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쉬어가는곳

거짓말로 참말하기 - 유안진

Joyfule 2011. 4. 4. 22:09

거짓말로 참말하기 - 유안진   

지금은 없어진 공산주의 시대였다 
루마니아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의 공부였단다 
여러분의 아버지는 누구죠? 
니콜라이 차우세스쿠요 
여러분의 어머니는 누구죠? 
엘레나 차우세스쿠요 
잘 대답했어요. 여러분은 나중에 무엇이 되고 싶어요? 
고아(孤兒)요 
(한 신문에 실린 이 풍자로 관련자들 모두 체포되었다고 한다) 

소련의 아이들과 어른들의 대화였단다 
생일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니? 
한 아이가 얼른 대답했다 
투르먼 대통령한테 뺨맞고 싶어요 
깜짝 놀란 어른이 까닭을 묻자, 그 어린이는 
내가 미국 아이이거나 투르먼이 우리 대통령일 테니까요 
(이 풍자만화의 관련자들은 전원 체포되었다고 한다) 

어느 위성국가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기내 방송이었단다 
신사 숙녀 여러분! 이 비행기는 곧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합니다 
담뱃불을 끄고 의자를 바로 세우고 안전벨트를 매어 주세요 
그리고 손목시계를 10년 뒤로 돌려주세요 
(이 풍자만화로도 관련자들은 체포되지 않았다. 
체포될수록 풍자의 인기가 급상승될뿐더러, 
포화 상태의 수용소 비용을 줄이려고 기 수감자들도 다 석방했는데, 
이는 흐루시초프의 정책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이렇듯 놀랍고 기발한 발상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오는가? 
- 시집『거짓말로 참말하기』<천년의 시작, 2008>
- 2009년 제4회 이형기문학상 수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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