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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10. 앵무새를 죽이는 일은 죄 2

Joyfule 2009. 1. 3. 06:47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10. 앵무새를 죽이는 일은 죄 2  
    아버지가 집에 들르는 점심때쯤 난 길 건너를 겨냥하며 나의 울타리 안에 웅크리고 있었다.
    무얼 쏘려는 거지? 
    머디 아줌마 엉덩이요. 
    아버지는 돌아서서 관목 위로 허리를 굽히고 있는 나의 넉넉한 표적을 쳐다보았다. 
    그리곤 모자를 뒤로 젖히며 건너편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머디, 경고할 게 있어요. 지금 당신은 엄청난 위험 속에 빠져있소. 
    머디 아줌마가 몸을 일으켜 내 쪽을 바라보았다.
    애티커스, 당신을 정말 지옥에서 온 악마예요. 
    그때 아버지는 돌아서서 총을 내리게 하곤 절대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누지 말라고 당부했다.
    사실 난 아버지가 지옥의 악마라도 되길 바랐다. 
    그래서 칼퍼니아 아줌마에게 그 문제에 대해 다시 말을 꺼냈다.
    핀치 변호사님? 물론 하시는 일이 많지. 
    예를 들어서 어떤 거요? 
    칼퍼니아 아줌마는 머리를 긁적였다.
    글쎄, 잘은 모르겠구나. 
    오빠는 아버지도 감리교팀으로 참가할지 어쩔지 궁금해 했다. 
    그에 대해 아버지는 그런 종류의 일을 하기엔 자신이 너무 늙었고 
    잘못하다간 목이 부러질 거라고 답변했다. 
    감리교인들은 교회의 저당금 전액을 지불하기 위해 
    침례교인들에게 축구로 도전을 했고 
    아버지를 제외한 이 마을 모든 아버지들이 그 경기에 참여했던 것이다. 
    그것에 대해 오빠는 가기도 싫다고 했지만 어떤 형태로든 축구경기를 못 본 척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오빠는 아버지와 나와 함께 침례교도팀에서 훌륭한 터치다운을 보여주는
     세실 제이콥의 아버지를 침울하게 바라보았다.
    어느 토요일 오후였다. 
    오빠와 나는 토끼나, 다람쥐 등을 맞힐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공기총으로 사냥을 시작했다. 
    래들리 집 저쪽으로 오백 야드 정도 갔을 때 
    오빠가 거리 저 아래쪽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여 눈의 초점을 최대한 집중시켜 보고 있었다.
    뭘 보는 거야? 
    저 아래, 늙은 개. 저거 늙은 팀 존슨 같지 않니? 
    맞아. 
    팀 존슨은 해리 존슨 씨네 개인데, 그분은 모빌버스로 달려야 하는 마을 남쪽 끝에 살고 있었다. 
    팀은 다갈색의 사냥개로 한때는 메이컴의 사랑을 독차지했었다.
    뭘 하고 있는 걸까? 
    나도 몰라, 스카웃. 집으로 가야겠다. 
    오, 오빠 지금은 이월이야. 여름도 아닌데 저 개가 미쳤을 리도 없잖아. 
    상관없어. 칼 아줌마에게 얘기해야겠어. 
    우리는 집으로 달려와 부엌으로 뛰어들었다.
    칼 아줌마, 저 보도 아래로 잠깐 나가보세요. 
    왜? 난 지금 바쁘단다. 
    저 아래 늙은 개가 좀 이상해요. 
    칼퍼니아 아줌마는 한숨을 쉬었다.
    난 지금 개의 상처나 봐줄 시간이 없단다. 침실에 거즈가 있으니 네가 해주렴. 
    오빠가 고개를 저었다.
    아픈 것 같아요. 뭔가 잘못됐어요. 
    무슨 짓을 하는데? 꼬리라도 잡으려 하던? 
    아뇨, 이렇게 ,,, . 
    오빠는 금붕어처럼 헐떡거리며 어깨를 둥글게 구부리고 몸을 비틀었다.
    방향도 없이 이렇게 가는데요. 
    꾸며대는 건 아니겠지, 젬 핀치? 
    칼퍼니아 아줌마의 목소리가 굳어졌다.
    정말이에요. 
    그 개가 뛰던? 
    아뇨, 그냥 어슬렁거려요. 
    너무 느려서 잘 알아볼 수도 없지만 어쨌든 이리로 오고 있어요. 
    칼퍼니아 아줌마는 손을 헹구고 오빠를 따라 마당으로 나갔다.
    아무 것도 없는데? 
    그리고 래들리 집 너머까지 따라와 오빠가 가리키는 곳을 살펴보았다.
     팀 존슨이 저 멀리 마치 
    하나의 점무늬처럼 보이더니 점점 가까워졌다. 
    그것은 오른쪽 다리가 왼쪽보다 짧은 듯 일정치 않게 걸어 
    마치 모래바닥에 박혀 있는 자동차를 연상시켰다.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버렸군. 
    오빠가 말했다.
    칼퍼니아 아줌마가 한참을 노려보더니 우리의 어깨를 움켜잡고 집으로 몰았다. 
    그리곤 나무문을 닫고 전화기를 들어 소리쳤다.
    핀치 변호사님, 저 칼인데요. 저, 저쪽 길에 미친개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 
    이, 이 길로요. 네 그건, 팀 존슨이 ,,, 틀림없어요, 
    네 ,,, 네 변호사님 ,,, 네. 
    아버지가 뭐라시는지 우리가 물으려 하자 
    아줌마는 머리를 흔들며 다시 수화기를 덜컥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