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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의 소녀.

Joyfule 2008. 9. 15. 02:38

 
[오케스트라의 소녀]는 1937년도 영화 원작이다.
 
 
 
트롬본 연주자인 존 카드웰은 일자리를 잃고 사랑스러운 딸, 패트리샤 카드웰과 궁핍하게 살고 있다. 카드웰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유명한 지휘자, 스토코프스키의 공연장을 찾아가지만 제대로 말도 못하고 쫓겨나고 만다. 어깨를 늘어뜨린 채 집으로 돌아온 카드웰이 방세를 독촉하는 주인에게 밀린 방세를 건네자, 그것을 본 사람들은 카드웰이 스토코프스키 악단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 오해하고 호들갑스럽게 축하의 말을 건넨다. 패트리샤 또한 그 말을 듣고 기뻐하자 카드웰은 차마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취직이 됐노라고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아빠를 뒤쫓아 리허설을 보러 갔던 패트리샤는 아빠가 일을 구했다는 것이 거짓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아빠가 극장에서 주운 지갑 속에서 돈을 꺼내 밀린 방세를 갚았다는 사실도...

지갑을 돌려주러 갔던 패트리샤는 지갑 주인인 프로스트 부인에게 아빠의 사정을 얘기하게 되고, 프로스트 부인은 패트리샤 아빠가 100명으로 된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면 후원은 물론 라디오에 나가게 해주겠다고 큰소리친다. 그 말을 들은 패트리샤는 기쁨에 들떠 아빠에게 소식을 전하고, 아빠는 오케스트라 단원을 모집한 뒤 차고를 빌려 연습에 들어간다.

하지만 후원을 해주겠다던 프로스트 부인은 유럽으로 떠나 버리고 그 남편인 프로스트 역시 실직자들로 구성된 무명의 오케스트라를 후원할 마음이 없다며 패트리샤의 애원을 매몰차게 거절한다. 직접 스토코프스키를 만나기로 결심한 패트리샤는 극장으로 몰래 숨어들고, 그곳에서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모차르트의 "알렐루야"를 부른다.(아래 첫번째 동영상) 그 덕에 스토코프스키와 얘기할 기회를 얻은 패트리샤는 아빠가 구성한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해줄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스토코프스키가 공연 후 유럽으로 떠나 6개월 후에야 돌아온다고 하자 절망감에 젖어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패트리샤가 스토코프스키를 만나기 위해 극장으로 숨어들었다가 쫓겨나지 않으려고 숨어있던 방에서 우연찮게 받은 전화 한 통으로, 그 다음 날 신문에 스토코프스키가 실직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로 했으며, 프로스트 씨가 후원을 해주기로 했다는 기사가 대서특필된다. 엉뚱한 기사에 프로스트 씨와 스토코프스키는 당황하고, 100명의 실직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실수로 그런 기사가 났다는 걸 알게 된 패트리샤는 아빠와 단원들에게 신문 기사는 잘못된 것이며 다 소용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단원들은 마지막 희망일 수도 있는 기회를 포기하지 않기로 하고 패트리샤와 함께 스토코프스키 저택으로 몰래 들어가 연주를 시작한다. 연주를 듣던 스토코프스키는 자신도 모르게 지휘를 하기 시작하고... 100명의 실직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스토코프스키의 지휘에 맞춰 극장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 공연 후 스토코프스키에 의해 그 모든 일의 주인공으로 소개된 패트리샤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부른다.(줄거리 출처 - 네이버 영화)
 
