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 이제하
가을이로다 가을이로다
생선처럼 뒤채며 일어서던 목숨이
어찌 볼 수도 없는 허공에서 아으
쓰러지는 목숨이
나무마다 나불어
닢닢이 토하는 핏줄기로다
그래도 못다한 숨결
바작바작 긁어대는 손톱 생채기로다
무엇을 바래 달음질했던
땅 끝에서 하늘 끝에서
되돌아 아득아득
달려오는 세상에
아 단풍이로다
어느 한 곬으로 머리 숙이고
눈물마저 못 뿌린 못난 마음이
쑥대밭으로 엉클리어 마구잡이
타오르는 불길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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