 날아 비행 연습을 했다. 
    굶주리면서도 행복한 마음이었다. 
    그의 앞에 놓인 중요한 과제는 속도였다. 
    일주일 남짓 연습한 뒤 그는 살아 있는 어떤 갈매기보다도 더 빨리 날으는 법을 배웠다.
    그는 300 미터 상공에서 있는 힘을 다해 
    격렬하게 날개를 파닥이며 파도를 향해 심한 급강하했다. 
    그 결과 보통 갈매기들이 빠른 속도로 속도로 급강하를 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았다. 
    급강하를 하면 단 6초 안에 그는 시속 110 킬로미터의 속도를 낼 수 있게 되는데, 
    그 속도에서는 날개를 위로 치켜올리자마자 균형을 잃어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늘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고 같은 결과가 일어났다. 
    항상 능력의 극한점에서 연습하였기 때문에 빠른 속도에서는 균형을 잃었다.
    우선, 300 미터 상공까지 날아오른다. 
    처음에는 전력을 다해 똑바로 수평으로 날다가 
    다음에는 날개를 치면서 수직 급강하로 돌입한다. 
    그럴 때마다 왼쪽 날개가 들썩거리면서 세차게 왼쪽으로 뒤집히려 했다. 
    그리고 균형을 잡기 위해 오른쪽 날개를 위로 치켜들자마자 불처럼 파닥이며 
    그의 몸은 오른쪽으로 나선 상태가 되어 낙하하는 것이었다. 
    그는 깃을 쳐올리는 데 있어서 충분히 주의하지 못했다. 
    여러 번 같은 시도를 해 보았으나 시속 110 킬로미터 이상으로 나는 순간마다 
    그의 깃털은 엉망으로 휘감겨버리고 균형을 잃고 바다 속으로 처박히고 말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 그는 물에 흠뻑 젖은 채 생각했다 - 
    날개를 고속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시속 80 킬로미터까지는 날개를 치더라도 그 이상이 되면 
    날개를 편 채로 가만히 놔 두면 된다.
    600 미터 상공에서 다시 시도해 보았다.
    몸을 기울여 강하하고, 이어 시속 80 킬로미터를 돌파하자 
    그는 부리를 곧장 아래로 향하게 하고 날개를 완전히 편 채 고정시켰다.
    엄청난 힘이 필요했지만 결과는 아주 좋았다. 
    10초 안에 그는 시속 140 킬로미터로 날았다. 
    조나단 시걸은 갈매기 세계에서 비행 속도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러나 그의 승리는 한 순간에 불과했다. 
    급강하 후, 수면과 평행으로 날기 위해 양쪽 날개의 각도를 바꾸려 한 순간, 
    그는 지난번과 같이 끔찍한 재난을 당해야 했다. 
    시속 140 킬로미터의 속도로 바다에 충돌한 데 이어, 
    다이너마이트의 폭발과 같은 엄청난 충격이 조나단의 온 몸을 강타했다. 
    조나단 시걸은 온몸이 산산조각이 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벽돌처럼 단단한 바다에 처박히고 말았다.
    그가 의식을 되찾았을 때 태양은 이미 수평선 아래로 사라졌고, 
    그는 차가운 달빛을 받으며 바다 위를 표류하고 있었다. 
    양쪽 날개의 깃털이 부서지고 찢겨져서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그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실패에서 오는 참담한 절망감이었다. 
    절망감에서 오는 슬픔을 이기지 못한 조나단은, 
    자신의 몸을 바다 밑으로 슬그머니 끌어내려 만사가 끝나버렸으면 했다. 
    그런 나약한 심정으로 물 속에 잠긴 채 
    자신의 내부에서 울려 나오는 공허한 목소리를 들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한 마리의 갈매기일 뿐이다. 
    본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만약 내가 비행에 대해 보통 이상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존재라면, 
    나의 눈에는 다양하게 비행하는 방법이 정확히 보여야 했다. 
    내가 더욱 빨리 날도록 타고 났다면, 매의 짧은 날개를 가졌어야 했을 터이고, 
    물고기 대신 쥐를 먹고 살아야 한다. 
    아버지가 옳았다. 
    나의 이 어리석음을 잊어야 한다. 
    나는 갈매기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서 불쌍하고 제한된 갈매기로서의 자신에.... 
    즉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만족해야 한다. 
    목소리는 사라졌고 조나단은 그 말에 동감했다. 
    어두운 밤, 
    갈매기들이 있을 곳은 해변이다.... 그리고.... 
    그는 이 순간부터 한 마리의 착실하고 평범한 갈매기가 되기로 맹세했다. 
    그것은 모든 갈매기들을 즐겁게 할 것이다.
    그는 어두운 수면으로부터 간신히 날아올라 육지로 향하며 날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편한 저공 비행법을 미리 배워둔 것을 퍽 다행스럽고 대견하게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나 자신과는 인연을 끊어야 한다. 
    배우고 익힌 모든 비행술도 잊어야 해. 
    이제 나는 다른 갈매기와 똑같으며 그들처럼 날아야 한다. 
    그는 고통을 참으며 30 미터 상공으로까지 올라가 세차게 날개짓하며 해변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