 
[오케스트라의 소녀]는 클래식 음악을 다룬 영화로는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는데,
명 지휘자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실명으로 출연해서
자신의 필라델피아 관현악단을 이끌고
직접 편곡한 리스트, 바흐, 베르디의 음악을 연주해서 유명해졌다.
스토코프스키 특유의 '맨손 지휘법' 뿐 아니라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스토코프스키는 지휘봉을 잘 쓰지 않고
열 개의 손가락을 사용했는데 자유분방하고 화려한 몸짓이 특징이다.
성격이 괴팍했던 그는 자기 머리와 손에 스포트라이트를 따로 비추도록 했다고 한다.
디즈니의 클래식 영화 '판타지아'에도 출연한 걸 보면
자신의 음악적 성과를 기록으로 남기는 걸 좋아했나보다.
어쨌든 관객 입장에서는 지루한 콘서트가 아닌 재미난 영화를 보면서
명 지휘자의 연주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대공황이 덮친 1930년대 실직 대란에도
'기적은 믿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식의
낙관주의를 불어넣는, 어찌보면 뻔한 해피엔딩에 전형적인 미국식 멜로 드라마이지만
옛날 영화에서 맛볼 수 있는 촌스러움, 순수함, 단순함, 정겨움이 있어서
까다롭게 평을 뜯지 않으면 가족들과 모여앉아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패트리시아 역을 맡은 배우 '디아나 더빈'은
음악을 진심으로 아끼고 좋아하며 음악을 통해 희망을 찾는
순수하고 귀여운 소녀 역할에 참 잘 어울린다.
저렇게 사랑스러운 얼굴과 표정으로 부탁을 하면
누구라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
소녀가 원하는 대로 일이 거짓말처럼 술술 잘 풀려도
왠지 그럴듯해 보이고 납득이 간다. ㅋ
 
 
 
영화 [오케스트라의 소녀]에서
모차르트, 모테트 Exsultate Jubilate(춤춰라, 기뻐하라, 행복한 넋이여),
K.165  제3악장 "알렐루야"
 
스토코프스키를 만나기 위한 일념으로 극장 리허설에 몰래 숨어들어간 팻시(패트리시아의 애칭).
자신도 모르게 좋아하는 곡이 흐르자 벌떡 일어나 노래를 부르고 만다.
 
팻시의 노랫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지휘자와 관현악단은 물론 투덜거리며 팻시를 찾던 택시기사(모자쓰고 제복입고 문쪽에 서 있는 아저씨)까지 매료시킨다. 팻시가 돈도 없으면서 극장과 실업가클럽 등에 후원자를 구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이 노래를 듣고 감동받은 택시기사는 미터기를 내려버리고 요금을 한 푼도 받지 않는다.
 
스토코프스키: "노래를 누구에게서 배웠니?"
팻시 : "아빠한테서요"
스토코프스키 : "아빠가 아주 훌륭한 음악가이신가 보구나"
팻시 : "우리 아빠 말고도 뛰어난 음악가들이 더 있어요. 105명이나요. 제 오케스트라에요!"
스토코프스키 : "오호~ 너의 오케스트라? 그래도 내가 이끄는 오케스트라만은 못하겠지?"
팻시 : "아뇨. 제 쪽이 더 나아요"
 
그리고는 스토코프스키에게 제발 한 번만 100명의 실업자들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달라고 통사정한다. 그들이 차고에서 연습중이라는 말에 좌중이 폭소하자, "웃지 말아요! 차고에서 연습한다는 게 웃음거리는 아니에요! 단지 여건이 좋지 못한 사람들을 비웃는 건 큰 실례에요!"라고 불같이 화를 내는 팻시. 멋져부러~ =ㅅ=b
 
 
 
영화 [오케스트라의 소녀]에서
리스트, 헝가리 광시곡 2번 외

 
잘못된 신문 기사로 인해 유럽 공연 투어가 취소되어 심란하고 울적한 스토코프스키.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피아노로 연주하며 시름을 달래는데 팻시가 몰래 집에까지 침입하자 소녀를 내보내려 한다.
 
팻시 : "그 기사를 제보한 건 저에요"
스토코프스키 : "네가 그랬다고?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큰 곤경에 처했는지 아니?"
팻시 : "원래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요. 실은 어떻게 된 거냐 하면.."
스토코프스키 : "왜 그런 짓을 한거냐?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 있지 않고서야.."
팻시 : "네! 이유가 있었어요. 100가지나 되는 이유가요! 그 이유를 들어보시겠어요?"
스토코프스키 : "그래, 꼭 들어봐야겠다"
팻시 : "정말요?"
스토코프스키 "그래"
팻시 "좋아요~ (홀을 가로질러 뛰어가서 문을 열고) 하나, 둘, 셋, 넷!"
 
갑자기 집안에 울려퍼지는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2번!
 
스토코프스키 : "저게 뭐냐"
팻시 : "제 이유요! 들어보겠다고 하셨잖아요. 바로 저기에 있어요!"
 
나머지는 수순에 따라 행복한 결말로 이어지고...
패트리시아가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100명의 오케스트라에 맞춰서 부르는
베르디 '축배의 노래'로 영화는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