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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골칫거리 2.

Joyfule 2008. 11. 29. 05:03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골칫거리 2.  
    주전자를 놓을 때 은받침이 덜그럭 소리를 내자, 
    그는 재빨리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머리를 쏙 집어 넣었다.
    아버지는 내게 다시 머리를 저어보였다.
    하지만 쟨 저러다 시럽에 빠져 죽을텐데요. 
    모든 곳에 시럽을 들이붓고 있으니 ,,, 
    그때 칼 퍼니아 아줌마가 나를 부엌으로 불러들였다.
    아줌마는 무척 화가 나 있었다. 
    화가 나면 그녀의 말투는 사뭇 달라져 버리고, 
    그렇지 않을 때는 메이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말솜씨를 과시했다. 
    아버지도 칼 아줌마는 다른 흑인들에 비해 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했었다.
    그녀가 거의 사팔이 되어 나를 내려다볼 때 깊은 눈가에는 잔주름이 잡혔다.
    우리처럼 먹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녀가 매섭게 속삭였다.
    그렇다고 해서 식탁 앞에서 무안을 주는 건 뭐야. 
    저 아인 친구지, 너의 친구. 탁자를 죄다 먹어치워도 놔둬야 해. 알아들었니? 
    쟤는 내 친구도 아닌데 ,,, 그냥 커닝햄인데 ,,, . 
    입 다물어. 누구건 이 집에 발을 들여놨으면 친구야. 
    그리고 다신 그런 식으로 대단한 일처럼 말하지 마. 
    커닝햄 집 아이를 데려온 이상 다 똑같아. 
    그들을 망신 당하게 할 만한 거리는 없어. 
    네가 식탁에서 먹을 자격이 없으면 여기 부엌에서 먹든지. 
    칼퍼니아 아줌마는 엉덩이를 따끔하게 때리곤 식당으로 밀어넣었다. 
    나는 접시를 들고 부엌에서 점심을 마저 먹었다. 
    어쨌든 나는 그들을 다시 보기가 멋쩍었다. 
    나는 칼 아줌마를 불러 또 이러면 난 베이커스에디 강에 가서 빠져죽을 거고 
    그렇게 되면 아줌마도 잘못을 뉘우치게 될 거라고 한마디 해주었다. 
    게다가 아줌마는 오늘도 나를 곤경에 빠뜨렸는데 
    그건 쓰는 법을 나에게 가르쳤기 때문이며, 
    그것도 순전히 아줌마 잘못이라고 마구 해댔다.
    쓸데없는 소리 좀 그만해, 응? 
    아줌마가 쏘아붙였다.
    오빠와 월터가 먼저 학교로 돌아가고 나는 뒤에 남아 
    칼 아줌마를 향한 내 불만에 대해 아버지의 의견을 들었다. 
    그건 혼자서 래들리 집 앞을 있는 힘껏 달려야 하더라도 중요한 일이었다.
    칼 아줌마는 저보다도 젬 오빠를 더 좋아해요. 
    나는 결론지어 말하며 아버지가 아줌마를 그만두게 할 수는 없는지를 물었다.
    젬이 너보다 훨씬 걱정을 덜 끼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니? 
    아버지의 목소리를 차가웠다.
    난 그녀를 내보낼 생각이 없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우린 칼 퍼니아가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나갈 수 없어. 
    칼이 널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나를 생각해 봐라. 
    앞으로 아줌마에게 더 신경쓰도록 해. 알아들었지? 
    나는 학교로 돌아왔다. 
    그 아줌마를 미워하면서 ,,, 
    갑작스런 비명소리가 나의 중오심을 흐트러 놓았다. 
    캐롤라인 선생님이 교실 가운데에 서서 공포에 질려 있었다. 
    그녀의 안색은 인내하는 빛이 역력했다.
    살아 있어! 
    선생님이 소리쳤다.
    교실에 있는 남자아이들이 선생님 옆으로 몰려갔다.
     맙소사. 선생님은 쥐 한 마리에 놀라는 것 같았다. 
    자연현상과 모든 생물에 대해 참을성이 많은 리틀 척이 선생님을 향해 외쳤다.
    어디에요, 선생님! 어느 쪽으로 갔는 데요. 빨리요! 디시.
    그는 뒤에 있는 남자애에게 돌아섰다.
    디시, 문 닫아. 도망 못 가게. 어서요, 선생님. 어디로 갔어요? 
    캐롤라인 선생님은 떨리는 손가락으로 바닥도 책상도 아닌 곳을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가리킨 건 내가 모르는 웬 덩치 큰 아이였다. 
    리틀 척이 양미간을 찌푸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이것 때문에 그러시는 거예요?
     맞아요, 이건 살아 있어요. 선생님은 이것 때문에 놀라셨나 보죠? 
    캐롤라인 선생님은 이미 자포자기하여 천천히 말했다.
    그냥 걷고 있는데 저것이 머릿속에서 기어나오지 뭐니 ,,, 
    머릿속에서 그냥 기어나오는 거야. 
    리틀 척은 거침없이 이를 드러내보이며 웃었다.
    이를 무서워하실 필요는 없어요. 한 번도 못 보셨나 보죠? 
    이젠 됐어요. 책상으로 가셔서 수업하셔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