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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11. 동백꽃과 두보스 할머니 7

Joyfule 2009. 1. 13. 02:50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11. 동백꽃과 두보스 할머니 7  
    두보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젬. 
    그곳에 내가 도착하고 몇 분 후에 ,,, .    
    오, 잘 돌아가셨네요.   
    오빠가 심술궂게 말했다.   
    그래, 그분은 이제 더이상 고통스럽지 않을 게다. 
    그분은 오랜 시간 병에 시달려왔거든. 
    그 발작이 왜 그런지를 몰랐겠지?   
    오빠가 머리를 끄덕였다.   
    두보스 할머니는 모르핀 중독자였지. 
    그것을 진통제로 몇 년간을 써온 거야. 의사가 그걸 권했단다. 
    그것으로 남은 생애를 심한 고통 없이 마쳤지만 그녀는 매우 ,,, .    
    네?   오빠가 재촉했다.   
    네가 그 엉뚱한 짓을 하기 전에 그분은 유산상속 문제로 나를 부르셨단다. 
    레이놀드 선생님이 생명이 한 달 정도 남았다고 하셨지. 
    모든 것이 완전하게 정리되어 있었단다. 
    그런데도 그분은  한 가지 정리하지 못한 것이 있어 라고 말씀하셨거든.    
    그게 무엇이었는데요?   
    오빠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성급해 했다.   
    그분은 이 세상 어떠한 것에도 매이지 않고 떠나고 싶다고 하셨단다, 
    젬. 네가 만약 할머니처럼 고통스러웠다면 
    넌 모르핀 주사 정도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을 게다. 
    하지만 그분은 그러지 않았다. 
    자신이 죽기 전에 그걸 깨뜨리려 했던 거야. 
    그래, 바로 그것이었단다.    
    그럼 그 발작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렇지, 
    네가 읽는 것을 그분이 한 마디라도 제대로 듣고 있었는지 모르겠구나. 
    그분의 모든 정신과 육체는 그 자명종에 집중되어 있었거든. 
    네가 그분의 덫에 걸려들지 않았다 해도 내가 널 보냈을 거다. 
    그건 그분을 조금이나마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 ,,, .   
     할머니는 편안히 돌아가셨나요?    
    산속의 공기처럼 편안히. 
    그분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의식이 있었단다. 
    그리고 아주 심술사나웠지.   
    그 말씀 도중에 아버지는 오빠를 향해 미소지었다.   
    그분은 내가 하는 일에 여전히 반대였고 
    내가 널 감옥에서 빼내느라 보석금 마련에 평생을 보내야 할 거라고 하셨단다. 
    그분이 이 상자를 네게 보내셨다.   
    아버지가 손을 뻗어 캔디상자를 오빠에게 건네주셨다.  
    오빠가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물에 적신 솜뭉치 위에 
    하얗고 초를 먹인 듯한 동백꽃이 제모습을 잃지 않고 놓여 있었다.  
    오빠의 눈이 머리에서 튀어나올 듯했다.   
    지옥 마귀, 늙은 지옥 악마!   
    오빠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상자를 내동댕이쳤다.  
     왜 나를 가만 놔두지 않는 거예요!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 오빠 앞에 다가섰다. 
    오빠는 아버지의 셔츠에 얼굴을 묻었다.   
    쉬이, 그분은 이것으로 네게 이야길 하려 하신 거다. 
    모든 것이 잘 됐다. 
    두보스 할머니는 훌륭한 부인이셨고, 젬, 알았지?    
    훌륭한 부인이라구요?   
    오빠가 새빨개진 얼굴을 돌렸다.   
    아빠께 그런 말을 했는데도 훌륭한 부인이라구요?    
    그분은 훌륭하셨다. 
    물론 나와는 다른 견해였지만 사물에 대한 안목이 있으셨지. 
    젬, 난 이미 말했듯이, 
    네가 그런 행동을 안 했다 해도 내가 널 그분께 보냈을 거야. 
    그 이유는 그분의 어떤 것을 네가 배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나는 네게 진짜 용기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었다. 
    총이나 들고 있는 남자들의 어줍잖은 용기가 아닌 진짜 용기 말이다. 
    너도 조금은 느꼈겠지만 그건 시작이 되었고 
    무엇이 되었건 그걸 통해 배우게 된 거야. 
    넌 좀처럼 승리감을 맛볼 수 없겠지. 
    하지만 때때로 승리자가 될 것이다. 
    두보스 할머니는 승리한 거야. 아흔여덟 살의 노인이 말이다. 
    그분은 마음먹은 대로 어떤 것에도 매이지 않고 떠나신 거지.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 가장 용감한 분이셨다.   
    캔디상자를 들어 불 속으로 던져버린 오빠는 동백꽃을 집어 만지작거렸다. 
    나는 천천히 내 방으로 가려고 그 자리를 떴고, 아버지는 신문을 펼쳐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