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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빅토르 위고 (Victor Marie Hugo) 제1부 팡틴 7. 팡틴은 어린 코제트를 테나르디에 집에 맡겨 놓고 계속 길을 걸어 고향인 몽트뢰유 쉬르 메르에 도착했다. 그녀가 고향을 떠난 지 10년이 흐른 뒤였다. 그곳은 완전히 변해서 가난한 고장이었던 고향이 번창하고 있었다. 2년 전쯤 거기에서 어떤 발명이 일어났던 것이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곳 사람들은 영국이나 독일에서 생산하는 까만 유리구슬의 모조품을 만드는 특수한 공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원료가 비싸서 임금을 제대로 지불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언제나 형편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가 돌아왔을 무렵에 이 장신구 제조법에 아주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1815년 말 어떤 다른 지방사람 하나..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빅토르 위고 (Victor Marie Hugo) 제1부 팡틴 6. 그 당시 파리 근처 몽페르메유라는 곳에 싸구려 여관이 하나 있었다. 여관은 테나르디에라는 부부가 경영하고 있었는데 여관 출입문 위의 벽에는 널빤지 하나가 못질되어 붙어 있었다. 그 널빤지에는 한 사나이가 다른 한 사나이를 등에 업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등에 업힌 사나이는 장교 견장을 달고 있었고 피처럼 보이는 붉은 점들이 몸 여기저기에 묻어 있었다. 다른 화면 부분은 자욱한 연기로 덮여 있는 것이 어딘지 모르게 전쟁 그림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림 아래쪽에는 '워털루의 중사에게'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테나르디에는 워털루 전투 때 부상자나 시체의 소지품을 약탈했던 비열한 작자였다. 그는 병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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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빅토르 위고 (Victor Marie Hugo) 제1부 팡틴 5. 이튿날 해뜰 무렵 주교는 뜰을 거닐고 있었다. 그때 하녀가 허둥대면서 달려왔다. "주교님! 은그릇 바구니가 어디 있는지 아세요?" "여기 있지." 주교는 방금 화단에서 그것을 주웠던 것이다. "은그릇은요?" "그건 나도 모르겠는데." "어머나, 어젯밤 그 사람이 훔쳐갔을 거예요." 하녀는 재빨리 침실로 들어갔다가 다시 뛰어나왔다. "그 남자가 도망쳐버렸어요. 우리 은그릇을 훔쳐갔어요." 주교는 한동안 잠자코 있다가 정색을 하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그 은그릇이 우리 물건이었던가?" 하녀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멍하니 서 있었다. "내가 그 은그릇을 그렇게 오랫동안 바로 옆에 간직해 두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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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빅토르 위고 (Victor Marie Hugo) 제1부 팡틴 4. 장 발장은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아주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가족이라고는 아이들 일곱을 데리고 과부가 된 누이 하나가 전부였다. 누나는 고아가 된 장 발장을 데려다 키웠고, 장 발장이 스물다섯 살 때 매형이 죽자 그 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그의 청년 시절은 고되고 힘든 노동의 연속이었다. 닥치는 대로 막일을 했고 누이도 열심히 일했지만 일곱이나 되는 아이들 때문에 생활은 언제나 어려웠다. 그러던 중 혹독한 겨울이 왔다. 장 발장은 일거리를 찾을 수가 없었고 집에는 빵이 없었다. 어느 일요일 저녁 장 발장은 굶주린 조카들을 보다 못해 거리에 나가 빵집 유리창을 깨고 빵을 훔치다가 붙잡혔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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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빅토르 위고 (Victor Marie Hugo) 제1부 팡틴 3. 그날 저녁 디뉴의 주교는 꽤 늦게까지 자기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여덟 시가 넘도록 글을 쓰고 있는데 하녀가 들어와 여느 때처럼 침실 벽장에서 은그릇을 꺼내갔다. 주교는 식사 때가 된 줄 알고 책상에서 일어나 식당으로 갔다. 식사는 준비가 다 되어 있었다. 식탁은 벽난로 가까이 있었고 난로에서는 불이 제법 잘 타오르고 있었다. 주교가 식당에 들어갔을 때 하녀는 수다스럽게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늘 바티스틴 양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주교도 이미 거기에 익숙해져 있었다. 바로 출입문 빗장에 대한 이야기였다.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갔다가 어떤 소문을 듣고 온 모양이었다. 수상한 부랑자가 하나 들어왔는데 ..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빅토르 위고 (Victor Marie Hugo) 제1부 팡틴 2. 그해 시월 초, 해질 무렵 한 사나이가 디뉴의 거리로 들어서고 있었다. 사람들은 불안한 눈초리로 그 낯선 사람을 쳐다보았다. 사나이는 중간키에 뚱뚱한 몸집이었으며 나이는 마흔예닐곱쯤 되어 보였다. 누렇게 바랜 셔츠에 낡고 닳아빠진 무명 바지를 입은 초라한 차림새에 등에는 불룩한 새 배낭을 짊어지고 손에는 커다란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초라해 보이는 나그네는 땀과 더위와 먼지 때문에 더욱 지저분해 보였다. 당시 디뉴에는 크루아 드 콜바라는 고급 여관이 하나 있었다. 나그네는 그곳으로 걸음을 옮겨 한길 쪽으로 나 있는 문을 열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요리를 감독하느라 바빴던 주인이 화덕에서 눈도 떼지 않..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빅토르 위고 (Victor Marie Hugo) 제1부 팡틴 1. 1815년 샤를 프랑수아 비앵브뉘 미리엘 씨는 디뉴의 주교로 있었다. 그는 일흔다섯 살쯤 된 노인으로 가족은 누이동생과 늙은 하녀가 전부였다. 디뉴 주교관은 시 자선병원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었다. 주교관은 아름다운 석조건물로 주교에게 당당하게 어울리는 저택이었다. 주교 전용 거실과 응접실, 서재 등을 비롯해 넓은 광장과 잘 가꾸어진 나무들이 있는 정원 등 모든 것이 웅장했다. 하지만 병원은 좁고 낮은 이층 건물로 좁아빠진 뜰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디뉴에 부임한지 사흘째 되던 날 주교는 병원을 찾아갔다. 방문이 끝나자 그는 원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장님, 지금 환자가 몇 명이나 있습니까?" ..

실낙원(Paradise Lost) - 존 밀턴 (John Milton)

실낙원(Paradise Lost) 존 밀턴 [John Milton,1608~1674] [영국] 해설 밀턴이 59세에 발표한 서사시 "실낙원"은 영국 문학 사상 최대의 대작일 뿐 아니라 단테의 "신곡"과 더불어 기독교 문학의 두 기둥을 이루는 중요한 작품이다. 처음에는 열 권이었으나 후에 열 두 권으로 개편되어 1667년에 출판되었다. 밀턴은 일찍부터 호머의 "일리아드“, ”오디세이"와 같은 대작을 쓰려는 야심을 품고 있었다. 밀턴은 이 "실낙원"에서 구약의 창세기에 기술된 인류 창조를 바탕으로 인류의 시조 아담과 이브의 타락을 중심 사건으로 서술하면서 신과 인간과의 기본 관계를 기독교인의 시각으로 통찰하였다. 장님이 된 밀턴이 구술로써 이 서사시를 완성한 것은 1655-1665년 경이라고 한다. 그는 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