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江) - 구 상
붉은 산굽이를 감돌아 흘러오는
강물을 바라보며
어느 소슬한 산정(山頂) 옹달샘 속에
한 방울의 이슬이 지각(地殼)을 뚫은
그 순간을 생각는다네.
푸른 들판을 휘돌아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마침내 다다른 망망대해(茫茫大海)
넘실 파도에 흘러들어
억겁(億劫)의 시간을 뒤치고 있을
그 모습을 생각는다네.
내 앞을 유연(悠然)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증화(蒸化)를 거듭한 윤회(輪廻)의 강이
인업(因業)의 허물을 벗은 나와
현존(現存)으로 이곳에 다시 만날
그날을 생각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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