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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24. 숙녀들의 세계2

Joyfule 2009. 3. 16. 08:20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24. 숙녀들의 세계2.   
    오늘은 아주 훌륭하게 차려입었구나, 
    진 루이스. 짧은 바지는 어디에 두었니? 
    제 드레스 속에요.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 아니었는데 숙녀들은 깔깔거리기 시작했다. 
    실수했음을 알아차린 순간부터 내 뺨은 점점 뜨겁게 달아올랐다. 
    머디 아줌마만이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았다. 
    내가 웃기려 한 것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결코 웃지 않았다.
    갑작스런 침묵이 흐른 뒤 내 맞은편에 앉은 스테파니 크러포드 아줌마가 물어왔다.
    이 다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진 루이스, 법률가? 
    아뇨,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 . 
    화제를 바꾸어준 배려에 깊이 감사하며 서둘러 나의 천직을 고르기 시작했다. 
    간호원? 
    비행사는 어떨까?
    저 그냥 ,,, . 
    왜 있잖니, 나는 네가 법률가가 되리라고 확신하는데. 
    넌 이미 법정에 출근하기 시작한 셈이니까. 
    숙녀들은 또다시 웃어댔다.
    스테파니의 술책이 또 나오는군. 
    누군가 흥미롭다는 듯이 말했다. 
    스테파니 아줌마는 신이 난 듯 그 얘기를 계속해나갔다.
    법률가가 되고 싶지 않니? 
    그때 머디 아줌마가 내 손을 잡았고, 나는 매우 침착하게 대답했다.
    아뇨, 그냥 숙녀가 될 거예요. 
    스테파니 아줌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무례하지 않음을 알아차리곤 만족하게 말했다.
    그래, 네가 드레스를 좀더 자주 입는다면 그렇게 힘든 일만도 아닐거야. 
    머디 아줌마는 내 손을 잡은 손에 좀더 힘을 주었고,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매우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그레이스 메리웨더 부인은 내 왼쪽에 앉아 있었는데, 
    나는 무엇이든 말을 건네는 것이 예의일 거라고 생각했다. 
    메리웨더 아저씨는 혼자서는 절대 노래하지 않는 독실한 감리교도였다.
    놀라운 은총,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요! 
    나같이 가엾은 사람을 구원해주시고 ,,, . 
    메이컴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에 따르면 
    메리웨더 아저씨가 술을 끊고 성실한 시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부인 덕분이라고 했다. 
    메리웨더 부인은 메이컴에서 가장 헌신적인 여성임에 틀림없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가 관심을 가질 만한 화젯거리를 찾으려고 했다.
    오늘은 무엇을 연구하셨어요? 
    오, 아가야, 그 불쌍한 므루너 사람들에 대해서란다. 
    그녀는 그렇게만 대답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나는 질문할 말이 몇 가지 더 필요했다.
    메리웨더 부인의 커다란 갈색 눈은 
    누군가 핍박받는다고 생각할 땐 언제나 눈물로 가득차곤 했다.
    그 아무도 없는 정글에서 그림스 에버리트하고만 산다는 건 ,,, 
    백인들은 아무도 그들 근처에 가지 않아요. 
    단지 그 성자 같으신 그림스 에버리트 그분만이 ,,, . 
    메리웨더 부인의 목소리는 마치 오르간을 연주하는 듯했다.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충분히 납득되었다.
    그 빈곤 ,,, 그 무지 ,,, 난잡함 ,,, 아무도 모를 거야. 
    오직 그림스 에버리트만이 아시지. 
    교회의 지시에 따라 그 캠프에 갔을 때, 
    그림스 에버리트가 내게 뭐라고 하셨는지 아니? 
    그 분이 거기 계셨나요? 제 생각엔 ,,, . 
    나는 말 끝을 흐렸다.
    집으로 돌아가시오, 메리웨더 부인. 부인은 모르십니다. 
    이곳에서 우리가 무엇에 대항해서 싸우고 있는지 그것조차도. 
    이것이 그분이 내게 하신 말씀이란다. 
    그랬군요. 
    그래서 나도  에버리트 선생님, 
    메이컴의 에피스코펄 남부감리교회 여신도들이 
    전부 선생님 뒤에 있다는 걸 알아주십시오 라고 말씀드렸단다. 
    그리곤 말이다, 난 그 자리에서 맹세했단다. 
    고향에 돌아가면 므루너 사람들에 관한 강좌를 만들어 
    그림스 에버리트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그래서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는 거란다. 
    네에 ,,, . 
    메리웨더 부인이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검은 곱슬머리가 가볍게 물결쳤다.
    진 루이스, 넌 행운아야. 
    기독교 마을의 기독교 집안에서 기독교 인들과 더불어 살고 있으니까. 
    저 바깥 그림스 에버리트 선생님의 땅에는 죄악과 불결함만이 존재하고 있단다. 
    네, 아주머니. 
    죄악과 불결함 ,,, 뭐라고 했죠, 거트루드? 
    메리웨더 부인은 옆에 앉은 숙녀에게로 돌아섰다.
    오, 그것이에요. 그렇죠, 
    난 항상 용서하고 잊으라고 ,,, 맞아요, 
    그 말을 또 하고 또 하죠. 
    그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을 기독교도다운 생활로 이끌도록 그녀를 도와야한다는 거예요. 
    남자분들도 마찬가지죠. 
    그곳 목사님에게 가서 그녀를 격려하도록 말해야 할 거예요. 
    저, 죄송하지만 메리웨더 아주머니. 
    내가 말을 중단시켰다.
    지금 마옐라 이웰에 대해 말씀하시는 건가요? 
    마예 ,,,? 아니, 아니다. 저 흑인 아내 얘기다. 
    톰의 아내, 토옴 ,,, . 
    로빈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