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 은당 강은자
젊은이여 좀 천천히 가자
내 손 좀 잡아 주렴
시간은 빠르게 달리고
하루 한 달 1년 10년이
도망치듯 달아나네
컴퓨터 인터넷 핸드폰은
내가 시집 올 땐 없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물건들이 나와서
나를 바보로 만드는구나
우리는 편안한 바지에
낡은 신발이 편한데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살고 싶은 곳
나와는 반대 될 때가 많으니
같은 하늘 아래 같이 살기가
나는 바보가 되어가는 듯하다
노인이 된 친구의 인자한 모습 속에
나의 늙어 가는 모습이 발견되고
구부정한 어깨 절룩 절룩 다리도
부끄럽지 않지만
숨이 차고 헐떡거리리니
길에서 사고 날까 두렵구나
화사하고 밝은 양지를 찾아
편안한 죽음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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