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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의식에 대한 단상

Joyfule 2019. 10. 22. 04:41



 
    구마의식에 대한 단상



최근 검은 신부들이란 영화가 개봉되면서 구마의식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많아졌다. 구마의식이란 가톨릭의 구마신부가 마귀를 쫒아낼 때 행하는 의식이다. 그들이 하는 의식은 대략 두 가지가 있는데, 영화에서 보듯이 라틴어로 된 기도문을 읽거나, 십자가를 들이대면서 마귀에게 떠나가라는 명령기도를 하는 것이다. 이런 영화는 이전에 엑소시스트가 뜨면서 잘 알려진 투의 줄거리이다.

 

오늘 아침에도 독일로 건너간 개신교 목사가 마치 구마의식을 하는 것처럼, 기도하며 사람을 구타하다가 저지른 살인사건이 인터넷기사에 올려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그 정황은 짐작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전에 기도원에서 이와 비슷한 사건이 적지 않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귀신을 축출한다고 눈 주위를 강하게 누르고, 심지어는 묶어놓고 두들겨 패다가 사람을 죽이는 불상사가 일어나곤 했기 때문이다. 아마 이들도 귀신이 들린 증상을 보이는 사람에게서 간절히 기도하며 귀신을 쫒아내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물리적인 행동까지 하다가 급기야 이런 사단까지 벌어진 것 같다.

 

그렇다면 가톨릭의 구마의식이나 물리적인 행동을 하는 축출기도가 과연 효과적일까? 예전에 미국에서 가톨릭교도라는 어떤 분에게서 메일이 온 적이 있었다. 그는 귀신들린 현상으로 몹시 괴로워하였으니, 미국에 있는 가톨릭교회에서 어떤 도움도 얻을 수 없었다고 한다. 유일하게 도움을 받을만한 곳은, 바티칸의 교황청에 구마신부가 있다는 말을 들었으나 너무 멀어 갈 수가 없다면서 필자에게 해결책을 요청해왔다. 그의 말에 따라, 가톨릭교회에서도 귀신을 축출하는 신부가 바티칸에 유일하다면, 대부분의 성직자들은 악한 영을 쫓는 능력이 없거나 관심이 없는 이들일 게다.

 

그렇다면 과연 가톨릭의 구마의식이나 무당이나 도사들의 퇴마의식, 혹은 개신교 목사가 하는 귀신 축출방식기도 등의 퇴마방식이 성경적이며 효과가 있을까? 먼저 무당이나 도사들이 하는 퇴마의식을 들어보면, 그들은 대부분 귀신들이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보거나 느낌으로 감지한다는 투의 말을 하고 있다. 그들의 말이 사실일지는 몰라도 전혀 성경적이지 않은 말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귀신들이 속여서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것일 게다. 교회주변에도 투시의 은사를 받아 귀신을 본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귀신들을 쫒아내는 일이 사역의 중심이었던, 예수님이나 사도들도 귀신들이 눈에 보인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귀신들의 존재나 공격방식을 잘 알고 있어서 탁월한 능력으로 쫒아냈을 뿐이다. 그렇다면 귀신이 눈에 보인다는 투시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예수님이나 사도들보다 더 월등한 능력의 소유자들인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말이 사실일지라도 전혀 성경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가톨릭에서 행한다는 구마의식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라틴어로 된 기도문을 읽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귀신들은 그냥 우리말로 하지 않고 라틴어로 된 기도문을 읽어야 두려워서 도망치는가? 예수님이나 사도들은 라틴어에 대해 전혀 모르셨고, 그 당시의 언어인 헬라어나 아람어로 귀신들을 쫓아냈을 것이다. 그러므로 라틴어로 된 기도문을 읽어야 귀신들이 쫓겨나간다는 축출방식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다. 죽은 언어인 라틴어를 알고 있는 신부들을 신성시하거나 신비적으로 보이려는 의식일 뿐이다.

 

그러면 십자가를 들이대며, 귀신에게 나가라는 명령은 어떤가? 마귀가 십자가를 두려워하는가? 이 역시 웃기는 얘기이다. 마귀는 고대시대의 사형틀을 상징화하는 십자가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십자가를 두려워한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능력을 두려워한다는 의미라면 나름 개연성이 있을지 몰라도, 그냥 십자가 형상을 두려워한다는 생각은 영화나 소설에 나올 법한 쇼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귀신을 나가라고 명령하기만 하면 도망하는가? 이 행위는 조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하나님이 바울의 손으로 놀라운 능력을 행하게 하시니 심지어 사람들이 바울의 몸에서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에게 얹으면 그 병이 떠나고 악귀도 나가더라 이에 돌아다니며 마술하는 어떤 유대인들이 시험 삼아 악귀 들린 자들에게 주 예수의 이름을 불러 말하되 내가 바울이 전파하는 예수를 의지하여 너희에게 명하노라 하더라 유대의 한 제사장 스게와의 일곱 아들도 이 일을 행하더니 악귀가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예수도 알고 바울도 알거니와 너희는 누구냐 하며 악귀 들린 사람이 그들에게 뛰어올라 눌러 이기니 그들이 상하여 벗은 몸으로 그 집에서 도망하는지라(19:11~16)

 

위의 사도행전의 말씀은 귀신들이 어떻게 쫓겨 가는 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스게와의 일곱 아들들은 바울이 예수님을 의지하여 귀신을 쫒아내는 것을 보고 자신들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아마 예수님의 이름이나 예수 보혈의 공로를 의지하는 기도로서 귀신들을 향하여 나가라고 명령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귀신들은 그들의 말에 코웃음을 치면서, 도리어 그들을 무력으로 제압하는 코미디 같은 사건을 연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귀신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라틴어로 된 기도문인가, 아니면 십자가인가? 아니다. 귀신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나 예수님의 보혈의 공로를 의지해서 기도하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기도하는 지이다. 말하자면 성령이 동행하시는 성령의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그래서 예수님을 두려워했고 사도들을 무서워하며 도망쳤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능력이 가슴에 새겨지지 않은 사람들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런데 라틴어로 된 기도문이나 십자가 형상을 두려워해서 도망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처럼 귀신들은 가톨릭 구마신부가 거행하는 구마의식이나 개신교 목사의 축사기도 형식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기도하는 지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성령의 능력을 보유한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축출기도를 하기 전에 귀신들이 무서워서 도망칠 것이다. 그러나 성직자복장을 하고 십자가 목걸이를 두르고, 유창하게 축사기도를 한다고 해도 콧방귀를 뀌면서 우습게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