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 죽은 소설가가 말을 걸었다. 서가를 정리하다가 소설가 최인호씨가 수덕사에 묵으면서 쓴 에세이집을 발견했다. 그가 죽기 몇 년 전 쓴 글 같았다. 아마도 암이 발견되기 전이었을 것이다. 투병기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책 속에서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곧 닥쳐올 노년기에 내가 심술궂은 늙은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는 것이 내 소망이다. 무엇에나 올바른 소리 하나쯤 해야 한다고 나서는 그런 주책없는 늙은이, 위로받기 위해서 끊임없이 신체의 고통을 호소하는 그런 늙은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하나 더 바란다면 전혀 변치 않는 진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죽는 날까지 간직할 수 있으면 좋겠다.’그는 지금은 땅속에서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