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을 배우자] ‘통합의 리더십’
위기의 한국, ‘통합의 리더십’ 이 절실… “링컨을 배우자”
▲ 워싱턴DC링컨 기념관의 링컨상. 링컨메모리얼은 1911년에 짓기 시작해 1922년 완공되었다. |
주간조선은 오는 10월 20일로 창간 38주년이 된다. 1968년 창간된 주간조선은 지난 38년 동안 우리나라가 산업화와 권위주의를 거쳐 민주화를 이루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지켜보았다.
2006년 가을, 우리 국민의 80% 이상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다. 지역과 계층을 가릴 것 없이 남녀노소는 “우리나라가 크게 잘못 되는 것 아니냐” “이러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 1970~1980년대 권위주의 독재정권 시절에도 비록 정치적 입장은 달라도 한국의 존립 자체를 우려하진 않았다.
민주화 인사와 학생들이 아무리 과격하게 반정부 데모를 벌여도 국가안보와 경제를 걱정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미동맹이 반석 위에 있었고 한국 경제는 미국의 안보우산 밑에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지구촌이 세계화의 파고(波高)에 휩쓸리고 있는 지금, 민주화된 한국 사회는 오히려 곤경에 처해있다. 너무나도 상이한 가치관을 가진 집단과 이익단체가 자신만의 생각을 정의라고 내세우며 상생(相生)과 타협을 거부하며 우리 사회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민주화의 비용(費用)’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낭비가 크다.
한국 사회가 지금 겪고 있는 위기상황의 원인은 어디에 있나?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결론은 하나다. 모든 것은 리더십의 위기에서 비롯되었다. 주간조선이 창간기념호에 미국의 16대 대통령을 지낸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을 재조명하기로 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링컨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이 만난 링컨’이라는 책을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했다. 이 책의 부제는 ‘겸손한 권력으로 강한 나라를 만든 정치인’이었다. 그런데 지난 3년반을 되돌아볼 때 그가 과연 링컨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 책을 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던 날 밤, “저를 반대하신 분들도 포함한 모든 국민의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을 통합하고 화합으로 이끌겠다”는 처음이자 마지막 말이었다.
링컨 대통령이 재임하고 있는 동안, 미국은 가장 극렬한 분열상을 보였다. 그래서 남과 북이 갈려 전쟁까지 치렀다. 링컨은 미 합중국의 대통령으로서 남과 북을 통합하고 헌법을 수호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그가 암살 당한 것도 전쟁에서 패한 남쪽 사람의 원한이 아니라, 그의 통합 노력에 불만을 품은 북쪽 사람 때문이었다. 그는 ‘통합의 리더’였다.
한국 정치권은 이미 대선 레이스로 돌입한 양상이다. 17대 대통령 선거가 1년2개월이나 남았지만 국민의 관심은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이냐에 쏠려있다. 그만큼 현직 대통령에 대해 아예 체념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2007년 대선에서 우리 국민은 어떤 기준으로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나? 절벽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대한민국을 어떤 지도자가 구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고 헌법을 준수하고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화합의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 주간조선이 19세기의 인물인 에이브러햄 링컨을 커버스토리로 올리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왜 세계적인 위인들조차 한결같이 링컨을 흠모한다고 말하며 그를 따르고 싶어하는 것일까. 왜 미국인은 링컨을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치켜세우는가. 미국인의 정신 속에 링컨은 어떤 존재인가. 링컨의 무엇이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가. 그런 링컨을 한국인은 과연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나?
조성관 주간조선 차장대우 mapl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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