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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골칫거리 4.

Joyfule 2008. 12. 1. 08:25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골칫거리 4.  
    그 아인 선생님이 우는 걸 확인하고서야 건물 밖으로 내달았다.
    우리들은 곧장 선생님 책상으로 몰려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선생님을 위로했다.
    정말 못된 아이야, 비겁한 짓을 하다니 ,,, 
    그런 앤 배울 가치도 없어요. 메이컴엔 저런 애가 없는데요,
     선생님. 신경쓰지 마시구요. 책 읽어주세요. 
    그 고양이 이야긴 정말 재미있었어요 ,,, 
    선생님 ,,, . 
    캐롤라인 선생님은 힘없이 웃으며 코를 풀었다.
    고맙구나, 얘들아. 
    우리들은 제자리로 돌아와 책을 펼쳤다. 
    이번엔 공회당에 사는 두꺼비에 대한 긴 이야기였으며 
    우리 일학년짜리들은 모두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했다.
    나는 그날 우울했다. 게다가 네 차례나 래들리 집 앞을 지나쳤는데, 
    그중 두 번은 있는 힘을 다해 뛰어야 했다. 
    나는 그집 때문에 더욱 우울해졌다. 
    나머지 학교생활도 첫날처럼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충만함이라도 있다면 조금은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홉 달 동안을 읽기와 쓰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니 도망치고만 싶어졌다.
    늦은 오후 우리의 놀이도 끝마쳐야 할 무렵, 
    사무실에서 돌아오는 아버지를 마중하러 
    젬 오빠와 함께 달려가면서도 나는 그다지 열심히 뛰지 않았다. 
    아버지가 저 멀리 우체국 건물을 돌아나올 때 
    그리로 힘껏 달려가는 것이 우리들 일상의 반복이었는데도 말이다.
    아버지는 점심 식사때 내가 품위를 잃은 것에 대해 잊은 듯했고, 
    학교생활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나의 대답은 네, 아니오 정도였고 아버지는 그 이상 묻지 않았다.
    칼퍼니아 아줌마도 오늘이 내게 있어 힘든 하루란 걸 알아차렸는지 
    저녁 요리만드는 것을 구경하게 해주었다.
    자, 눈 감고 입을 벌려봐라. 
    그녀가 바삭바삭한 크래킹 빵을 만드는 일은 흔치 않았다. 
    그 동안은 시간이 없어서 그랬지만 
    오늘은 우리 둘 모두 학교에 가고 나니 한가한 하루였다고 했다. 
    아줌마는 내가 크래킹 빵을 무척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늘은 네가 없어서 허전했단다. 
    두시까진 집이 텅 빈 것 같아 라디오를 다 틀었대두. 
    아무리 그랬을까. 오빠와 나는 비오는 날만 빼고는 집에 있지도 않았잖아요. 
    그렇지, 하지만 너희 둘 중 한 명은 집 근처 어딘가에 늘 있었지. 
    나는 너희들을 따라다니고 불러대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했는지를 생각해봤단다. 
    자, 이제 다 됐나보다. 
    그녀는 의자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빵이 다 구워진 모양이야. 저기서 저녁상 차리는 걸 좀 도와주렴.
    칼 퍼니아 아줌마는 허리를 굽혀 뺨에 키스했다.
    나는 아줌마가 왜 그럴까를 생각하며 뛰어나왔다. 
    그녀는 내게 화해하고 싶은 거야. 맞아, 
    나에겐 항상 너무 엄했다는 걸 알게 된 거야. 
    미안하다고 말하기엔 칼 아줌마는 고집이 너무 센 거야. 
    나는 이미 그날의 일로 지쳐 있었다.
    저녁 식사후 아버지는 신문을 펼치고 앉아 나를 불렀다.
    스카웃, 읽을 준비 됐니? 
    하느님은 내가 견뎌내기 어려운 시련을 주려나 보다. 
    내가 현관 밖으로 뛰쳐나오자 아버지가 서둘러 따라나왔다.
    무슨 일이지, 스카웃? 
    나는 기분이 몹시 언짢으며 아빠만 괜찮다면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다리를 포개고 그네에 앉아 주머니를 더듬었다.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 있을 때면 늘 보이는 행동이었다. 
    나는 나의 입장을 분명히 할 핑계를 찾았고 아버지는 온화한 침묵으로 기다려주었다.
    아빠도 학교에 다니지 않았잖아요. 
    할아버지가 아빠와 잭 삼촌을 가르치신 것처럼 저도 집에서 가르쳐주세요. 
    아니, 난 그럴 수 없다. 
    아빠는 돈을 벌어서 생계를 꾸려가야 하고 
    너를 학교에 안 보내면 그들이 나를 감옥에 보낼 거야. 
    오늘은 진정제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일을 학교에 가도록 해라. 
    전 아무렇지도 않아요. 정말이에요. 
    그렇겠지. 어서 무슨 일인지 말해봐. 
    나는 수업 첫날 내가 당해야 했던 불운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선생님은 아빠의 가르침이 잘못되었다는 거예요. 
    더이상 읽기도 할 수가 없어요,
    언제까지나요. 제발 학교에 보내지 마세요, 네? 아빠. 
    아버지는 일어나 현관 입구 쪽에 있는 등나무를 살피더니 다시 내게 다가왔다.
    첫째로, 스카웃, 네가 아주 간단한 요령을 배운다면 
    넌 모든 사람과 훨씬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그건 그들이 보는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는한 
    절대로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거지 ,,, . 
    네? 
    네가 그들의 입장이 되어봐야 한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