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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급사 원인 될 수도

Joyfule 2013. 6. 14. 13:34

 

 

[의술 인술] 당뇨병, 급사 원인 될 수도

 

 

경향신문 | 이은정 | 강북삼성병원 당뇨병전문센터 내분비내과 교수 | 입력 2013.06.06 21:08

 

사흘 전부터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자꾸 토하는 증상으로 51세 남자가 응급실로 왔다. 혈당 측정 결과 899㎎/㎗, 혈당 조절지표인 당화혈색소는 13.2%로 당뇨병 급성합병증이 의심되는 환자였다. 응급실에서 치료하던 중 환자가 의식이 잃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 환자는 이틀간의 집중치료와 수액치료를 받고 겨우 의식을 되찾았다. 병원을 조금만 더 늦게 찾았다면 급사할 수도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당뇨병 하면 흔히 만성병으로 인식한다. 맞는 말이지만 때론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급성병이기도 하다. 실제 급성합병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적지 않고 급사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만성병이라는 안이한 생각에 불규칙하게 치료를 받을 경우 급성합병증에 노출되기 쉽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급성합병증으로는 고삼투압성 비케톤성 혼수,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이 있다. 이는 혈당이 너무 심하게 올라가거나 인슐린이 극도로 부족한 상태가 되면서 탈수가 심해지고 혈중의 삼투압이 올라가 혈액이 산성으로 변해 생명을 위험하게 하는 병들이다.

보통은 당뇨병 치료를 하다가 임의로 중단하거나 인슐린 치료를 요하는 상황임에도 인슐린 치료를 제때 하지 않을 경우 이런 응급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또한 저혈당 쇼크도 대표적인 급사 원인이 될 수 있다. 저혈당이 온 상태에서 회복이 되지 않고 오랜 시간 경과하거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당뇨병 환자가 저혈당에 빠지면 심장마비가 일어나 급사로 이어질 수 있다.

급성췌장염과 동반한 경우 환자가 밥을 잘 먹지 못하고, 이유없이 속이 미식미식거리며, 토하고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하면 의식을 잃고 응급실에 오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케톤산혈증의 경우에는 호흡에서 단 냄새가 나거나 소변에서 아세톤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다. 혈당이 높고,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면 당뇨병의 급성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또 저혈당인 경우엔 식은땀이 나고 가슴이 뛰며 눈앞이 캄캄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신경질적이 되고,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거나 심한 경우는 발작을 하기도 한다.

급성합병증은 응급질환으로, 늦게 발견될 경우 치사율이 3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원인은 극도의 인슐린 부족이다. 이 경우 혈당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탈수가 심해져 중성이어야 할 혈액이 산성으로 변하며, 삼투압이 올라가 생명이 위험해진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려면 인슐린을 맞아야 할 때 인슐린을 잘 맞고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또한 평소에도 혈당을 자주 재고 조절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혈당의 경우도 잘 대처해야 한다. 외출할 때는 저혈당 대처 음식을 꼭 휴대하고 혈당 측정을 자주 함으로써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혈당이 잦을 경우에는 주치의와 상의해 저혈당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치료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당뇨병은 만성적으로는 혈관을 망가뜨려 뇌졸중·심근경색·실명·족부절단·혈액투석을 야기하며, 한편으로는 급성합병증으로 급사할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가진 질병이다. 그러나 제대로 관리하면 건강을 더욱더 잘 지킬 수 있는 질병이기도 하다. 정기적인 자가혈당 측정을 통해 혈당을 낮추려 노력하고 처방을 제대로 따르면 만성합병증, 급성합병증 모두 예방이 가능하다. 오히려 더욱 건강한 자신을 만드는 건강 파트너가 되기도 한다.

< 이은정 | 강북삼성병원 당뇨병전문센터 내분비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