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목회컬럼 - 국가조찬기도회 설교전문 -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
제목 :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
말씀: 삼하7:22-29,엡2:14-22
성경에 보면 하늘이 준 부르심(소명)을 성취하는 일에 특별히 쓰임 받는 지도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명예가 주어집니다.
이 명예로운 타이틀로 불리운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지도자들에게 하늘의 소명보다는 더 중요한 다른 무엇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에게 그것은 권력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권력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더 중요했습니다.
이들은 인기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재물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재물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런 사람들 중에 소수의 특별한 사람들에게 만 주어진 타이틀이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하나님의 사람들 중에서도 오직 한 사람에게만 아주 독특한 명예의 타이틀이 허락됩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이었습니다. 이 타이틀의 주인공은 다윗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오늘의 우리들처럼 분단국가에서 자라나 삶의 바닥인 양치는 목동에서 한 나라의 지도자로 선택되어 민족을 평화롭게 통일하고 희망의 내일을 열고 민족번영의 상징이었던 다음 지도자 솔로몬에게 리더십을 승계한 리더였습니다. 오늘 우리의 역사는 이런 다윗의 리더십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다윗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1. 화해의 사람입니다.
우리의 현대사는 남북 갈등에 이어 동서의 갈등, 그리고 최근에는 남남 갈등이라는 신조어까지 출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우리에게 다윗의 리더십은 더욱 기다려집니다. 다윗은 그의 정적이었던 사울이 죽었을 때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가를 지어 그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그는 상처받은 백성들의 마음을 만졌고 벌어진 계층과 계층 사이에 평화의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어느 교회에서 청년들이 연출한 인상 깊은 한 스킷 드라마를 잊어버리지 못합니다. 드라마의 제목은 ‘건축’(construction)이었습니다. 이야기는 어떤 미지의 섬에 조난당한 배로부터 한 무리의 청년들이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섬의 한 모퉁이에는 건축자재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청년들은 이 자재를 가지고 무엇을 건축할 것인가를 토의하고 있었습니다. 한 청년은 당연히 숙소를 짓자고 주장합니다. 한 청년은 배에서 가지고 나온 물건들을 둘 창고를 먼저 짓자고 주장합니다. 그때 갑자기 한 청년이 이 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또 하나의 섬이 보인다고 소리칩니다. 그리고 거기서 어떤 사람이 이곳으로 헤엄쳐 오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갑자기 장내는 긴장되기 시작하고 그 청년은 이 자재로 우선 벽을 쌓자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일단의 청년들은 경계를 섭니다. 벽을 쌓는 건축이 얼마 진행되지 않았을 때 한 청년이 저쪽 섬에서 도착해오자 그들은 이 청년을 붙들고 묻습니다. “너는 누구냐?”고.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이 섬과 저 쪽 섬을 함께 소유한 주인의 아들인데 우리 아버지는 이 섬과 저 섬을 연결하고자 다리를 놓을 자재를 준비해 놓았는데 당신들은 이 자재로 다리가 아닌 벽을 쌓고 계시는 군요” 누군가가 소리칩니다. "저 놈이 수상하다” “맞다, 죽여라 죽여!” 무대는 아수라장이 되고 천둥 뇌성이 울리고 불이 꺼집니다.
잠시 후 무대에 다시 불이 들어 왔을 때 거기에는 그 섬의 주인의 아들이라고 주장한 그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었고 이런 멘트가 무대를 울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다리를 놓고자 했는데 당신들은 벽을 쌓았습니다.” 그분의 이름이 예수이며 그는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 분이십니다. 오늘의 본문은 “그가 우리의 화평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는 진실로 인간과 하나님, 그리고 인간과 인간사이의 화해를 위해 이 땅에 오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오늘도 그의 발자취를 따르는 모든 리더들에게 동일한 사람됨-화해의 리더십을 부탁하고 계십니다.
2. 긍휼의 사람입니다.
