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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17. 당신은 왼손잡이군요, 이웰 선생 4

Joyfule 2009. 2. 14. 01:39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17. 당신은 왼손잡이군요, 이웰 선생 4   
    어떤 말로도 오빠를 이곳에서 나가게 할 수는 없었다. 
    난 오빠의 고집이 물러서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으로 일단락되었고, 딜과 나는 그대로 있을 수 있었지만, 
    아버지가 보려고만 한다면 쉽게 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테일러 판사가 망치를 세게 내리쳤고, 
    이웰 씨는 증인석에서 자신이 연출한 장면을 떠올리며 점잔을 빼고 앉아 있었다.
    테일러 판사의 망치소리는, 여행자이기라도 한 듯한 
    그의 태도를 샐쭉하고 긴장되어 중얼거리는 군중의 모습으로 바꾸어놓았다. 
    내려치는 망치소리가 점점 낮아지고 있었다. 
    그 법정 안의 유일한 소리는 판사가 연필로 의자를 두드리는 희미한 톡톡 소리였다.
    법정 안이 다시 조용해지자 테일러 판사는 몸을 의자 깊숙이 파묻었다. 
    그는 갑자기 지친 듯 보였고, 늙수그레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보였다. 
    얼핏 테일러 판사는 그의 부인과 키스를 자주 하지 않는다는 아버지의 얘기가 떠올랐다. 
    그는 일흔 살 가까이 되었던 것이다.
    테일러 판사가 말했다.
    "요청이 있습니다. 이 법정 안의 모든 분께, 
    최소한 여자분과 아이들을 위해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은 원하는 것을 듣고 보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여러분의 자녀에게 들려줄 권리도 있습니다. 
    단 지금 분명히 다짐할 일은 조용히 듣고 보아달라는 겁니다. 
    그럴 수 없다면 이 법정을 떠나주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법정모독죄에 해당되는 일 없이 모두 이곳에 남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웰 씨,
     당신은 가능한 한 크리스찬 다운 언행으로 증언해주시기 바랍니다. 
    길머 씨, 계속하시오." 
    이웰 씨는 마치 벙어리를 연상시켰다. 
    그는 분명 테일러 판사가 지적한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을 것이다. 
    그의 입은 침묵 속에 고투했지만 판사가 한 말의 요지는 그의 얼굴에 각인된 듯했다. 
    반면에 테일러 판사에게는 절대 감출 수 없는 진지함이 드러났다. 
    그는 이웰 씨가 감히 자신을 속이기라도 한다는 듯 
    증인석의 그를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길머 씨와 의미있는 눈짓을 주고 받은 후 의자에 앉았다. 
    손을 뺨에 대고 있어서 얼굴은 전혀 볼 수 없었다. 
    테일러 판사의 발언이 진행을 방해하고 있었으므로, 
    길머 씨는 더욱 난감해 하고 있었다.
    "이웰 씨, 피고가 당신의 딸과 성교하는 걸 직접 보았습니까?" 
    "네, 보았습니다." 
     방청객들은 조용했고 피고가 무엇인가를 말했다. 
    아버지가 톰 로빈슨에게 속삭였으나,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당신은 창문에 있었다고 했지요? "
    "네, 그렇습니다." 
    "마당에서의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약 삼 피트였습죠." 
    "방 안을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까?" 
    "네, 검사님." 
    "그 방은 어떤 상태였습니까?" 
    "그러니까 ,,, 마치 싸움이라도 벌어진 듯 모든 것이 팽개쳐져 있었습죠." 
    "당신은 피고를 보고 어떻게 했습니까?" 
    "저 ,,, 집을 돌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때 그가 앞문으로 달아났지요. 전 그를 똑똑히 봤습니다. 
    네, 마옐라에게 정신이 팔려 그놈을 쫓아가지 못한 채 집 안으로 뛰어들어가 보니 
    딸애가 마룻바닥에 엎드려 큰소리로 울고 있지 뭡니까?" 
    "그 다음엔 어떻게 했습니까? "
    "물론 테이트 씨에게 달려갔습죠. 전 그놈이 누군지 알았으니까요. 
    그럼요, 매일 우리집 앞을 지나는 저 아래 검둥이 마을에 사는 저 ,,, 
    판사님, 전 저 아래 온상을 치워달라고 십오 년간이나 군청에 탄원했습죠. 
    위험한 데다가 내 땅의 가치를 떨어뜨리니까요." 
    "자, 수고하셨습니다. 이웰 씨."' 
    길머 씨가 서둘러 말했다.
    그 증인은 증인석에서 황급히 내려오느라 
    그에게 질문하려고 일어난 아버지와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테일러 판사의 묵인 아래 법정 안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잠깐만요, 선생." 
    아버지가 친절하게 불러세웠다.
    "한두 가지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이웰 씨는 증인석으로 되돌아가 자리를 잡고는 
    야릇한 표정을 띤 거만한 얼굴로 아버지를 주시했다. 
    메이컴의 증인들이 상대방을 대할 때 나타내는 몸짓이었다.
    "이웰 씨," 
    아버지가 얘기를 시작했다.
    "그날 밤은 모두들 뛰기에 바쁜 날이었군요. 
    당신은 집으로 뛰고 창문으로 뛰고 다시 안으로 뛰다가 또 마옐라에게 뛰어갔습니다. 
    또 테이트 씨에게도 뛰어갔습니다. 그렇죠? 
    그렇게 뛰면서 의사에게도 뛰어갔습니까? "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접 보았으니까요." 
    "그렇다면 당신은 마옐라의 상태에는 관심이 없었습니까? "
    "물론 관심있었죠. 전 누가 그랬는지 봤으니까요." 
    "그게 아니라 난 그녀의 육체적 상해를 말하는 겁니다. 
    당신은 당연히 딸의 상해에 대해 즉각적인 의료조치를 서둘러야 하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뭐라구요? "
    "즉각적으로 그녀를 의사에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까?" 
    증인은 그런 것은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고 평생 의사를 불러본 적도 없다고 했다. 
    설령 그렇게 했더라도 괜히 돈만 없앴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다시 아버지에게 물었다.
    "이젠 다 된 겁니까?" 
    "아직 아닙니다." 
    아버지가 편안하게 대답했다.
    그 증인은 증인석에서 황급히 내려오느라 
    그에게 질문하려고 일어난 아버지와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테일러 판사의 묵인 아래 법정 안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잠깐만요, 선생." 
    아버지가 친절하게 불러세웠다.
    "한두 가지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이웰 씨는 증인석으로 되돌아가 자리를 잡고는 
    야릇한 표정을 띤 거만한 얼굴로 아버지를 주시했다. 
    메이컴의 증인들이 상대방을 대할 때 나타내는 몸짓이었다.
    "이웰 씨," 
    아버지가 얘기를 시작했다.
    "그날 밤은 모두들 뛰기에 바쁜 날이었군요. 
    당신은 집으로 뛰고 창문으로 뛰고 다시 안으로 뛰다가 또 마옐라에게 뛰어갔습니다. 
    또 테이트 씨에게도 뛰어갔습니다. 그렇죠? 
    그렇게 뛰면서 의사에게도 뛰어갔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