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성목회칼럼 - 저는 하나님의 방법을 배웠습니다
세월이 참 빠릅니다.
36세에 글로발목장의 첫 사역을 시작하였는데, 내년이면 제 나이 50이 됩니다.
어차피 평생을 감당할 목회이기에 꼭 한번 확인해 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교회는 조직체(Organization)가 아닌 생명체(Organism)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신학교 시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내용이 바로 교회는 생명체라는 말이었습니다.
주님의 피값으로 세워진 것이 교회였고, 그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기관(Institute)이라고 불리우는 많은 단체와는 달리
교회는 재정, 정관, 조직이 중심이 아닌 생명이 중심이라는 사실을 꼭 확증받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체의 외부 도움을 정중히 거절한 가운데,
저희집 거실에서 무작정 예배를 드림으로 우리 교회는 시작되었습니다.
현대 교회가 자립하고 성장하려면 다섯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잘 준비된 일정한 수의 개척멤버, 실력있는 교역자 진용, 탄탄한 재정,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건물,
성도들의 신앙을 잘 세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다섯가지 요소를 지닌 교회는 시작과 더불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다고 합니다.
그러나 애초부터 그런 요소가 우리교회에는 전혀 없었습니다.
어쩌면 무모하기까지 여길 수 있는 교회의 시작이 가능했던 것은
‘교회가 생명체’라는 대전제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생명의 탄생은 재정, 조직, 프로그램과 같은 외적인 요소 때문이 아닙니다.
생명의 탄생은 신비할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한 생명을 이 땅에 태어나게 하시며, 보존하시기에
그 생명은 성장하고 맡겨진 일을 감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교회가 생명체이기에 동일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하나님께서는 교회탄생 13주년을 맞는 오늘
‘교회가 생명체’라는 그 대전제를 다시금 저에게 확신시켜 주십니다.
13년간 크고 작은 수많은 일들이 교회 위에 있었습니다.
한그루의 푸르른 소나무가 겉보기에는 보기좋은 모습을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세월의 풍상을 견디어낸 흔적들을 갖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목사님, 열이면 열 다 다른 교우들을 어떻게 감당하세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저를 측은히 여기는 듯 물어오는 교우들의 질문 앞에서는
늘 깊은 상념에 잠길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셨을 뿐입니다”라는 뻔한 모범답안을 제시하지만,
사실 그것은 저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 토해내는 저의 진솔한 답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십니다.
우리교회의 목회를 통해서 그 사실을 배웠습니다.
아무 것도 없다할지라도 꿈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하나님안에서 꾼 꿈은 망상이나 공상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은 한사람의 꿈을 현실화 시킵니다.
꿈이 실현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이지, 능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 능력도 없는 무능력자인 제가 그래서 오늘도 꿈을 꿉니다.
교회가 진정한 생명체임을 확인받았기에, 이제는 성년의 나이로 접어든 우리교회를 통해서
온 세상에 영향을 행사하는 그 멋있는 꿈을 말입니다.
지역교회의 핵심은 사람입니다.
사람이 몇명이냐 보다 어떤 사람이냐가 더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이 중요한 원리를 13년간의 목양을 통해서 배우게 하셨습니다.
사람은 어느 곳이나 넘쳐납니다.
그러나 정작 주님의 뜻을 받들어 일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으니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주소서 하라 (마태복음 9:37, 38)”
하나님의 심정을 헤아리는 사람들이 모여야 할 곳이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 교회를 교회탄생 13주년을 맞이하며 다시금 꿈꾸어 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감격하며
교회탄생 13주년 아침에 김지성목사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