이미 말씀 드린 것처럼 다윗은 정적이었던 사울의 죽음을 기뻐하지 않고 한 인간의 죽음을 눈물로 애도하는 긍휼의 가슴을 지닌 리더였습니다. 그리고 사울의 손자이었던 므비보셋까지 선대하여 자신의 식탁에 함께 앉게 하도록 배려하였습니다. 심지어 적의 장군 아브넬의 죽음까지 애가를 지어 애도하였습니다. 이런 지도자의 긍휼의 마음의 나타남이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만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는 남방 유다의 왕이 되고 나서 민족 통일을 이루기까지 다시 7년 6개월을 기다리는 초인적 인내심을 발휘했습니다.
그는 힘으로 가능한 통일보다 백성들이 마음이 모아진 진정한 영혼의 통일을 기다린 것입니다. 이런 지도자의 긍휼의 마음이 평화로운 하나 됨을 가능하게 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상처와 한으로 얼룩진 우리 민족 우리 사회는 다시 한번 이런 긍휼의 리더십을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시대의 영성 작가요 사제인 헨리 나우웬(Henry Nouwen)이 들려주는 ‘바보들의 마을에 들어선 수박 사냥꾼’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길을 가다가 바보들의 마을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 복판에 있는 밀밭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밀밭에 괴물이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보니 그 괴물의 정체는 수박이었습니다. 그는 괴물을 처치하겠다고 선언하고 수박을 줄기채 짤라 쪼각을 낸 후 한 쪽을 먹어 보였습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저 사람은 우리도 저렇게 난도질을 할 것이라”고 소리치며 건초 갈퀴를 들고 그에게 대들어 그를 마을에서 쫓아내었다고 합니다.
얼마 후 그 마을에 또 한 사람이 도착했는데 그는 전 사람과 달리 마을 사람들이 괴물을 인해 놀라면 같이 놀라고 도망치면 같이 도망치며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며 가르칠 때를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마을 사람들로 하여금 수박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했고 수박을 재배하는 마을이 되도록 도왔습니다. 나우웬은 이런 사람을 ‘긍휼의 지도자’라고 말합니다. 다윗이 그런 지도자였고 다윗이 기다린 예수님이 그런 지도자이셨습니다. 우리 시대는 다시 한번 이런 긍휼의 리더십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3. 축복의 사람입니다.
지도자 다윗이 가진 열망의 하나는 온 백성들이 함께 하나님을 예배할 성전을 건축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전쟁에서 피를 흘린 연고로 하나님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하시자 그는 자신의 한계를 겸허히 수용합니다. 대신 다음 지도자 솔로몬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그리고 그는 본문 사무엘 하 7장의 기도를 드립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하나님, 나 개인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지만 이 큰 집과도 같은 이 나라와 나의 후손이 영원한 복을 받게 하옵소서.”하고 기도한 것입니다. 그는 진실로 자신의 존재가 민족의 축복이 되기를 소망하였고 자신의 헌신과 희생으로 민족이 복을 받는 비전을 내다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축복관은 철저하게 나를 위한 복이 아닌 내가 이웃들의 축복이 되어주는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이런 상징이 잘 나타나 있는 기독교 예식이 바로 성찬식 입니다. 우리는 성찬식을 할 때마다 축복을 합니다. 그리고 떡을 깨뜨립니다. 그리고 나누어 주는 것 입니다.
