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뇌와 인내 ◆
'필립 샌드블롬'은 <창조성과 고통>이라는 그의 책에서
"위대한 예술가는 위대한 병자(病者)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끊임없이 그들을 괴롭히던 병과 고통 속에서, 그것을
양분(養分) 삼아 탁월하고 심원한 예술적 성취들을 빚어내곤 했다는 것입니다.
"생리적으로 고통을 느낄 수 없도록 태어 나는 사람이 있는데,
그들은 서른이 넘기 전에 죽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고통을 통해서 체득할 수 있는 감각, 사고(思考)와
육체와 정신의 연단이 없기 때문이라네요.
"피아노의 시인'이자 작곡가로 명성을 날린 '쇼팽'은
어떤 때는 방에 며칠씩 틀어박혀서 울면서 지냈고,
작품이 써지지 않아서 방을 서성이며 연필을 입에 물고
몇개씩이나 꺾어 버리고, 악보를 수도 없이 찟으면서
고뇌와 싸우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고통과 고뇌와 인내의 과정이 없이 탄생한 걸작이 있을까요?
편안한 환경에서 저절로 쉽게 만들어진 것은 결코 걸작품이 될 수 없는 법이지요.
그래서 "상품"(商品)과 "작품"(作品)은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상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돈버는 장사꾼에 불과하고,
작품을 빚어내는 사람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예술가가 되는 것이지요.
문학사(文學史)와 미술사 및 음악사를 빛내온 거장들의 삶은 공통점이 있는데,
거의 질병을 앓았거나, 극심한 고통과 싸우며,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것입니다.
산(山)이 높으면 골도 깊고, 골이 깊으면 산도 높은 법이지요.
고난 자체는 고통스러운 것이고, '버나드 쇼'의 말처럼 질병은
"악(惡) 그 자체"일 뿐이지만, 그 병과 고난은 예술가들이 원했건 원치 않았건 간에
깊은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위대한 예술은 어쩌면 고통이라는 인생의 밭에서 거두게 되는 걸작일 수 있습니다.
"소설만 쓰지 않는다면 소설가는 아주 좋은 직업이다"라고 말한 어떤 소설가의 말처럼,
그만큼 예술적인 삶이 어렵다는 말이겠지요.
그래서 시편 기자도 고난과 축복의 함수관계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
(시편 119:67, 71)
인간에게 고난과 고통은 누구에게나 괴롭고 힘든 법이지만, 그 아픔과 고뇌를 통해서
성숙하고 탁월한 경지의 작품을 빚어내고, 놀랍게 승화시키며, 세상을 빛나게 하니까요.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고린도전서 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