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를 경험한 세대들에게는 6월이 오면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 날을”하고 불렀던 ‘6.25 노래’의 아련한 감상이 떠오른다. 그리고 아직도 이 노래를 부르는 이들이 있는지 아니면 이 노래 자체도 이제는 잊혀진 노래가 아닌지가 궁금하기만 하다. 분명히 남북 대치의 상황은 계속되고 있고 북핵 문제로 요동치고 있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황은 평화의 노래를 부를만큼 미래가 보장되어 있지도 않은데 말이다.
6.25 민족 전쟁이 남긴 가장 큰 민족사적 교훈이 있다면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위대한 교훈을 전파하고 있는 곳은 뜻밖에 이 전쟁이 일어났던 한반도가 아니라 미합중국의 수도인 와싱톤 DC에 위치한 한국전 기념공원이라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어쨋거나 이 한국전 기념공원에는 해마다 평균 320만 이상의 방문객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이 공원을 방문하는 미국인들과 세계의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은 이 곳에서 판초우의를 입고 행군하는 조각가 프랭크 게일로드의 조각 작품인 육,해 공군 군인의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이 곳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여기에 새겨진 한 문구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미합중국은 조국의 부름을 받고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 전혀 알지도 못했던 나라의 자유를 위해 달려갔던 자랑스러운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그 아래 은색 글씨로 선명하게 새겨진 불멸의 메시지가 있다.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이 작은 두 동강난 한반도 땅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자유로운 국가로서의 민족적 생존이 가능하기 위해서 희생된 미군 사망자는 5만 4246명, 한국군을 포함한 유엔군 사망자가 모두 62만 8833명, 부상자는 미군만 10만 3284명, 유엔군 전체는 106만 4453명, 미군 실종자만 8177명, 유엔군 실종자는 47만 267명으로 집계되었다. 이 전쟁에서 아이젠하우어 미국 대통령도 아들을 잃었고, 벤프리트 장군도 아들을 잃었고,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도 아들을 잃었고, 워커 중장은 자식과 함께 참전했다가 전사했고, 24사단 딘 소장은 전쟁 포로가 되었다.
이런 피흘림의 희생위에서 오늘의 우리는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평화 통일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소중한 민족적 가치이지만 그것은 인권의 자유, 신앙의 자유를 희생할 만큼의 감상주의에 기초한 것이어서는 안된다. 아직도 인권의 자유, 신앙의 자유가 상실된 삶을 사는 동토의 땅을 향한 감상적 손짓을 평화의 길로 오해하는 비극만은 없어야 한다.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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