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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5. 그집은 그저 슬픈 집을 뿐이야 3.

Joyfule 2008. 12. 9. 09:46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  
    5. 그집은 그저 슬픈 집을 뿐이야 3.  
    그녀는 내게도 그런 말을 했으니까. 
    어느 날 한밤중에 일어나보니 
    그가 창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말이다. 
    그래서 난 스테파니에게 그래서 어떻게 했지? 
    침대로 모시기라도 했니? 라고 말해주었단다.
    그랬더니 아무 말 못하더군. 
    나는 그 말을 믿었다. 
    머디 아줌마의 말투는 누구든 입을 다물게 하는 힘이 있었다.
    스카웃, 그런 것 다 거짓말이란다. 
    그 집은 그저 슬픈 집일 뿐이야. 
    난 아서 래들리가 어린 소년일 때를 기억한단다. 
    사람들이 뭐라 말하건 아서는 언제나 기분좋게 이야기 했었지. 
    그는 미친 건가요? 
    머디 아줌마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쯤은 그럴지도 모르지.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은 정말 알 수 없는 거니까. 
    저 닫혀진 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 무슨 비밀들이 ,,, . 
    아빤 오빠와 나에게 집에서나 길 한복판에서나 똑같이 대해주세요.
    나는 아버지를 감싸야 할 의무를 느끼며 말했다.
    착하기도 하지. 나는 예를 들려는 것일 뿐, 
    네 아버지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란다. 그래, 난 분명히 말할 수 있어. 
    네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는 집에서나 공공장소에서나 똑같이 행동한다고 ,,, 
    새로 구운 파운드 케이크 좀 가져가련? 
    난 파운드 케이크를 정말 좋아했다.
    다음날 아침 오빠와 딜이 뒷마당에서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다가가자 늘 그랬듯이 저리 가라고 쫓았다.
    싫어, 이 마당 오빠가 샀어? 나도 여기서 놀 권리가 있어, 젬 핀치. 
    딜과 오빠가 뭔가 쑥덕거리더니 다가왔다.
    그럼, 넌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해야 돼. 
    딜이 경고하듯 말했다.
    안 그러면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넌 마치 밤새 어른이라도 된 듯한 말투구나. 좋아, 그게 뭔데? 
    오빠가 조용히 얘기했다.
    부 래들리에게 간단한 쪽지를 전하려고 해. 
    어떻게? 
    나는 내 안에서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끼며 이겨내려 했다. 
    머디 아줌마와의 대화도 괜찮았지만, 역시 그녀는 나이가 많았고 
    그 현관이 아무리 아늑하다 해도 내 또래들의 정서와는 달랐다.
    오빠는 낚싯대에 쪽지를 끼워 덧문 안으로 집어넣을 거고 
    그때 누군가 나타나면 딜이 종을 치기로 되어 있었다.
    딜의 오른손에는 우리 어머니의 은종이 들려 있었다.
    그집 옆으로 돌아갈 거야. 
    오빠가 은밀히 설명했다.
    어제 길 건너에서 잘 살펴보니까 덧문이 조금 열려 있었거든. 
    그 창문틈으로 밀어넣을 수 있을 거야. 
    오, 오, 오빠. 
    너 이제 딴소리 하면 안 돼, 미스 떠벌이! 
    알았어, 알았어. 하지만 난 안 볼래. 누군가가 ,,, . 
    그래, 그렇게 해. 넌 저쪽 끝에서 망이나 봐. 
    딜은 집 앞길 쪽을 맡을 테니까. 누가 오면 종을 울리는 거야. 자, 그럼 됐지? 
    응, 그런데 뭐라고 썼어? 
    딜이 대답했다.
    가끔 나오실 수 없냐고 썼고, 그 안에서 뭘 하시는지 말해달라고 했고, 
    절대 귀찮게 하지 않으며 아이스크림을 사드리고 싶다고 되도록이면 정중하게 썼지. 
    모두 미쳤어. 우릴 죽여버릴 거야. 
    이건 내 생각인데 그가 우리와 얘기라도 하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딜이 말했다.
    그가 기분이 나쁠지 어떻게 알아? 
    야, 만약 몇 백 년 동안 아무 것도 안 하고 
    고양이나 먹으며 갇혀 있다면 넌 기분이 좋겠니? 
    그는 분명 수염이 여기까지 내려올 거다. 
    너희 아빠처럼? 
    우리 아빤 수염이 없어. 아빤 ,,, . 
    딜은 기억을 짜내려는 듯 말을 그쳤다.
    으흠, 알 만해. 
    내가 말했다.
    네가 기차로 떠나기 전에 너희 아빠가 근사한 검은 수염을 길렀다고 말했잖아. 
    그래, 누가 뭐래? 하지만 아빤 지난 여름에 수염을 깎아버리셨어. 
    맞아, 난 증명할 편지도 있어. 이 달러도 함께 보내주셨거든. 
    계속하시지. 난 네 아빠가 경찰유니폼도 보내줬다구 하구선 한 번도 안 입더라, 
    그렇지? 넌 언제나 말뿐이야, 딜 해리스. 
    그러자 딜 해리스는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중 가장 큰 목소리로 떠들어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편비행기에 열일곱 번이나 올라갔었다는 얘기며 
    노바스코티아에 갔던 일, 코끼리를 본 일, 
    또 그의 할아버지가 바로 조 훨러 육군 준장이어서 
    칼을 남겨주었다는 것을 목청껏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