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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2006

Joyfule 2006. 11. 8. 01:37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2006

국가 :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아일랜드, 영국  
       전쟁, 드라마  |  개봉 2006.11.02
감독 :  케네스 로치 
출연 :  킬리언 머피, 패드레익 들러니  

아주 오래전, 내가 기억했던 이념과 혁명..
그런 것의 무상함을 전율처럼 끄집어내는 묘한 감동이 있더군요
영국 최고의 좌파감독, 켄 로치...
1920년대, 8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던
아일랜드의 작은 산기슭 마을

푸른빛 보리가 언덕을 가득 메우는 저개발의 마을
착취와 폭행으로 얼룩진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 
이제 영국으로 의사가 되기 위해 떠나는 주인공 데미언은 
아일랜드인에 대한 영국군의 횡포를 보고 형 테디와 함께 
영국에 맞서 아일랜드 독립을 위한 싸움을 계속합니다
이 영화는 잔인하고도 많은 피냄새를 냅니다.
푸르게 옷을 벗은 저 민중들의 보리밭에서 청신함보다 
상처와 역사, 아픔속에 짓밟힌 민중의 분노와 사랑.. 
(제가 아까 한 시대를 추억할만한 단어들이라고 했지요)

혁명세력이 실제로 정치화되는 과정에서 투쟁이랄까
죽인 자에 의해 은폐되고 지워지는 역사는 아닐까도 싶고..
결국 넌 이상주의자라고 공격하는 형에 의해 처형되는 데이미안....
이 영화는 철저하게 로이스의 시처럼.....
혁명과 투쟁의 무상, 그 속에 끼여있거나 
혹은 던져진 우리들의 내면적 실체들을
참 무거운 시선으로 뱉어냅니다. 

도데체 어디까지 투쟁할 것인가에 대해
지식인들의 환상이 깨어질 때, 
우리들이 얼마나 '정치적 환상과 낭만'에 
빠질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태극기 휘날리며도 생각나고
태백산맥의 빨치산도 생각나고, 여하튼 
극장을 나오며 포스터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이 
아주 크게 보이더군요... ^^

음악은 엔야의 only Time입니다, 그녀도 아일랜드인이군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시인이자 영문학자였던 
로버드 드와이어 로이스가 쓴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서정시입니다. 
제가 알고싶어서 원문을 올려봅니다.
I sat within the valley green, I sat me with my true love 
My sad heart strove the two between, the old love and the new love 
The old for her, the new that made me think on Ireland dearly 
While soft the wind blew down the glen and shook the golden barley
내 사랑하는 여인과 초록빛 언덕 아래 앉았네
슬픈마음은 두갈래로 흔들리네, 옛사랑과 새로운 사랑의 고민으로
그녈 향한 옛마음과 나라를 사랑하는 새로운 마음
부드러운 미풍이 골짜기 아래를 지나며, 황금빛 보리를 흔드네 
'Twas hard the woeful words to frame to break the ties that bound us 
But harder still to bear the shame of foreign chains around us 
And so I said, "The mountain glen I'll seek at morning early 
And join the bold united men, while soft winds shake the barley"
우리를 구속하는 끈을 부서뜨릴  저 상처의 말들보다
우리를 둘러싼 저 참략의 족쇠가 더욱 견디기 어려운 부끄러움인것을
산골짜기로 아침에 나는 올라가, 함께 하는 동지들에게로 가네
부드러운 바람은 보리를 흔들고 있네
While sad I kissed away her tears, my fond arms round her flinging 
A yeoman's shot burst on our ears from out the wildwood ringing 
A bullet pierced my true love's side in life's young spring so early 
And on my breast in blood she died while soft winds shook the barley
슬픔속에 입맞춤으로 사랑을 보내고, 그대를 안은 내팔은 흔들리네
의용병의 총탄이 우리의 귀에 쏟아지고 원시림이 떨리고,
총탄이 내 청춘의 사랑을 앗아가고 내 가슴속에 쏟아지는 피.....그녀가 죽었네
부드러운 바람은 보리를 흔들며....
But blood for blood without remorse I've taken at Oulart Hollow
And laid my true love's clay cold corpse where I full soon may follow 
As round her grave I wander drear, noon, night and morning early 
With breaking heart when e'er I hear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피에는 피로....후회없이 나는 따르네
내 사랑의 차디찬 주검을 놓이고, 나는 따라가네
그녀의 둥그런 무덤가를 밤낮으로 서성대며.....
부서지는 마음속, 나는 비로소 듣네, 보리를 흔드는 저 바람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