자신을 깨뜨려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는 축복. 다윗은 이런 축복의 리더십을 행사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가 살다간 곳에 그는 진실로 축복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은 후일 그를 애도하며 “다윗, 당신은 우리 민족의 축복이었소”라고 말할 수 있었고, 하나님은 그에게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는 명예를 주셨습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한 자폐아의 엄마가 자신의 아들을 이렇게 묘사한 글을 읽었습니다. “새장에 갇힌 새처럼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세상과 소통을 거부하는 아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만 떠도는 아이. 마땅한 약도 특별한 치료법도 없이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하는 아이. 놀이터에서 노는가 하면 모래를 자기 눈에 비벼대고 깨진 유리 조각을 자기 얼굴에 뿌려대는 아이--”이 아이의 엄마가 아파트 11층 베란다에서 아이와 함께 뛰어내릴 생각을 하던 어느 날 아파트 이웃들의 전도로 교회에 나가 자신의 죄인 됨을 깨닫고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주일 목사님의 ‘바라봄의 법칙’이라는 설교를 듣고 집에 돌아와 이 엄마는 두장의 그림을 그립니다. 하나는, 온 가족이 아이와 함께 단란하게 식사하는 그림(그런 일이 없었기에), 또 한 장은 아이가 학교 교실에서 열심히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자신의 미래를 구상하고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장의 그림을 거실 중앙에 붙여 놓고 이 엄마는 기도합니다. “제 아이가 그렇게 되게 해 주십시오. 더 이상 이 아이의 과거를 바라보지 않겠습니다. 제 아이가 짐이 되는 존재가 아닌 축복이 되는 존재로 살게 하여 주십시오. 이제 이 아이의 미래를 감사함으로 바라보며 다만 저를 축복하며 섬기겠습니다.” 아 아이가 바로 작년 9월 첵코에서 열린 세계 장애인 수영 선수권 대회에서 19살의 나이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김진호라는 아이입니다. 지금 우리 민족에게 필요한 리더십이 바로 이런 진호 엄마(유현경)와 같은 축복의 리더십이 아니겠습니까? 병든 아이를 축복의 아이로 키워내는 리더십.
故 함석헌 선생의 표현을 빌리면 창기 같은 여인을 여왕으로 단장 시키는 비전, 함석헌 선생의 눈에는 이 민족이 거리에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당하는 창기 같은 모습으로 보여졌습니다. 이 창기 같은 여인을 오월의 신부 같은 여왕으로 키워내는 리더십, 그것이 우리민족의 과제라고 그 분은 말했습니다. 우리 역사가 기다리는 리더십 - 이제 더 이상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공동체의 미래를 꿈꾸며 자신을 던져 민족과 열방에 축복이 되어주는 비전의 리더십입니다.
누군가가 이런 비전과 축복의 가장 합당한 탄생의 장소는 십자가 앞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십자가에 대한 이런 아름다운 정의를 읽었습니다. “십자가는 과거를 파묻고 미래를 잉태하는 곳” 이라고. 그렇습니다. 우리의 과거와 허물, 그 모든 죄를 담당하고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 흘리심으로 우리는 과거에서 해방 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희망이 되기 위하여 다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그 분 앞에서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향하여 걸어갈 수 있는 비전을 얻습니다.
우리를 위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를 위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만약 그 분을 나의 구세주와 주님으로 초청할 수 있다면,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 모실 수 있다면 하나님은 저와 여러분을 통해서 또 우리민족 공동체를 통해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 하실 것이라고 확신 합니다. 성경은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 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혹은 하나님의 사람이 되는) 특권을 주신다”고 약속 하십니다.
저는 오늘 이 국가조찬기도회가 이와 같은 비전을 가진 하나님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들이, 우리사회의 모든 영역 그리고 모든 계층에서 일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같이 기도하십시다.
하나님, 참 힘들게 이 민족이 살아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게 하신 것,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시여, 이제 우리 민족을 어려웠던 과거로부터 해방하시고 새로운 미래를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우리 민족의 모든 지도자들이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가 되게 하사 하늘의 축복을 이 땅에 남기고 가게 하여 주옵소서.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 21세기의 초반을 살았던 우리 민족의 지도자들이 이 민족의 축복이었고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을 넘어서서 온 세계 열방에 대한 축복이었다고 고백할 수 있게 하옵소서. 역사의 주인이시며 구주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이 동원 목사(지구촌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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