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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20. 죄 많은 남자 이야기1.

Joyfule 2009. 2. 28. 05:51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20.  죄 많은 남자 이야기1.   
    이곳으로 돌아와봐라. 네 뱃속을 가라앉힐 만한 것이 있으니까. 
    돌퍼스 레이먼드 씨는 기분 나쁜 사람으로 
    그의 초대가 마음에 내키지 않았으나 딜은 따라갔다. 
    왠지 레이먼드 씨와 가까워지는 것을 아버지는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알렉산드라 고모는 싫어할 것이 분명했다.
    자, 여기. 
    그 아저씨는 스트로가 꽂혀 있는 종이봉지를 딜에게 내밀었다.
    한 모금 쭉 빨아봐라. 좀 진정될 거다. 
    딜이 한 모금 빨고는 씩 웃으며 스트로를 빼냈다.
    히히. 
    분명 어린이를 타락시킨 것을 즐거워하는 듯한 웃음이었다.
    딜, 너 조심해. 
    내가 경고했다. 딜이 스트로를 놓으며 싱긋 웃었다.
    스카웃, 이건 그냥 코카콜라야. 코카콜라라구. 
    풀밭에 누워 있던 레이먼드 씨가 나무에 기대앉았다.
    너희 어린양반들, 날 고자질하진 않겠지, 그렇지? 
    내 명성에 금이 가는 건 곤란하거든. 
    그러면 아저씨가 마신 건 그냥 코카콜라였다는 말씀이세요? 
    아무 것도 안 탄 코카콜라요? 
    그럼요, 꼬마아가씨. 
    레이먼드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아저씨의 냄새가 좋았다. 
    그것은 가죽이나 말, 목화씨 같은 것이 뒤섞인 냄새였다. 
    그는 언제나 영국제 승마부츠를 신고 있었다.
    내가 평소에 마시는 건 바로 그거였단다. 
    그러면 아저씬 그냥 혼혈아인 체하신 거예요? 
    어머, 죄송합니다, 아저씨. 
    난 자제를 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 . 
    레이먼드 씨는 감정이 조금도 상하지 않은 듯 껄껄 웃었다. 
    나는 다시 분별있는 질문을 짜내려 노력했다.
    그럼 왜 그렇게 하세요? 
    아, 네 말은 내가 왜 그런 척하느냐 이 말이지? 
    그건 아주 간단하지. 사람들 중엔 말이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단다. 
    난 그런 것에 개의치도 않고, 그래서 지옥이나 떨어지라고 말할 수 있는 거지. 
    그들이 싫어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해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들을 향해 지옥이나 갈 것들이라고 악담할 순 없겠지, 그렇지? 
    그럼요, 아저씨. 
    딜과 나는 동시에 대답했다.
    자, 봐라. 난 그들에게 핑계를 주고 싶을 뿐이야. 
    그들의 판단력에 빗장을 걸게 한다면 그것이 바로 그들을 돕는 거니까. 
    내가 읍내에 나가는 건 드문 일이지만, 
    그럴 때면 이 종이봉지에서 술을 마시는 것처럼 꾸미는 거지. 
    그러면 사람들은 말이다, 
    저 돌퍼스 레이먼드는 위스키 손아귀에 걸려 있다고 말한단다. 
    그것이 바로 내 삶이 나아질 수 없는 이유이며, 
    나 자신도 추스르지 못해 이렇게 살아가는 거라고 말이다. 
    그건 정직하지 않아요, 레이먼드 아저씨. 
    아저씨 그대로의 모습으로 행동하는 것이 더 좋은 텐데요. 
    그래, 그건 정직하지 못하지. 
    하지만 사람들에겐 많은 도움이 될 거야. 비밀인데 말이다, 
    사실 난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거든. 
    그러나 이것이 내가 원하는 삶이라는 걸 그들은 
    절대로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너도 알게 될 거야. 
    나는 혼혈아를 낳고도 누가 그걸 알아도 상관하지 않는 
    여기 이 죄 많은 남자의 이야기를 들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묘하게도 나를 매혹시키고 있었다. 
    나는 자기 자신을 고의적으로 기만하는 존재와 
    마주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을 말할 정도로 
    우리를 신뢰하는 까닭이 뭔지 궁금해져서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