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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 리차드 바크 6

Joyfule 2009. 4. 24. 00:37
      
      갈매기의 꿈 - 리차드 바크 6 ㅡ Richard Bach ㅡ 우리 모두 속에 살고 있는 진정한 조나단 시걸에게.... 가장 높이 날으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제 2부 - 1 과연 이것이 천국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조나단은 혼자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막 날아올라 하늘 속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하늘을 평가한다는 것은 그다지 좋은 태도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조나단은 어두운 대지를 지나 구름 위로 날아 올랐고 그 빛나는 갈매기와 편대를 이루어 하늘 속으로 날아들었을 때, 그는 자신의 모습도 그들처럼 빛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실로 그의 금빛 눈 뒤에서 항상 살고 있었던 바로 그 젊은 조나단이 거기 있었는데 겉모습은 상당히 달라져 있었다. 그것은 그저 보통 갈매기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날으는 모습은 이전보다 훨신 훌륭해져 있었다. 전에 절반도 안되는 힘으로 지상에서 가장 빨리 날 때보다 더 빨리 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의 깃털은 이제 하얀 눈송이처럼 찬란하게 빛났고, 양날개는 정교하게 잘 다듬어진 은(銀)처럼 매끄럽고 완벽했다.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이 새로운 날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어떻게 속도를 더 낼 수 있을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시속 400 킬로미터로 날면서, 그는 자기가 이제 수평 비행의 한계 속도에 도달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시속 440 킬로미터에 이르렀을 때 조나단은 그것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 속도임을 알고 대단히 실망했다. 새로운 날개와 온 몸이 낼 수 있는 속도 역시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비록 그것이 예전의 수평 비행보다 훨씬 더 빠른 것이라고 해도 여전히 거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 기록을 깨뜨리고 넘어서는 데는 무한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하늘에는 결코 한계가 있을 수 없다! 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때 구름이 걷히며 뒤에서 호위하던 다른 두 갈매기의 소리가 들려왔다. "무사히 착륙하기를 바란다, 조나단! " 그런 뒤 그들은 더 높은 곳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는 톱니바퀴 모양의 해안선을 따라서 바다 위를 날아갔다. 몇 마리 안되는 갈매기가 상승 기류를 이용하여 벼랑 위에서 날아 오르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수평선이 끝나는 북쪽 끝의 벼랑에서도 다른 갈매기들이 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왜 갈매기가 저토록 적을까? 마땅히 갈매기떼로 뒤덮여 있어야 하지 않는가? 새로운 광경, 새로운 생각, 새로운 의문이 조나단의 마음을 마구 뒤흔들어 놓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왜 갑자기 이렇게 피곤할까? 하늘의 갈매기는 결코 피곤하거나 잠을 잔다고도 여겨지지 않았다.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 땅에서의 생활에 대한 기억들은 거의 사라져 가고 있었다. 먹이를 잡기 위해 싸우던 일, 무리에서 추방당했던 괴로운 일 등 모두가 안개처럼 희미한 기억들로 사라져 갔다. 십여 마리의 갈매기들이 그를 맞이하기 위해서 해안선까지 나와 있었다. 어느 갈매기나 한결같이 말이 없었다. 다만, 그는 자신이 환영받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곳만이 그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날은 조나단에게는 실로 뜻깊은 날이었다. 아침에 해가 언제 떴는지조차 기억해 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는 해변에 착륙하기 위해 몸을 돌렸고 상공에서 속력을 늦춰 멈추기 위해 날개를 약간 파닥거린 뒤 가볍게 모래 위로 내려앉았다. 다른 갈매기들도 이어서 착륙했지만 단 한 마리도 그만큼 날개를 파닥거린 갈매기는 없었다. 그들은 매끈하고 탄탄한 은빛 날개를 쭉 펴 바람에 흘러가듯 날다가 선회하곤 하였다. 그러다가 그들은 깃의 각도를 순식간에 변화시켜서 발이 땅 위에 닿는 것과 동시에 완전하게 정지할 수 있었다. 정말로 아름다운 비행 조종이었지만 조나단은 지금 그렇게 해 보이기에는 너무나 피곤해 있었다. 그는 해변에 선 채로 아무 말도 없이 있다가 잠이 들었다. 그 후 조나단은 이곳에는 이제까지 그가 알고 있었던 것을 제외하고도 아직 배워야 할 비행 기술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것과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었다. 여기 있는 갈매기들은 조나단과 똑같은 생각을 가진 갈매기들이었다. 그들 각자의 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단 한 번 만이라도 새로운 목표를 성취하는 것이고 그것은 또한 가장 최선의 노력으로써 완벽한 성공을 이루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하고 싶어하는 것은 하늘을 나는 일이었다. 그들 모두는 아주 훌륭한 갈매기들이었으며 매일같이 비행 연습을 하여 진전된 비행술을 시험하며 시간을 보냈다. 조나단은 오랫동안 자신이 떠나온 세계의 일에 대해서 점점 잊어가고 있었다. 그곳에 모여 사는 갈매기들은 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은 알지도 못하며, 알려고도 하지 않는 갈매기들의 집단이며, 오로지 먹이를 찾거나 찾기 위해 싸우는 수단으로써 자신들의 날개를 사용하는 그런 세계였다. 그러나 조나단은 때때로 아주 잠깐씩 그곳을 기억해내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