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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도로 이어...KTX 안 서는 덕소서 김영철 특별열차

Joyfule 2018. 2. 26. 00:58

 

사도로 이어...KTX 안 서는 덕소서 김영철 특별열차

    입력 : 2018.02.25 15:59 | 수정 : 2018.02.25 19:54

    평창올림픽 폐막행사 오는 ‘김영철 모시기’ 논란
    김영철 점심 먹는 호텔, 자동차 전수 검문에 일반인 출입금지
    본지 기사 취재 막으려 경찰 10명이 '인간벽'만들어 기자 감금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방남(訪南)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경호를 위해 경찰들이 호텔에 일반인 출입을 막고, 취재 기자를 ‘인간벽’으로 에워싸는 등 과잉 의전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당국은 특히 통일대교가 방남 반대 시위대에 막히자 군사도로로 김영철 일행을 우회시키고 KTX 특별열차도 편성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이동경로/그래픽=김란희 디자이너
    ①통일대교 막히자 군사작전도로 내어주고
    자유한국당 등이 전날 밤부터 통일대교에서 ‘김영철 방남 저지 농성’을 하자, 우리 정부는 1사단 구역 군사작전도로로 우회해서 서울에 내려올 수 있도록 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 측은 “전진교는 민통선상의 통제 초소가 있는 곳으로 지금은 관할 부대장(1사단장)의 승인을 받으면 민간인도 통행할 수 있는 도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진교가 위치한 지역은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군 작전구역이고, 김영철이 이용한 다리는 사단장급 이상의 지휘관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며 “우리 군대가 주적(主敵)인 북한 김영철 일행에게 여과 없이 노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영철은 방탄 기능이 있는 검은색 제네시스 EQ900,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제네시스,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전책략실장은 포드익스플로러 차량에 탑승했다. 김영철 등은 ‘천안함에 대해 어떤 생각이냐’ ‘방남 소감 한마디 말씀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답을 하지 않았다. 북측 대표단 차량 앞뒤로 우리 측 그랜저 차량이 호위했다.


    북한 김영철이 탑승한 제네시스 방탄 차량. 이 차량 뒷 유리에 ‘1호 차량’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한동희 기자

    ②워커힐로 가는 2차선 막고, 검문검색
    다음 일정은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오찬(午餐). 경찰은 북한 사전점검단이 탑승한 차량이 지나는 도로의 교통 신호를 잡아줘 김영철 일행은 ‘일사천리’로 호텔까지 내달렸다.
    11시50분쯤 워커힐로 들어서는 도로는 경찰에 의해 통제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구급차와 소방차도 현장에 대기하고 있었다. 경찰은 2차선 호텔 진입로를 1차선을 좁혀 놓은 다음, 통행 차량을 전수 검문했다. 도로가 꼼짝없이 막히자 시민들은 경적을 울리면서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고함을 질렀다.

    워커힐 호텔, 외부인 출입 금지
    김영철 일행 도착이 임박하자 호텔은 아예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외부인 출입금지’가 사전고지되지 않아 점심시간 호텔을 찾은 시민들은 영문도 모르고 발길을 돌렸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호텔 1층에서 뷔페식당에서 프로모션용 행사가 예정됐지만, 고객들은 제 시간에 입장하지 못했다. 김영철은 이 시각, 호텔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일부 시민들이 “오늘 여기 무슨 일 있어요? 누가 오나요? 왜 못 들어가요?”라고 물었지만 경찰은 “못 들어간다”라는 말만 반복하며 출입을 제지 했다.

    호텔측이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북한 대표단의 이동 경로를 확보하고 있다. /한동희 기자
    ④경찰 8명이 ‘인간벽’치며 본지기자 일시감금
    기자가 호텔 로비로 들어서자, 서울 광진서 소속 경찰 10여명이 기자가 메고 있던 배낭을 잡았다. 경찰 여럿이 달려들어 기자는 힘없이 끌려갈 수 밖에 없었다. 이후 경찰들은 ‘인간벽’을 쌓아 취재를 하지 못하도록 십여분 막아섰다. 김영철에 질문하지 못하도록 ‘일시 감금’한 것이다. 김영철 일행이 호텔을 빠져 나가고 나서야 경찰들은 ‘인간벽’을 풀며 “이제 가든 말든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기자를 막아섰던 경찰 중 일부는 기자에게 “나도 이 상황이 우스워”라고 말했다.

    호텔 이용객과 시민들은 우리 정부와 호텔측의 과잉 ‘의전’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호텔을 찾은 김택우(43)씨는 “북한 인사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 경찰들이 떼지어 시민들을 몰아세우는 모습이 측은하다”고 했고, 또 다른 시민은 “교통통제로 중요한 약속에 늦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정종남(64)씨는 “천안함 주범을 대우하기 위해 정부가 난리법석을 떠는 것을 보고 있자니 분통이 터진다”라며 “국빈 대접까지 하는 것은 천안한 유족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부 오영숙(63)씨는 “‘천안함 주범’ 김영철이 국빈이냐”며 “정부는 우리 올림픽 폐막식에 왜 그런 사람을 모셔오지 못해서 안달이 났냐”고 되물었다.

    ⑤김영철 위해 KTX 안 서는역에 특별열차 편성
    김영철 일행을 위해 평소 KTX가 정차하지 않는 역에 KTX특별열차를 편성해 이용하도록 해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 대표단의 특별편성 열차로 평창행(行) 일반열차는 10여분씩 연착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특별열차 한 대 편성하는 데에는 1000만원 안팎의 국가 예산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동계올림픽 폐막행사 참석차 방한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일행이 25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 덕소역에서 KTX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영철 일행은 이날 오후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워커힐 호텔에서 나왔다. 일행은 애초 차량을 이용해 강원도 평창으로 이동할 것이라 예상됐으나, 경의중앙선 덕소역에 내렸다. 덕소역에서도 경찰 경비인력이 대거 배치돼 혹시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했다.

    덕소역은 본래 KTX가 정차하지 않는 역이다. 지역주민들은 그간 KTX 정차를 요구했었다. 그러나 이날 김영철 일행이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을 방문키로 하자, 정규 편성에 포함되지 않았던 특별 열차편을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旣) 공지된 기차 운행 시간표에는 덕소에서 진부까지의 열차편이 없었다.

    이들이 특별 편성된 KTX를 이용한 이유는 방남 반대 시위대를 피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코레일관계자는 “오늘 임시열차를 편성, 북한 사람들을 먼저 보내느라 다른 일반열차들이 조금씩 늦게 도착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5/201802250081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