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유 앞에서 - 이해인
하늘에서 땅까지
참으로 먼 길을 걸어 내려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엄청난 거리를 사랑으로 좁히러 오셨습니다
예수 아기시여.
천 년이 지나고 또 천년이 지나도록
당신은 변함없는 사랑으로오시건만
당신을 외롭게 만든 건
정작 우리가 아니었습니까
누우실 자리 하나 마련 못한 건
바로 우리가 아니었습니까.
아아, 주예수 그리스도 엠마누엘이여
사랑이신 당신 앞에
천지가 잠을 깨는 밤
당신을 닮고 싶은 영혼들이
피리처럼 떨려 오는 아름다운 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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