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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 리차드 바크 12.

Joyfule 2009. 4. 30. 05:01
     
    갈매기의 꿈 - 리차드 바크 12.  
     ㅡ Richard Bach ㅡ
    우리 모두 속에 살고 있는 진정한 조나단 시걸에게....
    가장 높이 날으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제 3부 - 2  
    그의 가르침을 받던 제자들은 순간적으로 고민에 빠졌다. 
    왜냐하면 추방된 갈매기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갈매기떼의 규칙이기 때문이며
    또한 그 규칙은 1만 년 동안 한 번도 깨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규칙을 따르자면 머물러야 했고, 조나단의 말을 따르자면 가야 했다. 
    그러나 조나단은 이미 바다 멀리 가고 있었다. 
    만약, 더 이상 출발하지 않고 지체하고 있으면 
    조나단 혼자서 적의에 찬 갈매기떼에게로 돌아가는 셈이 되는 것이다.
    "하기야 우리가 이미 갈매기떼의 일원이 아니라면 그 규칙을 따라야 할 필요는 없잖아?" 
    플레처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게다가, 만약 그곳에서 한바탕 싸움이라도 난다면 
    여기서보다는 거기 있어야 더 많은 도움이 될 거고.... "
    이리하여 그 날 아침에 조나단을 포함한 8마리의 갈매기는 날개에 날개를 맞대고 
    이중 다이아몬드 형태의 편대를 지어서 서쪽으로부터 동쪽으로 줄지어 날아갔다.
    그들은 시속 270 킬로미터의 속도로 갈매기들의 회의 장소인 해안을 통과했다. 
    조나단이 앞장을 섰고, 그 오른쪽으로 플레처가 유연하게 날고 있었으며 
    왼쪽에는 헨리 칼빈이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날고 있었다. 
    이윽고 편대 전체가 한마리의 커다란 새처럼 천천히 오른쪽으로 돌았고.... 
    수평 비행을 하다가.... 회전하면서 배면 비행을 하다가.... 다시 수평 비행을 했는데, 
    바람이 같은 방향으로 불어 그들의 비행을 더욱 경쾌하게 해 주었다.
    그들의 편대는 마치 거대한 칼날처럼 
    갈매기떼의 일상적인 꺽꺽 하는 소리들은 단칼에 베어 버렸다.
    8천 마리의 갈매기들의 눈은 단 한 번도 깜박거리지 않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8마리의 갈매기들은 한 마리씩 상승하여 완벽한 재주넘기 비행을 했다. 
    그리고 초고속 수직 착륙으로 모래 위에 사뿐히 내려 앉았다. 
    그리고 나서 조나단은 이러한 일은 지극히 일상적인 것으로써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듯이 그 비행에 관한 강평을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먼저.... "
    조나단은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너희들은 모두 처음 합류하는 데 조금 늦었다.... "
    이 말은 갈매기떼 전체를 번개처럼 뚫었다. 
    그들은 추방당한 갈매기가 아닌가! 
    그런데 그들이 돌아왔단 말이지!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있을까!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 저들은 분명히 추방당했던 갈매기들이야." 
    무리 중의 젊은 갈매기가 말했다.
    "그런데 이봐, 저들은 도대체 어디서 저렇게 날으는 것을 배웠을까?" 
    그리고 한 시간쯤 지나자 연장자 갈매기의 말이 갈매기떼에게로 전해졌다.  
    그들을 아는 체 하지 말라. 
    추방되었던 갈매기들에게 말을 거는 갈매기는 누구를 막론하고 
    즉시 추방당할 것이다. 
    추방되었던 갈매기에게 관심을 두는 자는 우리 갈매기족의 규칙을 어기는 것이다." 
    이런 말이 전해지자 회색 깃털을 가진 갈매기들은 
    조나단에게서 등을 돌리고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나단은 그러한 일에 별로 신경을 쓰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는 갈매기들이 회의를 열곤 하는 해안 위에서 연습 비행을 시작했는데, 
    조나단은 처음으로 그의 생도들에게 능력을 다하라고 촉구하기 시작했다.
    "마틴! "
    그는 하늘을 가로질러 소리쳤다.
    "너는 네가 저속 비행을 완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것을 증명해 보이기 전에는 결코 익혔다고 할 수 없다!"
    아주 어리지만 침착하고 귀여운 마틴 윌리엄은 
    그를 가르쳐 주는 선생님의 정열에 사로잡혀 
    최선을 다한 덕분으로 저속 비행의 명수가 되었다. 
    잔잔히 불어오는 미풍 속에서도 그는 날개 한번 파닥거리지 않고 
    쉽고도 유연하게 모래사장에서 
    구름 위를 날아 올랐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올 수 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찰스 롤랜드는 거대한 산바람을 7천2백 미터나 거슬러 올라갔다가 
    차고 희박한 공기로 인해 창백해져서 내려왔지만 놀람과 행복감에 젖어 
    내일은 더 높이 날아 오르겠다고 결심 하였다.
    누구보다도 곡예 비행을 좋아하는 플레처는 16방위점 수직 저속 회전 비행을 정복했고, 
    다음 날은 세 번 계속해서 옆으로 재주넘기 곡예 비행을 완전히 습득했다. 
    그의 깃털은 그의 비행을 슬쩍슬쩍 훔쳐보는 눈들이 있는 해변을 향해 
    흰 빛을 눈부시게 반사시켰다.
    조나단은 그가 가르치는 제자들 옆에 항상 붙어서 모범 비행을 보여주는 한편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도 엄격하게 지도하고 있었다. 
    그는 그들과 함께 야간 비행 연습을 하였고 구름과 바람속을 자유롭게 날아다녔다. 
    그동안 회색 깃털을 가진 갈매기떼는 땅 위에서 
    여전히 서로의 먹이와 권력 다툼으로 비참하게 싸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