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성목회칼럼 - 성경적 생업관
통계에 보면 자신의 생업(직장, 직업)에 대하여 만족을 표현하는 사람은 극히 드믈다고 합니다.
제가 한국에 갔을 때 어릴 적 친구 몇 명을 만났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자영업을 하고 있었고,
어떤 친구는 대기업의 중견간부가 되어 있었고,
어떤 친구는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들에게서 공통점으로 발견했던 점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하여 기쁨과 긍지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 계속 물어보는 것은 ‘미국에서 뭐 할 일 없겠냐’는 것이었습니다.
왜 자꾸 미국에 가고 싶어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몇 년 안에 명예퇴직 당할 것 같아서라던가,
장래가 불투명해서라던가, 위에서 상사는 짓누르고 아래서는 치고 올라오니
직장이 지옥이라던가등등… 이렇게 말하면서 얼굴빛이 어두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들을 대하면서 마지못해 일하고 있는 자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죽기보다 하기 싫은 일인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일한다…
직장이, 사업장이 생지옥이다…”
이런 모습들이 그들의 얼굴에 쓰여져 있는 듯했습니다.
이곳 미국에서 생활하는 우리들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어쩌면 우리들도 하고 있는 일들 속에서 만족과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남들이 그렇게 오고 싶었던 기회의 나라인 미국에 왔지만
‘별 나을 것 없다’든지 ‘괴롭다’라는 생각으로 마지못해 일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성경은 실제적인 것을 다루는 책입니다.
성경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내용입니다.
성경은 생업에 대한 부분도 아주 실제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성경은 가정이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을 때 행복해진다고 가르칩니다.
마찬가지로 성경은 생업이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을 때
생업의 현장이 평안해 지고 행복해 짐을 강조합니다.
직업은 소명입니다. 직업을 영어로 vocation 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본래 라틴어인 ‘보카레(vocare)’ 라는 말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vocare라는 말은 '소리'라는 뜻입니다.
직업은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는 소리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불러서 나에게 맡긴 일이요, 소명입니다.
profession 이란 말은 직업 중에서도 고도의 지식과 기술과 훈련을 요하는 전문직업을 의미합니다.
의사, 변호사, 대학교수, 목사가 여기에 속합니다.
profession 이란 말은 profess에서 나온 말인데 profess는 서원한다. 맹세한다. 공헌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직업은 맹세하는 것입니다. 누구와 맹세합니까?
누구와 서약합니까? 하나님앞에서의 서약입니다.
하나님이 맡겨 주셨기에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부끄러움 없이 열심으로 감당하겠다는 것을 엄숙히 맹세하고 서약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경적 직업관입니다. 그러므로 같은 일을 해도 그의 직업관에 따라서
기쁨과 보람과 축복이 될 수도 있고, 말할 수 없는 저주와 고역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죽지 못해서 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은 한없이 불행한 사람입니다.
그의 직업관은 노예적 직업관입니다.
그런 사람은 직업을 저주받은 인생의 고역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그의 인생은 지옥이나 다름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가정이 있으니 처자가 있고 처자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은 생업적 직업관을 가진 사람입니다.
물론 죽지 못해서 일한다는 사람보다는 훌륭합니다.
그러나 그의 삶에서 보람이나 의미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일한다는 천직적 직업관을 가지고 일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천직적 직업관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고 보람 있는 인생을 사는 사람입니다.
일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있어서 커다란 축복이요, 보람된 행동입니다.
중세 라틴어 격언에 '라보라레 에스트 오라레(Laborare est orare)'란 말이 있습니다.
'일하는 것은 기도하는 것이다' 하는 뜻입니다.
우리가 매일 매일 하는 일은 하나님께 드리는 경건한 기도와 같습니다.
우리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일해야 합니다.
일속에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기도할 때 정성을 모읍니다. 정신을 집중합니다.
기도 드릴 때 눈을 감는 이유는 눈을 뜨고 하면 보이는 것이 많으니까 정신집중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신을 집중하느라고 눈을 감고 기도합니다.
일을 할 때도 이런 정신 이런 자세로 해야 합니다.
비록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할 일이라도
성경적 생업관에 따라 자신의 일을 바라볼 때 그 일은 영광스럽게 느껴지게 됩니다.
교회에서 섬기는 일은 궂은 일, 천한 일이 없이 다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자신의 생업에 대하여서는 큰 불만을 가진다면 모순의 논리에 빠지게 됩니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 때 일수록 자신의 생업을 소중히 다루어야 합니다.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부르심을 받은 소명자이기에 일하는 것입니다.
사랑과 감사로
목회실에서 김지성목사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