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움직이는 진정한 힘 - 한홍목사님
이미 종영되었지만 드라마 <대장금>을 나는 아주 매료되어 시청한 사람중에 하나 였다.
보통 사극이 임금과 중신들을 중심으로 한 고위층의 권력다툼에 집중하는 데 반해서,
이 드라마는 거의 그림자처럼 존재했던 궁중의 음식 만드는
수랏간 궁녀들과 의녀들의 삶을 조명했다.
이들은 여인이었고, 낮은 사회계급에 속했지만,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있어서만은 철저한 전문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
찌게에 간을 넣는 것이나, 특정 환자에게 맞는 탕재를 다리는 것이나,
어느 하나도 대충 허트르게 하는 자는 결코 용서받지 못했다.
그렇게 내부적 군기 와 자기 절제, 훈련이 엄했다.
개미군단같은 이들의 성실함과 기술이 저변에 깔리지 않았다면
그 거대한 왕조가 그토록 오랜 세월을 버텨낼 수 없었을 것이다.
최고 지도자의 역할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리더는 자기가 세상을 다 움직이는 것처럼 스스로를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
리더는 빙산의 드러난 일각일 뿐. 그는 자기도 모르는 수많은
“조용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하바드 경영대학원의 죠셉 바다라코 교수는 ”조용히 다스리기(Leading Quietly)"란 책에서,
조직을 움직이는 진정한 힘은 눈에 보이는 신화적 리더들이 아니라,
주어진 자리에서 조용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아이디어들의 합(合: sum)이라고 역설했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화려한 스타나 영웅이 되는 것보다 무대 뒤에 서서 자기에게 주어진
힘들고 귀챦은, 그러나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들을 묵묵히 감당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조직의 꼭대기에 앉아있는 CEO의 결정 이상으로 회사의 운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조직의 구석구석에서 부서 책임자들이 하는 말과 행동들이다.
마지막 품질 점검 과정에서 불량품을 발견한 제약회사의 팀장이 거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회사 돈을 교묘히 착복하는 엘리트 사원을 발견한 매니저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다른 고객들이 보는 앞에서 회사의 서비스에 대해 맹렬히 항의하는 고객을
담당 직원이 어떻게 대할지는 작지만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일들이다.
바다라코 교수는 A급 ”조용한 중간 리더“들의 특징을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자기 절제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수시로 사람의 감정을 격발시키는 상황에 직면한다.
실패에 대한 책임을 교묘히 부하에게 전가시키는 상사를 볼때나,
요령을 피면서 힘든 일을 안 하려 하는 부하를 볼 때 당장 화산처럼 폭발 하고 싶다.
그러나, 조용한 중간 리더들은 흥분해선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며 가장 효율적으로 냉정하게 상황을 해결한다.
그도 사람이기에 억울하고 분한 감정은 있어,
밤에 혼자 소리없이 울음을 삼킬찌라도 낮에는 끝까지 웃고 있다. 그
아름다운 절제력이 모이고 모여, 거대한 조직을 매끄럽게 굴러가게 하는 기름 역할을 한다.
둘째는 겸손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꿈도 꾸지 않는다.
화려하고 장엄한 케치 프레이즈를 함부로 입에 올리지도 않는다.
다만,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철저히 할 뿐이다.
특권보다는 의무를 중시하는 이들은 부당한 승진이나 출세를 탐내지 않는다.
그들은 겸손하기에 쉽고, 빠른 승리를 기대하지 않는다.
어떤 상대로 함부로 얕보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도 항상 그들의 언어는 겸손하고 따뜻하다.
자기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이 많음을 인정하기에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발전하려 한다.
셋째는 강인함이다.
그들은 한순간의 대전투를 싸우는 것이 아니라,
길고 지리한 게릴라전을 싸워야 함을 알고 있다.
그래서, 에지간한 고통에도 쉽게 절망하지 않고, 작은 승리에도 오만해지지 않는다.
마지막 벨이 울릴 때까지 결코 물러나지 않고 자기의 임무를 끝을 낸다.
매듭을 짓고나서야 비로소 허리를 펴고 땀을 닦는 사람들.
구르가 병사들처럼, 그들은 작지만 최강의 전투력을 가졌다.
함부로 그들을 얕보지 마라.
마라톤을 완주하며,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최후까지 전장을 지키는 사람은 바로 그들일찌니.
당신이 정말 훌륭한 지도자라면 이 조용한 중간 리더들을 빈틈없이 찾아내어,
이들의 공로를 격려하고 치하하라. 이들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
최근에 내가 만난 국내 최고 재벌그룹의 후계자는 연휴만 되면 해외의 오지에 나가 있는
자사 직원들을 방문해서 격려하고 그들의 소리를 듣고 돌아온다고 한다.
추석이건, 구정이건 그래서 한 번도 휴양지에서 편히 지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소탈하고 겸손하게 그 애기를 하는 그를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
그래. 바로, 그것이 최고 지도자의 모습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리더십은 시끄러운 원맨쇼가 아니다.
리더십은 조용한 팀웍이며, 그것이야말로 당신의 단체의 진짜 저력이다.
당신의 조직이 성공의 축포를 쏠 때 당신은 쏟아지는 스포트 라이트를
수 많은 숨은 영웅들에게 돌려야 한다.
당신의 사람들을 보살펴라.
그러면 그들이 당신을 보살펴 줄 것이다.