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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무 - 박지혜

Joyfule 2007. 1. 15. 01:08

      겨울 나무 - 박지혜 나의 생애 가장 고운 빛갈로 타오르던 때가 지나고 이제 겸허히 옷을 벗었습니다 황량한 벌판에 서서 화려했던 날들의 벗들을 생각해 보며 하루 하루 겨울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바람이 휘몰아칠 때마다 시린 살갖이 내 안을 성숙시켜서 뿌리 깊은 방에 눈물처럼 샘물이 고였습니다 두레박질해 올리는 수액으로 당신께 기도를 드립니다 내 안에 오셔서 평안함을 주시는 이 때로는 곤고케 하시고 때로는 외롭게 하셔서 더욱 밀접하게 만나 주시는 이 아무 것도 의지할 것 없음을 고백할 때 넓은 품을 열어 안아 주시는 이 무엇을 위하여 준비시키시는 것입니까 세밀한 음성을 들으며 벅찬 기쁨을 느낍니다 아가서를 읽고 잠언을 암송하며 작은 창문으로 거리를 내다봅니다 어두운 얼굴들 무거운 발걸음 세상은 괴로움에 가득 차 있습니다 헛되고 헛되도다 지혜의 왕 솔로몬의 전도서가 거리에 쌓인 낙엽을 날리고 있습니다 이제 긴 밤을 지나며 다시 새겨질 아픈 나이톄 상채기난 티눈마다 꽃으로 피어날 봄을 기다리겠습니다 부활의 아침 그 눈부신 봄날을 위하여 오늘도 뜨거운 수액으로 생명의 기도를 당신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